길리 트라왕안까지 페리로 이동하는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전 포스팅에 자세하게 적어놓았다.

2019/12/22 - [여행, 해외살기/인도네시아] - 발리에서 페리타고 길리섬 가기


길리에서의 며칠은 일상을 정말 다 녹여낼 만한 고요함이 있었다. 하루종일 거의 말도 하지 않고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길을 걷곤 했다.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벙갈로에서 지냈으며, 페리 선착장에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곳이어서 센터처럼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이 아닌 것이 좋았다.



숙소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오면 큰 마당이 앞에 펼쳐져 있고, 앞쪽으로는 자전거들이 보인다. 그리고 벙갈로가 한 채씩 있는데, 내가 머물렀던 곳은 가장 앞쪽이라 집 앞에 다른 벙갈로 없이 고요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방안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숙소 바로 앞에 바닷가가 있었다.



앞쪽에 작은 파티오가 있어서 아침식사를 즐기거나 밤에 불어오는 바닷 바람을 쐬러 나와 있어도 좋았다. 아침식사는 숙소에서 나오는 건강식을 즐겼다. 방 안은 나무나 지푸라기 같은 자연친화적인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고, 방 안쪽에는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화장실과 샤워실이 나온다. 화장실은 칸이 따로 만들어져 있지만 샤워하는 곳은 누가 보지는 않을까 잠시 두리번 거렸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그런 건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샤워할 때 약간 불안한 느낌이 있긴 했다.



숙소에서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섬의 센터로 향하는 길이고 많은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들을 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 인도네시아 음식보다는 서양식이 더 눈에 띄고 그 중에서도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채식이나 비건, 유기농 같은 건강식 메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리의 창구(Canggu)지역으로 가면 이런 분위기의 카페나 바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약간 창구같은 느낌도 났다. 



Trawangan dive center나 Dive Gili Trawangan같은 다이브 센터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리고 요가를 할 수 있는 곳들도 그 작은 섬의 면적에 비해 많이 있는 편이다. 바닷가에 하는 수업들도 있으니 고요하게 바다를 보며 요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딱일 듯 싶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러 갔던 곳이라 먹는 것 이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계속 걸어 페리에서 내렸던 곳을 지나 섬의 끝쪽으로 향하니 윤식당의 촬영지였던 곳이 나왔다. 다시 돌아와 숙소쪽으로 걷다 나온 한 카페에서 건강미 한껏 풍기는 식사를 하고 다시 반대편으로 걷기 시작했다. 

숙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섬의 다른 끝으로 갈 수가 있는데, 그곳은 훨씬 한적하고 그래서 오히려 좀 더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조용해서 가꿔지지 않은 수풀사이로 들어가면 무인도 같은 느낌도 언뜻 들었다.



위와 같이 비트루트 치즈 랩, 샐러드, 건강 스무디, 주스, 두부와 신선한 야채가 들어간 스프링롤 같은 것들은 길리섬에서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바닷가에서 태닝을 할 때에는 근처의 바에서 맥주를 주문해서 마시거나 간단한 핑거 칩스 정도를 주문해서 간식으로 먹곤 했고, 저녁은 근처의 로컬 와룽에서 나시고랭이나 미고랭등을 포장에서 숙소의 파티오에 앉아 여유롭게 먹었다.


내가 있었던 동안은 날씨도 너무 좋았다. 우기가 시작되는 11월 후반에서 2월사이에는 비가 올 가능성이 많지만 3월을 지나서면 날씨가 점점 좋아지면서, 밤에는 바람이 불면 살짝 서늘함을 느낄 정도가 된다. 상쾌한 가을같은 날씨가 이어지다 점점 습하고 덥한 푹푹찌는 날씨가 이어지다 다시 우기가 온다. 아열대의 일년은 대략 이런 싸이클로 날씨가 반복된다. 좋은 점은 겨울이 없기 때문에, 계절별로 옷을 바꿔입지 않아도 좋고, 무엇보다 추운 날이 없어서 너무 좋다. 




낮과 밤의 바다는 너무나 다르지만 동시에 너무나 아름답다. 숙소에 자전거 렌탈 서비스가 있어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섬을 돌아보았다. 어디를 가나 경적소리 없는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길리섬은 언제나 아름답다.



 


길리섬을 가려면 비행기를 타거나 페리를 타야한다.

나는 발리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했고 경유는 아래와 같다.


숙소 픽업 - 파당바이(Padangbai) -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


나는 에카 자야(Eka Jaya)라는 회사의 페리를 이용하였다. 예약은 온라인으로 하였고, 문의 사항이나 다른 요청 사항이 있을시 이메일로 연락하면 금방 답메일을 받아볼 수 있다. 돌아오는 날짜가 확실하지 않으면 편도를 끊어도 좋지만, 나는 왕복편으로 일단 끊고, 돌아오는 날은 나중에 업데이트 하겠다고 하였다. 페리 선착장에서 직접 티켓을 사면 가격을 2배 이상 부르는 곳들도 많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미리 티켓을 사 놓는 것이 이득이다. 



가고 싶은 날에 페리 예약을 마쳤으면 픽업 위치를 정한다. 픽업은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나 그 근처에서 가능하다. 나는 픽업 위치와 시간을 정하고 출발 하루 전 기사분의 번호를 요청했다. 왜냐하면 나의 픽업장소는 숙소가 아니었고, 기다렸는데 기사분이 가버렸다는 리뷰를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픽업 당일날 픽업 장소에 도착한 후 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도착하면 나를 찾으라고 알려주었더니, 기사분의 도착과 함께 전화가 걸려와 무사히 차에 탑승했다.


페리는 파당바이(Padangbai)라는 곳에서 타는데, 보통 한시간 넘게 걸려 차를 타고 이동한다. 이동하는 길에 다양한 장소에서 픽업 손님들을 차량에 태우고 파당바이에 도착하면 수많은 차들이 주차하는 곳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 혼잡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페리들이 들어오는 곳이 보이고, 사람들은 그 주위에 서서 기다린다. 에카 자야 말고도 운행하는 다른 페리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페리에 오르고 내리는데, 시간표라든지 안내보드 같은 것은 없다. 시간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잘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같은 페리를 타는 사람들을 찾아서 같이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에카자야 페리가 도착하면 직원 중 누군가가 '에카 자야 페리' 라고 외친다. 그러면 사람들이 몰리는 탑승구 쪽으로 따라간다.

한여름 땡볕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려 겨우 페리에 탑승했다. 페리는 다른 경유지를 거쳐 나의 목적지는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에 도착했다.


길리 트라왕안은 길리 섬들 중 가장 메인이 되는 섬들 중 하나로서, 90년대 배낭여행객들이 이 섬을 많이 찾으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처음에는 개발이 안된 자연 그대로의 섬에 파티를 즐길 수 있고, 숙소 가격도 저렴하여 많이 알려졌으나 지금은 많이 개발이 되면서 가격도 많이 올라갔다. 현재는 다이빙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고 큰 다이빙 센터도 섬 중간에 크게 들어서 있다.


길리섬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없다. 섬 자체가 작기 때문에 필요가 없을 뿐더러 말이 끄는 마차나 자전거가 그것들을 대신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길리 트라왕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말 마차를 끄는 택시들이다. 



도착 전 미리 지도를 살펴서 숙소까지의 거리를 파악하고 가면 걸어서 갈 만한지, 말 마차를 탈지 결정할 수 있다. 사실 짐이 없다면 섬 끝쪽까지 걸어가는 것도 어렵지는 않지만, 길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바퀴달린 짐가방이 있더라고 가기가 편하지는 않다. 차가 없기 때문에 섬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데에도 큰 일조를 하고 여행을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 촬영지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10년 전만해도 발리에 가면 동양계 사람에게는 모두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어와 섞이기 시작했지만,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사꾼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발리도 아닌 그 작은 길리섬에서 이리 저리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사꾼들의 목소리에 내심 신기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식당 이후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갔을 때에는 '떡 카페' 라는 곳으로 바뀌어서 운영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장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윤식당 때의 분위기는 그대로 갖고 있었는데, 폐업이 되었다니 아쉽긴 하다. 하지만 사실 그때도 왠지 맛이 없을 것 같아서 떡카페에서 먹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여정도 마찬가지로 페리를 타고 파당바이에 내려, 픽업차를 타고 숙소나 근처까지 이동한다. 드랍을 해주시는 기사분이 손님 하나하나 숙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귀찮아 하셔서 호텔 내부로 들어가지 않겠다면서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그 손님은 아이와 같이 여행하던 가족 여행객이었다. 이런 일이 발리에서는 비일비재한데, 처음 겪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손님도 기사분과 실갱이를 벌이던 끝에 가격을 흥정하여 겨우 호텔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혼자에 짐도 별로 없는 몸이었던 나는 기사가 큰 길 한복판에 나를 떨구어 주었다. 횡단보도도 없는 6차선에서 지나가는 차량들 피해가며 길을 건너 숙소에 도착했다. 

길리에서의 며칠간의 생활은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작은 요가의 마을 리시케시에서는 채식을 한다. 

요가에 채식이라, 선뜻 분위기 좋고 맛있는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인만큼 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이 작은 동네에서 맛볼 수 있다. 



가장 흔한 피자, 버거 같은 음식부터 이스라엘 음식도 흔히 볼 수 있다. 인도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이스라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이스라엘에서는 인도가 아주 유명한 여행지라고 한다. 나는 이스라엘은 못 가 봤지만 인도에서 많은 종류의 이스라엘 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타포반에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위한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이 있다. 지나가보면 어느샌가 새로운 음식점이 들어서 있고,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고 곳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 중 내가 가본 몇 안되는 곳 중에서 가볼 만 한 곳을 소개해 보겠다.



비틀즈 카페(Beatles cafe)


비틀즈 카페는 타포반에 위치하고 있으며, 갠지스강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뷰를 자랑한다. 카페 위치 찾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다. 타포반 메인로드로 들어서려면 큰 길을 빙 둘러서 가는 방법이 있고 상가건물 같은 좁은 계단을 거쳐서 빠르게 통과할 수도 있다. 비틀즈 카페는 그 좁은 계단 중간쯤에 입구가 있다. 그 계단길에 많은 가게들도 있고 다른 카페나 레스토랑들도 있기 때문에 살피면서 가다 보면 비틀즈 카페 사인을 발견할 수 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비틀즈 카페라는 이름답게 비틀즈 테마의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물론 음악도 비틀즈의 음악이 많이 나온다. 비틀즈 카페에서는 채식이지만 채식같지 않은 맛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버거나 피자같은 웨스턴 음식에 인도 북부의 음식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리시케시에서 프렌치 프라이가 가장 맛있는 집으로 기억하는 곳이다. 그래서 버거를 자주 주문했었다. 야채 패티이지만 건조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씹는 맛도 좋다. 그리고 곁들여져 나오는 허브 감자튀김은 따로 시켜먹고 싶을 정도이다. 그 외에도 건강식 스무디나 주스 등도 많이 있고, 식후 디저트도 리시케시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중 Gordon Ramsey의 핫 바나나 디저트를 주문했는데, 뜨겁고 약간 매운 바나나에 크림과 아이스크림이 올려진 음식이다. 그 요리사의 레시피를 써도 되나 하고 생각은 했지만, 뭐 맛있으니까 괜찮다. 





A Tavola conte


이탈리안과 채식이라는 교묘한 조합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는 레스토랑이다. 타포반 메인 로드에서 꺾어들어가는 길을 잘 찾으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예쁜 정원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낮에는 밝은 빛과 함께 정원을 보면서 식사해도 좋고, 밤에 되면 촛불을 켜 주기 때문에 그 분위기에도 한껏 취한다. 한가지 놀랐던 것은직원들이 주방용 위생 모자를 따로 착용하고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리시케시에서 그런 모습을 보니 눈이 본 정보가 두뇌와 매칭이 되지 않아 잠시 헷갈렸었다.

피자도 파스타도 라자냐도 모두 베지테리안, 즉 채식이다. 어떻게 맛을 낼까 하는 궁금증이 밀려와 이것저것 주문했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가격도 일인당 300루피에서 500루피 사이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Tattv cafe


타포반의 메인 거리에 위치하며 카페 아래로 수퍼마켓이 있어 찾기가 쉽다. 수퍼에는 유기농 제품들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수입 제품들을 많이 판매한다.

카페로 올라가면 산을 바라보는 탁 트인 광경이 눈에 우선 들어온다. 그리고 밑을 눈을 돌리면 바로 갠지스강이 보인다. 대부분 야외좌석은 뷰와 함께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가득찬다. 실내로 들어서면 카운터에 비건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곳이 보인다. 비건 케이크나 디저트 종류를 맛볼 수 있고, 메뉴도 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케익은 주문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곳의 특장점이라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필요없지만, 리시케시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열린 공간이 많기 때문에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이런 곳은 여름에 땀 식히러 오기에는 너무 좋다. 물론 와이파이도 있다. 느리긴 하지만 말이다. 

피자도 괜찮고, 간단한 죽도 아침식사용으로 좋다. 직접 만든 콤부차도 있으니 여름날은 맥주 대신 시원하게 마셔주어도 좋을 것 같다.


Divine cafe


호텔과 연결된 1층의 레스토랑 겸 카페이다. 다른 곳에 비해서 가격이 좀 높은 편이긴 하지만, 호텔인 만큼 깔끔하고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물론 채식음식이며, 디저트도 비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주 봐왔던 티라미수나 블랙 포레스트, 치즈 케이크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왼쪽으로 카운터가 보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야외 좌석도 있다. 카운터에서 직접 먹고 싶은 걸 골라도 되고 앉아있으면 직원이 와서 서빙을 해준다. 커피 메뉴도 다양하여, 케이크와 함께 하기 좋았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았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기회였다. 프랑스 친구가 있는데 현재 아시아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곧 인도네시아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때 나는 발리에 있었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 바투카라스? 들어본 적 없었다.



찾아보니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서핑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작은 서핑 마을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이고 바닷가 마을은 어디를 가나 아름답다. 서핑을 할 만한 물의 조건을 갖고 있는 곳이 몇 명 서퍼들로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 조그만 무슬림 마을에 말이다.


가는 길부터가 너무 재미있었다. 

우선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를 타고 팡안다란(Pangandaran)의 누사위루(Nusawiru)공항으로 가는 국내선을 갈아탄다.

팡안다란은 인도네시아 자바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아름다운 서부 해안선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서핑으로 유명한 바닷가들로 인해 관광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자카르타-누사위루(Nusawiru)편을 운행하는 항공사는 수지에어(Susi air)라는 항공사 하나뿐인다. 전직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수지라는 사람이 설립하였다.

그저 저가 항공사 중 하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지에어는 원래 항공화물 운반 목적으로 설립되었던 항공사이며, 프라이빗 제트 서비스 등도 같이 하고 있었다. 공항 라운지도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깔끔하고 빵이나 음료도 같이 준비되어 있다. 

체크인 할 때 몸무게를 물어봐서 그때는 의아 했는데, 나중에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12명 정도 탑승이 가능한 경비행기였던 것이다. 그래서 무게에 민감하고, 오른쪽 왼쪽 균형도 잘 맞추어야 한다.




체격이 큰 사람이 둘 다 오른쪽에 앉아있으면 한 명을 반대쪽으로 옮기라고 해서 균형을 맞추었다. 돌아갈 때에는 아예 체중계 위에 짐과 같이 올라가라고 해서 아주 민망한 경험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마치 몰디브에서 경비행기 타고 이동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기분 좋게 출발하였다. 사실 내심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무사히 누사위루 공항에 도착했다.

누사위루 공항은 아주 작은 공항이다. 밑에 사진에 조금 큰 집 한 채가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공항이었다.



공항에 내려서는 숙소에서 나온 픽업차를 타고 바투카라스(Batukaras)로 이동했다. 

내리자마자 바닷가 냄새가 물씬 풍기는 후덥지근한 공기가 몸 전체를 뒤덮었다.


시장가, 바닷가를 지나 한적한 마을안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숙소 앞 길을 건너 바로 보이는 바닷가를 한참 바라보니 마음이 가라앉는 듯 했다. 서핑을 하는 바닷가는 걸어서 15분 남짓 되는 거리였다. 친구는 서핑보드를, 나는 태닝오일을 들고 바닷가로 나섰다. 출렁이는 파도를 가뿐히 넘기는 서퍼들의 유연한 춤사위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항상 조용한 분위기의 마을인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라마단 기간중이라 주민전체가 무슬림인 그 마을은 낮시간이 그렇게 조용했던 것이었다. 라마단은 무슬린 단식기간으로 해가 진 후에만 금식이 풀려 식사를 할 수 있고, 일출과 일몰 사이에는 물만 마실 수 있다. 

그래도 바닷가 근처에는 맥주를 파는 가게들도 몇 군데 있었고, 우리가 머물던 게스트하우스에도 외국인들이 많아 항상 맥주를 주문해서 마시곤 했다. 물론 우리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villa monyet이라는 곳이었는데, 원숭이의 마을이라는 의미의 인도네시아어이다. 그곳에서 서핑레슨 예약 및 보드대여나 공항 픽업 서비스, 식사 주문도 가능하였다. 직원들도 하나같이 친절하여 너무 좋았다. 일주일에 한번씩 피쉬바베큐가 열리는데, 싱싱한 생선을 구워낸 맛은 물론 일품이었고, 인도네시아식 야채 사이드 디쉬와 밥을 곁들여 인도네시아식 나시참푸르 같은 느낌의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서핑을 안하기 때문에 친구가 서핑을 할 동안 내내 바닷가에서 이리저리 몸을 구워가며, 적당히 시간맞춰 뒤접어주곤 했다. 안타깝게도 날이 흐린 날이 많아서, 그런 날은 맥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지만 그것도 좋았다.


바투카라스는 다른 관광지처럼 둘러볼 만한 유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쇼핑을 할 만한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레스토랑도 굉장히 한정적이었다. 말 그대로 서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었다. 서핑과 동시에 즐길만 한 다른 것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숙소에서 만난 커플 중 영국인 남자와 아르헨티아 여자 커플이 있었는데, 둘은 여자가 영국에서 일 할 때 만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일상에서 벗어나 1년간 서핑투어를 하기고 했고 지금 여행 중이라고 했다. 서핑을 즐기며 서핑백을 디자인하여 자신들의 브랜드를 온라인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그때는 디지털 노매드니 하는 말들을 잘 몰랐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디지털 노매드였다. 



바투카라스는 내가 가본 여행지 좀 아무런 사전 조사나 나의 관심사 없이 무작정 간 최초의 여행지이자, 그 느긋한 마을의 분위기에 나를 그대로 녹일 수 있었던 따뜻한 곳이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뉴델리에 도착하여 리시케시까지의 이동 경로와 비용 등을 자세히 소개해 보겠다.

뉴델리는 인디라간디(Indira Gandhi) 국제공항을 시작점으로 하며 리시케시에서 최종 목적지는 대게 람 쥴라(Ram Jhula), 락스만 쥴라(Laxman Jhula) 그리고 타포반(Tapovan)이렇게 세 군데 중에 하나이다.



가는 방법은 크게 비행기, 차 그리고 기차 이렇게 3가지로 나누어 소개하겠다. 



비행기


경로: 인디라간디 국제공항-데라둔(Dehradun)의 졸리그랜드(Jolly grant) 공항-리시케시의 최종목적지


국제선을 타고 델리에 도착하여 본인이 e-visa를 갖고 있는 경우 입국심사대에서 e-visa라고 씌여 있는 쪽으로 줄을 서서 통과한다. 

국제선일 경우 대부분 터미널 3으로 도착하는데, 데라둔으로 가는 국내선을 타려면 터미널1로 이동하여야 한다.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터미널 1까지 안내해주는 공항버스 이용이 가능하다.

수하물을 찾고 도착홀 건물 밖으로 아예 나오면 공항버스 카운터가 보인다. 

직원에게 터미널 1으로 간다고 이야기하고 두 개의 티켓과 여권을 보여주면 공항버스 티켓을 2장 준다. 한 장은 본인용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은 버스를 탄 후 직원에게 주어야 함으로 잘 간직하고 있도록 하자. 버스는 대략 10분에서 15분에 한대씩 운행된다. 만약 버스티켓 없이 무작정 버스에 오른다면 버스직원이 10루피를 청구한다. 

5분 정도 달리면 터미널 1에 도착하는데, 터미널 1의 외관은 언제나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서, 제대로 도착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여기가 맞나? 싶은 곳에 내렸다면 터미널 1이 맞다. 그래도 내리기 전에 기사분에게 터미널 1이 맞는지 물어보고 내리는 것이 좋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 출국장이 나오는데, 이륙 시간 3시간 전부터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시간의 갭이 크다면 차라리 국제선 도착홀에서 기다렸다가 가는 것이 낫다. 국제선 도착홀에는 카페도 있고, 앉아서 쉴 공간이 훨씬 넓게 되어있다. 그러나 국내선 건물은 아주 작고, 안에 의자밖에 없다.

비행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데라둔에 도착한다. 데라둔 공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이동은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약한 숙소나, 또는 요가 학원에 등록했다면 그곳을 통해서 택시를 미리 예약해 놓는 것이다. 인도는 대중교통 이용이 굉장히 불편하고, 출발이나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어플 같은 것은 없다. 버스정 류장 표시도 제대로 안되어 있는 곳이 허다하다. 



데라둔 공항에서 리시케시까지의 택시비는 최종목적지가 어디인지에 따라(타포반, 락스만 쥴라, 람 쥴라 중 하나)대략 800-1000루피 사이이며, 3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다. 거리상으로는 람 쥴라가 공항에서 가장 가깝지만 택시비는 더 비싸다. 그 이유는 람 쥴라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람 쥴라 다리를 건넌 갠지스강 이편에 숙소가 있고 그 다리는 사람과 오토바이밖에 건널 수가 없다. 차가 건널 수 있는 다리는 한참을 더 올라가 타포반을 넘어서야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의 비용이 더 청구된다. 리시케시가 처음이 아니고, 짐이 가벼운 편이라면 강을 건너지 않고 람 쥴라 택시스탠드에 내려서 걸어가면 비용절감을 할 수 있을 것이나, 대략 만원 이내의 금액차이이므로 편하게 택시타고 도착지까지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델리에서 데라둔 국내선 편도는 저렴한 것은 2000루피정도에도 구할 수 있다.



버스


경로: 인디라간디 국제공항-캐시미리 게이트(Kashmiri gate)-리시케시의 버스하차장-최종목적지


델리는 공항철도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인도의 대중교통이 다 엉망인 줄 알았는데, 델리의 공항철도만 제외이다. 공항에서 뉴델리 지하철역으로 가서 한 번 갈아타고 '캐시미리 게이트(Kashmiri gate)'라는 역으로 간다. 자세한 경로는 구글맵을 통해서 검색이 가능하다. 캐시미리 게이트는 버스 터미널과 연결이 되어 있으며, 버스를 예약하는 방법은 'redbus'라는 어플을 통해서 가능하다. 

캐시미리 게이트안으로 들어가면 정부에서 운행하는 버스들을 탈 수 있는데, 느린데다 좌석도 불편하기 때문에 일반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슬리퍼 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Mahalaxmi(마하락스미)버스회사의 슬리퍼버스를 몇 번 이용한 적이 있다.

슬리퍼버스는 누워서 잘 수 있는 작은 침대가 있는 버스인데, 키가 큰 사람들은 불편하겠지만, 나같은 중급사이즈 체격의 사람은 자면서 갈만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버스를 타는 곳이 굉장히 애매하다는 점이다. 캐시미리 게이트 근처의 공터같은 곳에서 타는데, 헷갈린다면 주저하지 말고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주위 가게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용기를 발휘하자. 그리고 버스를 예약할 때 미리 운전자와 오퍼레이터의 전화번호를 저장해 놓는 것이 좋다. 인도 심카드를 갖고 있다면 미리 전화해서 몇 번 좌석의 누구라고 밝히고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해 두는 편이 훨씬 안심이다. 

인도를 처음 가는 사람, 짐이 많은 사람, 특히 여자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이 버스 루트를(밤이라면 더더욱) 추천하고 싶지 않다.



버스는 싸게는 600루피에서 1000루피 사이이며 3-4명의 친구들과 같이 여행을 한다면 델리에서 리시케시로 가는 택시를 예약해서 한번에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인 것 같다. 택시비는 최소 4000루피 이상은 할 것이다. 하지만 3-4명의 국내선 비행기티켓 가격에 데라둔에 도착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가격적인 면에도 나쁘지 않다.

택시를 타면 5시간 정도, 버스는 7시간 정도 걸린다.

다만 버스를 타고 간다면, 리시케시의 버스 하차장에서 내려 다시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가장 간편하게 오토릭쇼를 이용할 수 있다. 길에 지나다니는 오토릭쇼는 크게 개인용과 쉐어로 나뉘는데, 우선 개인용은 쉐어보다 크기가 작은 걸로 구분이 가능하다. 길에 서 있으면 오토릭쇼가 다가와 가격을 부르는데, 그런 것들은 개인용 오토릭쇼이다. 가격은 버스 하차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시내 근처라면 200루피는 넘게 부른다. 



기차


경로: 인디라간디 국제공항-델리의 기차역-리시케시의 기차역-최종목적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공항철도를 타고 어떤 기차역이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기차역까지 가는 것은 사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선, 인도의 기차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인도 철도청 공식 계정에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며, 자세한 사항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인도 철도청 아이디를 생성해 예약을 완료하고 좌석까지 배치 받았다면 기차를 탈 준비는 완료되었다. 

다만 한가지 미리 알아두면 좋은 점은 이것이다. 인도의 기차편은 대부분 장거리 여행(2-3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내가 예약한 기차가 '델리-리시케시'구간이라 하더라도 델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출발하여 델리를 거쳐 리시케시를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기차안에 전부터 타고 여행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자리가 남아있으면 밑 칸에서 윗 칸(싼 좌석에서 비싼 좌석)으로 이동해 남의 침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Rishikesh로 검색하였을 때 기차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Raiwala Junction으로 검색해 볼 수 있다. 기차티켓가격은 슬리퍼칸 200루피, 3A(3층 에어컨칸)은 500루피 정도 한다.

닐라 쿠린지(Neela Kurinji).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고, 본 순간부터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닐라 쿠린지는 보라색 꽃을 피우는 관목으로 무나르를 비롯한 인도 서쪽의 산맥을 타고 꽃을 피운다. 

무나르 지역의 닐라 쿠린지는 12년에 한 번씩만 꽃봉오리를 피우기 때문에 그 해가 되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현지 사람들도 관광 특수를 톡톡히 본다. 



작년이 바로 닐라 쿠린지가 피는 해였고, 나는 꼭 그것을 보고 싶어서 인도 남부로 향했다.

비행기표도 다 예약해 놓고 그 주위 가볼만한 곳도 탐색해 놓았는데, 홍수 소식이 들려왔다. 홍수 피해가 어마어마했다. 길이 다 무너지고 파손되고, 심지어는 공항까지 폐쇄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제발 공항만이라도 열어라 하면서 기도했는데, 정말 공항만 열었다. 안타깝게도 폭우로 인해 대부분의 꽃봉오리가 떨어져 나가고, 길도 파손되어서 관광객들은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방정부에서 서둘러 임시 길편을 만들어놓긴 했는데,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었지만, 일단 갔다.

가서 기다리자. 

보라색 꽃들로 뒤덮이 산맥을 꼭 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가서 보니 그 자체로도 너무 아름다웠다. 내가 알프스에 있는 건지 인도의 무나르에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도착공항은 코친국제공항(Cochin airport). 나는 코치공항 근처의 한 호텔에서 1박을 한 후 이동하였다. 

코치에서 무나르 까지는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버스 타는 곳이 좀 헷갈리기 때문에 미리 호텔 직원에게 물어 사전탐방을 했다. 혹시 친구들 몇명과 같이 여행을 온 사람들은 택시를 타고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내가 처음 무나르에서 머물렀던 숙소는 JJ Cottage라는 곳이었다.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 도착하자마자 물었던 것은 '꽃이 언제 필까요?' 였다. 

우습게도, 현지에서는 한명의 관광객이라도 잡아놓기 위해 꽃이 필 거라고 했다. 다만 연기가 될 뿐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결국 꽃은 거의 피지 않았지만 푸르른 녹색 그대로의 싱그러움은 폐속까지 맑게 해주었다.



다음날은 숙소의 주인을 통해 알게 된 가이드와 함께 트래킹을 갔다. 무나르는 영국 식민 시절 대규모의 티 플랜테이션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산등성이을 넘어 굽이굽이 다 티트리들이었다. 많은 지역사람들이 티트리 재배 및 수확을 하며 살아간다. 꼭두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일해도 일당은 대략 5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여 참 안타까웠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홍차부터, 녹차 그리고 흰차까지 그 차이를 자세하게 설명들으며 한참을 올라가니 숨이 탁 트이는 곳에 도달해 있었다.

가이드가 준비해 온 아침으로 우타팜(Uttapam)을 먹었다. 우타팜은 도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도톰하고 부드러운 빵 같은 음식으로, 주로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다.




시내는 멀지 않은 곳이 있다. 시내라고 해봐야 작은 마켓거리가 형성된 정도이지만, 나름 필요한 물건은 다 살 수 있다. 오토릭쇼를 타고 100루피 정도에 시내까지 갈 수 있다.


4일째 되던 날, 꽃이 필거라는 기대는 접었다. 그럴바에는 아예 더 산 안쪽으로 옮기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여 숙소를 산 안으로 옮겼다. JJ cottage의 주인이 하는 다른 숙소여서 편하게 옮길 수 있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신선한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눈 앞으로 보이는 것은 전부 녹색이고, 그대로 걸어가면 티트리 사이로 빠져 끝없는 미로를 헤매일 것 같았다.




위치가 그렇다보니 거기에서 식사를 주문 할 수도 있었다. 큰길로 내려가려면 적어도 20분 정도는 걸어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아침과 점심은 여유롭게 숙소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문득 트래킹을 도와주었던 가이드의 말이 떠올랐다. 그 가이드의 부모님도 티 플랜테이션에서 일을 하시는데, 예전 영국사람들이 관리를 했을 때가 더 노동착취가 덜하고 사람답게 대접해 주었다고 하던 말이다. 그 말을 듣는데, 예전 60-70년대의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모두가 성숙되어 가고 발전해 나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11년 후, 나는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꼭 온통 황홀하게 뒤덮인 보라색 산을 보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주에는 유명한 힐스테이션 관광지가 많이 있다.

심라, 마날리, 카솔, 맥로드 간지, 다람살라, 캉그라 등등 인도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중 몇 곳의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중 히마찰 프라데시의 주도 심라(Shimla)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심라는 영국령 당시 인도의 여름 수도지여서 콜카타의 수도 기능이 여름에는 이곳으로 옮겨져 왔다. 그만큼 여름의 심라는 적당히 덥고 상쾌한 날씨가 아주 좋은 곳이다.



더 릿지(The Ridge)


심라에서 가장 유명한 중심지이다. 더 몰로드에 위치해 있고 차량통행이 제한된다. 몰로드에서 더 릿지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으며 가격은 10루피이다. 신체 건강하고 오르막길 걷는 것이 괜찮다면 걸어 올라와도 좋다. 

인도 북부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교회인 Chirst Church(그리스도 교회)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광장에서 내려다보는 심라의 광경도 아름답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더 몰로드로 연결되는 길로 접어들 수 있는데, 그곳에서 많은 음식점과 가게들을 볼 수 있다. 영국의 여름 수도였던 만큼 영국풍의 건물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는데, 그중 한가지 인상깊었던 것은 아래의 버스정류장이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정류장에 심라의 역사와 지도가 그려져 있다. 




Rashtrapati niwas(Indian institue of advanced study)


Virceregal Lodge라는 이름에서 이후 Rashtrapati niwas로 이름이 바뀐 이곳은 '대통령의 거주지'라는 의미를 지닌 곳이며 영국령 당시 총독이 거주했던 곳이다.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50루피이다. 

정문을 지나 쭉 걸어들어가면 예전 소방시설이 있었던 곳을 개조해 만든 조그만 칸틴이 보이며, 그 옆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한다.

입장료는 말 그대로 문 안으로 들어가는 금액이며 실제 건물안으로는 혼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유적지 안내사의 가이드를 통한 투어 티켓을 따로 사야한다.

영어와 힌디어 중 선택가능하며, 가이드가 투어에 외국인이 있으면 힌디어로 설명하고 따로 영어로도 설명 해 준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한 방 한 방 들어가다보면 평화독립을 외쳤던 간디의 사진들도 보이고, 영국의 아름다운 건축양식에 마음껏 취할 수 있다. 건물 자체는 너무도 아름다웠지만, 그 내면에 있었던 식민지로서의 인도의 고통과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건물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나오는 문에 서서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경비 요원에게 지적을 받은 후 완전히 밖으로 나와서 겨우 사진을 몇 장 찍고는, 앞쪽에 있는 가든으로 발길을 옮겼다.



각지게 깎아놓은 나무와 잔디를 잘 정돈해 놓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봤던 유럽식 정원풍이 눈앞으로 펼쳐진다.

가든 구경도 최대 15분만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갈수록 이곳 저곳으로 길이 뻗어 있어 아무리 봐도 15분안에 구경하는 건 무리일 듯 하여 모른척 구경하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경비요원이 나타나서 나가라고 했다. 

그 옛날 왕족이나 귀족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누리며 살았겠지 하고 생각하니 다시금 이런 건물을 짓느라 고생한 노동자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Shree Hanuman Jakhoo Temple


하누만은 원숭이를 의미하다. 스리 하누만 작후 템플은 힌두신인 하누만신을 기리는 템플로 더 릿지를 걷다보면 저 멀리 붉은 하누만신이 높이 솟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 릿지에서 2.5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으며, 가파른 길을 천천히 올라가다보면 하누만 템플에 다다를 수 있다.


Himalayan bird park


메인 로드 쪽을 지나다 표지판에 눈에 띄어 들어간 곳이며 입장료는 10루피이다.

공간으로 지나가면서 새들을 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으니, 지나다 잠깐 들러 새구경 해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리시케시는 요가의 마을이다. 특히 요가학원들이 많이 몰려 있는 람 쥴라(Ram Jhula), 락스만 쥴라(Laxman Jhula), 타포반(Tapovan) 이렇게 세 지역은 요가를 배우려는 사람들 및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파르마트 니케탄(Parmarth Niketan)비틀즈 아쉬람(Beatles Ashran)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



Parmarth niketan


아름다운 갠지스 강 앞에고 위치한 파르마트 니케탄은 리시케시에서 가장 큰 아쉬람이다. 

인도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이런 아쉬람이나 요가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보시한 돈으로 모든 교육이 이루어지며, 산스크리트어를 배운다. 

입구에 도착하면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정원이 아주 예쁘게 잘 꾸며져 있고, 인도 신들의 동상들도 있다. 특히 요가의 시초인 시바신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람 쥴라에 위치한 이 아쉬람은 매일 저녁 푸자가 이루어지는데, 겨울철에는 저녁 5시 반 정도, 여름철에는 저녁 7시 정도에 시작되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된다. 푸자는 촛불와 꽃들을 갠지스강의 흐름과 함께 신에게 바치며 기도하는 힌두의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장소는 파르마트 니케탄 아쉬람 정문 바로 맞은편의 갠지스강 앞이다. 불과 함께 진행되는 의식이라 저녁 즈음 의식이 진행되면 그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인도사람들은 다들 푸자의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보다는 국내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다. 

푸자의식이 행해지는 곳의 주변에는 의식할 때 바치는 작은 꽃접시를 만들어 판매하는 인도의 아낙들이 쭉 앉아있으니 원한다면 작은 꽃접시를 강가에 띄워보내며 염원을 빌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의식이 끝난 후에는 바잔(Bhajan)이 이어진다. 바잔은 영적인 헌신을 담아 부르는 노래를 말하며 라이브 연주로 이루어진다. 특히 인도의 드럼 타블라(Tabla)의 멋들어진 소리를 감상할 수 있어 좋다.



파르마트 니케탄은 학교 뿐 아니라 손님들이 지낼 수 있는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더불어 매일 명상클래스, 요가아사나 클래스 그리고 철학이나 힌두경전을 배울 수 있는 강의도 마련되어 있으니 아쉬람 안에 머물면서 생활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팁이라면, 인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건물안에서 화장실이 잘 없어서 곤란할 때가 가끔 있는데, 파르마트 니케탄 아쉬람 입구를 지나 왼쪽으로 돌면 그나마 사용할 만한 화장실이 있으니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Beatles Ashram


비틀즈 아쉬람은 람 쥴라에 있지는 않지만 람 쥴라에서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지만 대략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Chorasi Kutiya라는 원래의 이름 대신 비틀즈 아쉬람이라고 널리 알려진 이곳은 1960년대에 요기 마하리쉬 마헤쉬에 의해 설립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 비틀즈가 실제로 머물러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지만 1990년에 폐쇄되어 지방정부의 소유로 들어가게 되었다. 폐쇄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소문만 무성할 뿐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입장료는 600루피(외국인기준)이며 오전 10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아쉬람 내로 들어서면 실제로 비틀즈가 사용하였던 동굴로 된 명상건물들이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일명 명상동굴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들어가면 주위가 아주 고요해진다. 일층은 자는 방과 작은 화장실이 있고 이층으로 올라가면 명상동에 앉아 명상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 흔적만 남아있지만 실제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면서 생활했다고 한다.



안쪽으로 계속해서 들어가다보면 많은 폐건물들을 볼 수 있다. 비틀즈 아쉬람이 폐쇄 된 후 많은 아티스트들이 벽화를 그려넣기 시작하여 건물 곳곳마다 독특하고 재미난 페인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하나하나의 폐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마치 예전에 비틀즈가 있었던 시절처럼 살아움직이는 느낌이 순간 순간 현실앞에 나타나는 느낌이 들곤 했다. 마치 타이타닉 영화에서 로즈가 예전을 상상하는 장면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아서, 이렇게 폐쇄된 채로 놔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안좋은 사건을 계기로 문을 닫아버린 아쉬람이라 다시 재개할 것 같지는 않았다.



중간을 조금 넘어서는 지점에서는 전시회를 하는 공간과 그 옆에 간이 음식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회는 크진 않지만 예전 요기 마하리쉬 마헤쉬와 비틀즈가 같이 시간을 보냈을 당시의 사진들도 많이 있고, 마하리쉬 마헤쉬가 가르쳤던 초월명상이라 부르는 명상의 설명도 같이 전시해 놓았다.

간이 음식점에는 샌드위치나 간단한 빵과 음료수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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