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의 끄로보깐(Kerobokan)지역에 위치한 누크 Nook에서는 인도네시아식, 아시안 그리고 유러피안 스타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누크에 들어서 내부 테이블들이 보이고 밖으로 나가면 발리의 상징 중의 하나인 라이스패디가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끄로보깐은 스미냑을 지나 창구(Canggu)쪽 방향으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지역으로 스미냑보다는 덜 붐비지만 여전히 많은 테마의 카페나 레스토랑이 있다. 






끄로보칸에서도 여느 창구지역의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처럼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내부보다는 자연이 보이는 야외 테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메뉴는 생각했던 것 보다 다양했다. 우선 아침식사 메뉴가 든든했고, 점심, 저녁 메뉴도 심플한 샐러드에서부터, 샌드위치나 버거 종류, 인도네시아 음식, 건강/유기농, 고기류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대략 만원 안쪽에서 메인 디쉬를 주문할 수 있었고, 그 외에 차나 커피, 디저트까지 먹는다면 만 오천원에서 이만원 가량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테이블은 야외 테이블이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유리창 안쪽으로 내부 테이블들이 있다. 전체적인 색은 그린과 브라운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었다. 테이블이나 내부 인테리어는 나무 느낌의 색으로, 그 주위는 나무나 식물화분 등의 그린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무언가 농도가 짙은 듯한 선명한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그로 인해 알 수 없는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야외 테이블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린색의 상쾌함이 눈을 압도한다.




우리가 간 날은 비가 올 듯한 날이어서, 야외에 앉아 있자니 조금 습한 발리의 무거운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런 곳에 앉아있으니 시간이 점점 느려져 어딘가에서 꼬여버린 것 같았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왔던 터라 디저트와 차를 마시기로 했다. 사실 점심을 좀 거하게 먹었던 터라 야외를 바라보면서 간단하게 커피나 차를 마시러 간거였는데, 디저트 메뉴를 보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맛있어 보이는 케익들과 발리/인도네시아 스타일 디저트, 펜케이크, 크레이프,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메뉴 중에서 우리가 고른 것은 보기만 해도 초코의 진함이 느껴지는 케익이었다.






다크 브라운 컬러의 케익에 보라색 식용꽃 그리고 그린 민트가 올려져 있는 극명한 색의 대비가 눈을 사로잡았다. 누크에서는 모든 색이 조금 더 젖어들어 짙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음료는 조금 심플한 차로 선택하였다. 스트로베리 키스(Strawberry kiss)라는 차였는데, 옅은 분홍색의 작은 티백 상자 하나에 티백이 담겨 있었다. 세상에는 예쁜 디자인들이 너무 많다. 그러니 눈으로 먼저 먹은 후에야 실제로 우리 입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스트로베리 키스는 딸기의 향이 있으면서도 많이 달지 않아 적당했다. 

누크가 생긴 이후 창구에 Milu by Nook라는 분점이 생겼는데, 그곳도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곳을 도전해 보려고 한다.

 

  

멜팅웍(Melting Wok)을 처음 접한 건 우붓(Ubud)에서였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우붓맛집을 둘러보다가 멜팅웍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멜팅웍은 유명해서 예약하지 않고 그냥 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온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리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면 찾아갔는데, 다행히도 자리가 있었다. 



우붓의 거리는 골목골목 작은 레스토랑과 샵들이 가득하고, 일층에서는 보이지 않는 가게들도 유명한 곳들이 많아서 주위를 잘 둘러보고 다니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의외의 장소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멜팅웍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간 곳이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지나가면서도 발견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는 계단은 좁고 겉으로 보기에 특별해 보이지 않는 식당이었다. 들어가 자리를 잡으니 직원이 큰 보드를 들고와 오늘의 특별요리를 설명해 주었다. '엇? 발리사람이 하는 곳이 아니구나' 하고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음식을 주문하고 조금 있으니 프랑스 여자 한 분이 다가와 억센 프랑스 억양으로 'Is everything okay?'를 물어보았다.



내가 고른 음식은 코코넛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아시아 퓨전 커리였다. 가벼운 느낌의 한 끼를 찾던 차에 마침 적당한 메뉴가 보였던 것이다. 사진에서처럼 신선한 야채가 센 불에 휙 하고 볶아져서 나온다. 밥의 양이 많아서 결국 밥은 조금 남겼다. 매운 고추를 조금 더 넣어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더니 적당하게 맵게 완성되었다. 그저 평범한 커리겠거니 했는데, 먹다보니 전에 먹었던 커리와는 다른 독특하고 깔끔한 느낌이 있었다. 시중에 흔히 있는 레시피가 아닌 셰프의 노하우와 경험이 담긴 새로운 맛이랄까, 그래서 나는  멜팅웍을 분명히 다시 올 거라는 예감을  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니 주인 아주머니가 또 다가오더니 음식이 맛있었냐고 피드백을 물어보셔서 너무 맛있었다고 하고 기분 좋게 나왔다.



그리고 다음 번 다시 멜팅웍을 찾았을 때는 친구와 함께 했다. 사실 내가 친구를 데리고 간 거였다.

그날도 역시 커다란 보드를 든 직원이 오늘의 스페셜을 설명해 주었다. 발리식 삼발 마타(매운소스)를 곁들인 퓨전 스타일의 닭요리였는데, 삼발 마타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삼발 마타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인도네시아식 삼발 소스와는 다른 발리스타일의 소스이다. 토마노, 마늘, 샬롯, 고추, 허브등을 다져서 코코넛 오일과 섞어 만드는 것인데 생선요리와 아주 기가막히게 어울린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치킨 위에 올려져 나온 것이 삼발 마타이다. 삼발 마타 특유의 향이 강하게 나지 않고 음식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치킨의 질감이 너무나 부드러웠고, 그 아래 곁들여 나오는 야채와의 궁합이 좋았다.



 내가 가본 우붓의 많은 레스토랑들 중 가장 위의 몇 순위 안에 든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크거나 잘 꾸며진 레스토랑이 아니지만, 따듯한 햇살이 비치는 길 2층에 위치해 있고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내부도 편안함을 자아낸다.



지금 현재는 짐바란에 분점도 같이 운영되고 있다. 짐바란 바닷가로 가는 메인 거리에서 안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조금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구글맵에서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짐바란은 내부가 조금 더 오픈 된 느낌으로 꾸며져 있고, 내부 인테리어도 예쁘게 잘 되어있다. 



사진에서처럼 낮에는 햇살이 잘 들어 안을 환하게 밝혀주기 때문에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금까지 발리에서 꼭 가봐야 할 레스토랑, 이름도 예쁜 멜팅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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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하면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바닷가나 쇼핑, 맛있는 음식 등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발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큰 섬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발리 남부나 중부 지역을 벗어서 산이 있는 북쪽으로 올라 가다 보면 아직은 때가 덜 탄 발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관광객들이 찾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붐비지 않는 곳, 더군다나 발리에서 즐기는 온천이라는 특별함을 맛볼 수 있는 곳, 내가 간 곳은 Desa Penatahan(데사 페나타한)Air Panas(아이르 파나스), 직역하면 뜨거운 물, 즉 온천이다.

아이르 파나스(Air Panas)는 인도네시아어로 온천을 의미하는데, 직역을 하자면 뜨거운 물이다. 온천이 있는 페나타한으로 가려면 북쪽인 Tabanan(타바난)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창구( Canggu)지역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가는 길이 아름다운 녹색으로 덮여있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온천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Banjar(반자르)는 창구에서 3시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그에 비해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 좋았다. 



가는 길은 들과 밭 그리고 나무로 가득한 싱그러움으로 가득했다.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온천에 도착해 있었다. 날씨가 더운데 온천은 너무 덥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었다. 날은 더웠지만 상쾌했고, 물의 온도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뜨거운 온천의 느낌은 아니었다. 대략 체온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온도인 것 같아, 오히려 물에 들어갔다 나오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산바람에 살짝 추운 느낌마저 스쳐 지나갔다.



온천에 도착하여 문 안으로 들어가니 내부는 발리 전통 집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중 목욕탕 같은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작은 집처럼 한채 한채 따로 나뉘어져 있었다. 같이 간 사람들끼리 한 채를 빌려서 같이 사용할 수 있어, 사적인 공간이 보장되어 있어 좋았다. 온천탕이 크지는 않아 최대 5명 정도면 꽉 찰 듯 했다. 따로 옷을 갈아입는 공간은 없고, 안에 딸린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수영복으로 갈아입거나, 아니면 아예 수영복을 안에 입고 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수건은 따로 빌려주지 않으니 꼭 잊지 말고 챙겨가기를 바란다.



한 시간에 20,000루피아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화로 치면 약 2,500원의 저렴한 가격이다. 나는 사실 아주 뜨거운 온천욕을 좋아해서, 대만이나 일본의 온천을 아주 즐기는데, 발리라는 지역의 특성상 물이 너무 뜨거웠으면 잘 즐기지 못했을 것 같다. 온천탕 안에 들어가 드러누워 있으니 주위로 산과 나무들 그리고 높고 푸른 하늘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발리의 온천이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약 한 시간 가량 가만히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자니, 몸과 마음에 물들었던 복잡함들이 그대로 어딘가로 녹아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온천욕을 마치고 주위에서 발리 현지식으로 허기를 채웠다. 발리는 힌두교가 80%이상인 섬이기 때문에 이슬람 교도들과는 달리 돼지고기를 먹는다. 심지어 발리의 대표 전통 음식도 돼지고기 음식인 Babi Guling(바비 굴링)이다. 돼지를 통째로 꼬챙이에 끼워 불에 아주 천천히, 하루 종일 굽는다. 그러고 나면 겉은 바삭해지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고기가 일품인 음식이 되는데, 그것에 밥과 다른 야채반찬을 같이 곁들여 한끼 식사를 한다. 




든든한 발리식으로 배까지 채우니 어느덧 하루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즐기는 발리에서의 온천으로 너무나 행복하고 힐링되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CUCA'는 짐바란(Jimbaran) 바닷가로 향하는 메인 로드에서 'CUCA'라고 써있는 안내판을 따라 안쪽으로 꺾어 들어가다 보면 인적이 많지 않은 조용한 곳에 위치한 타파스(Tapas) 전문 레스토랑이다. 타파스란 스페인어로 원래는 스낵처럼 전식으로서 입맛을 돋구어 주는 역할을 하는 간식같은 음식을 가리킨다. 지금은 그것에서 발전하여 정교한 메인 요리로서 즐겨 찾게 사람들이 많아졌고, 여러가지의 타파스를 주문하여 한 끼의 식사로서 즐긴다.



CUCA 레스토랑의 입구에 들어서면 복작거리던 외부에서 해리포터의 영화 한 장면에 나오는 마법의 문을 지나온 것 같이 전혀 다른 분위기에 와 하고 놀라게 된다. 아름답게 잘 가꾸어진 정원이 눈 앞에 펼쳐져 있고, 물이 흐르는 돌다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오면 야외 테이블이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길게 레스토랑 내부 긴 유리벽이 펼쳐진다.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오른쪽으로 난 길로 빙 돌아서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 들어서자 마자 바로 앞쪽에 유리로 된 오픈 키친을 볼 수 있다. 분주히 움직이는 요리사들와 직원들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테이블이 넓게 이어진다. 마치 마스터 셰프같은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나 티비에서 봤을 법한 장면같아서 한동안 키친 안쪽을 바라보다 안쪽으로 향했다.

CUCA는 각 테이블 마다 양 옆쪽으로 커텐이 달려 있어 자리에 앉고 나서 그 커텐을 닫아준다. 그렇기 때문에 아늑하고 사적인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테이블 번호가 돌 위에 예쁘게 새겨져 있고, 센터피스로 화려한 해바라기 한 송이가 놓여져 있었다.



메뉴는 다 타파스 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부터 해산물이나 고기류가 있기 때문에 우선 입맛을 돋구어 줄 수 있는 샐러드를 주문 해 보았다. 

'Cuban corn'과 'Honey baked pumpkin salad'를 주문하고 칵테일을 같이 주문하였다. 큐반 콘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니면 외국의 요리 프로그램에서 봤음직한 베이비콘에 그 잎을 제거하지 않은, 약간 매콤한 느낌으로 구워내어 파마산 치즈와 라임을 위에 뿌린 타파스이다. 허니 베이크드 펌킨 샐러드는 직접 구운 그래놀라에 그린빈 그리고 찐 호박에 달달한 꿀 드레싱을 입혀낸 샐러드이다. 




왼쪽이 Cuban corn 그리고 오른쪽이 Honey baked pumpkin salad이다. 그 당시 새로운 카메라 어플을 다운받아 신나서 촬영했는데, 나중에 찍고 보니 사진들이 좀 엉망이었다. 게다가 레스토랑 조명 자체가 많이 어두운 편이라 사진이 선명하지 않다.



같이 주문한 칵테일은 보드카 베이스에 사과, 오이가 들어간 'the big apple'이라는 칵테일이었는데, 아래의 그림처럼 사과가 들어간 잔이 따로 나와 거기에 음료를 부어서 먹는 독특한 모양새에 신선한 향이 가득하여 입맛을 돋구기에 딱 좋았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인절미 처럼 생긴 음식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레스토랑에서 대접한 음식이었는데, 안에는 내용물이 없고, 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리는 솜사탕같은 식감이었다.


그 다음으로 이어서 'Baked Scallop' 그리고 'Bbq octopus' 그리고 'Spicy pulled beef'을 메인으로 주문하였다. Baked scallop은 롬복산 조개관자를 버터에 구워내어 신선함이 살아있었다. 조개관자 메뉴에 보면 /pcs라고 적혀 있는데, 먹을 개수만큼 주문 할 수 있고, 가격도 1개당의 가격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컬리플라워에 고수잎이 곁들여져 나오는 작은 문어요리, 마지막으로 스파이시 풀드 비프는 밑의 왼쪽의 사진과 같이 얇고 바삭한 감자가 위에 덮여 있고 가운데에 반죽 계란이 올려져 있다. 접시 모양도 깨진 달걀 껍질을 반으로 쪼갠 것 같은 모양이어서, 요리와도 완벽하게 매치 되었다. 감자가 덮인 것을 걷어내면 그 안으로 소고기 요리가 나온다. 






 그리고 대망의 디저트 타임이다. 2명이서 디저트를 3개나 주문해 버렸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Caramel apple'를 정해 놓고 직원의 추천을 받아 'Bali breakfast'를 정하고 마지막으로 'Cocoa mint'를 주문했다. 카라멜 애플은 다른 곳에서도 봤음직한 디저트 메뉴인, 구운 사과에 아이스크림과 캬라멜라이즈드 소스가 곁들여 나오는 요리이지만 CUCA에서는 조금 더 건강하게 팜슈가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평범한 바닐라가 아닌 자바섬의 블랙페퍼 아이스크림으로 차별화를 시켰다. Cocoa mint도 마찬가지로 유기농 초콜릿 무스를 사용하였다. 가장 신선했던 것은 직원의 추천 디저트인 'Bali breakfast'였는데, 요리가 나오고 나서야 왜 이름이 발리 아침식사인지 알 수 있었다. 밑의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음식이 서빙될 때 '음..? 계란이?'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바로 계란모양의 그릇에 계란이 담겨 나오는 발리 아침식사라는 이름의 디저트였다. 가운데 노른자는 패션푸르츠이고 그 주위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 코코넛 크림이다. 패션푸르츠는 얼려져 있기 때문에, 노른자를 깨듯이 깨트려서 코코넛 크림과 같이 한 입 먹으면 천국으로 직행이다.



CUCA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직원들의 서비스, 분위기, 가장 중요한 음식까지 이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레스토랑이었으며, 연인과 분위기 좋게 식사하기에도, 친구들과 편안하게 즐기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갖고 있다. 가격은 두 명이서 대략 10만원에서 15만원선에서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어떤 음식을 얼마나 많이 주문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불어온 한류열풍은 동남아시아 어디를 가든 몸으로 느낄 정도이다. 예전에는 '한국사람입니다' 라고 하면 대게 일본사람도 아니고 중국사람도 아닌 그 비슷한 근처의 나라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예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오~ 한국사람이에요?' 하면서 코리안 드라마 이야기부터 아이돌 이야기까지 내가 모르는 한국 스타들의 더 자세한 최신뉴스를 물어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리고 한국 사람을 대하는 대우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그런지 발리 내의 한국식당도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늘었고, 한국식당을 찾는 현지 사람들도 늘어가는 추세인 듯 하다. 다음에 발리에 3년간 살면서 먹어본 한국음식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한다.





비빔밥(Bibimbap Korean restaurant)

쿠타 지역의 갤러리아 면세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 앵그리 치킨이라는 호프집 스타일의 식당과 나란히 운영할 때 갔을때는 그저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뭔가가 바뀌어 지금은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다. 비빔밥에서는 찌개류 부터 분식류 그리고 고기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매일 먹을 수 있는 기본 메뉴가 있고, 요일별로 바뀌는 메뉴들이 있는데, 날을 잘 맞춰서 가면 감자탕이나 보쌈 등을 맛볼 수 있다. 감자탕은 딱히 맛있었다기 보다는, 발리에서 이런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니 하는 감동으로 먹었다. 그래도 나름 등뼈를 푹 고아 우린 국물에 감자도 듬뿍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보쌈을 맛있게 먹었다. 고기 양도 많았고, 잘 무쳐놓은 생무에 다양한 쌈 야채까지 있다. 김밥도 맛있고, 떡볶이나 찌개 종류는 무난한 수준인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는 우버이츠 대신에 고젝이라는 앱이 있는데, 배달의 민족처럼 음식을 배달해주는 앱이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날에는 고젝으로 이것저것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다(인도네시아 번호가 있다면 말이다). 가격은 외국에 있는 한식당 치고는 나쁘지 않다. 물론 현지 음식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지만 말이다. 


마포 갈매기(Mapo Galmaegi)

마갈은 한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체인 레스토랑이다. 쿠타에 위치해 있는 마포 갈매기는 발리에서 한국스타일로 고기 구워먹기에는 가장 한국스러운 맛을 자랑한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모조리 한국식이다. 식당을 들어서면 일하는 직원들 빼고는 정말 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 한국식 바베큐에 소주 한잔이 그립다면 마갈을 추천한다. 참고도 인도네시아는 주류에 대한 세금이 엄청 높기 때문에 소주 한 병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모네(Yimo Korean restaurant)

사누르에 있는 정겨운 한국 식당이다. 부산의 한 대학교 앞에서 장사를 하시다가 오신 아주머니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식당으로, 가능한 재료 안에서 최대한 손맛을 활용하여 음식을 만드신다. 짜장면이나 짬뽕도 메뉴에 있는데, 중국집 같은 맛은 아니지만 먹을 만은 하다. 대신 다른 데서는 먹을 수 없는 직접 만든 콩국수같은 이모네 만의 메뉴가 있다. 그 외에도 라면, 떡볶이, 찌개메뉴 그리고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동네 커뮤니티 회원들이 회식하러 오기도 한다. 직원가 말이 안 통할 때에는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하면 잘 챙겨주신다. 



꼬끼(Koki Restaurant)

꼬끼는 사누르와 누사두아 두 군데에 있다. 그리고 한식당으로 발리에서 자리잡은지 꽤 오래된 곳이다. 내가 가본 곳은 누사두아에 있는 꼬끼 레스토랑이며 이곳은 여행사와 연계가 되어 있어, 단체손님을 많이 받고, 마사지샵도 같이 있다. 여행사 패키지로 오시는 분들이 마사지, 밥 코스로 많이 들르는 곳이다. 실내는 널찍하고 깔끔하게 되어 있으며,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찌개, 분식류,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으며, 인도네시아 음식도 메뉴에 있다. 찌개 종류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괜찮은 편인 것 같고, 나머지는 비슷비슷하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가게 입구 쪽에 아이스크림 상자가 있어서 디저트로 한국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이모네나 비빕밥은 분식집 같은 느낌이 난다면 꼬끼는 조금 더 규모가 있는 식당의 느낌이다. 가격은 비빔밥이나 이모네 보다는 더 비싼 편이다. 꼬끼는 인도네시아어로 '셰프'라는 의미이며, 우리에게는 '고기'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야끼니쿠 텐단(Yakiniku Tendan)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한국 레스토랑의 카테고리에 나오는 식당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완전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일본식 한국 바베큐를 먹는 곳이다. 주인이 재일교포이지만 한국어는 거의 못한다고 한다. 쿠타의 큰길에서 사이드로 살짝 빠지면 Jalan Nakula라는 길이 나오는데 그 곳은 유동 인구도 많고 길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조금 더 복작복작한 느낌이다. 가게 앞에 큰 바베큐를 놓고 고기를 굽기도 하는데, 그 냄새가 일품이다. 나물 정식처럼 한국식 메뉴가 있기는 하나, 나물의 맛이 안나고 나무르의 맛이 난다. 또 다른 분점은 스미냑을 지나 Batubelig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좀 더 조용하고 깔끔한 일본스타일의 한국 바베큐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의 음식을 생각하고 가면 실망하게 될 테지만, 일식 야끼니쿠 먹으러 가는 느낌이라면 괜찮은 편이다. 


치르치르(Chir Chir)

치르치로 또한 마포 갈매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체인 치킨점이다. 메뉴도 한국처럼 다양하고 맛도 한국에서 배달 시켜먹는 치킨맛 같다. 짐바란에 위치한 '사마스타(Samasta)'라는 몰 안에 있으며, 거의 끝 쪽으로 걸어들어가야 치르치르가 보인다. 가격은 비싼 편이어서, 닭고기 요리를 흔히 접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 비빔밥이나 이모네 같은 한국 식당에서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팥빙수(Pat Bing Soo Korean dessert house)

치르치르와 마찬가지로 '사마스타(Samasta)'라는 몰 안에 있는 한국 디저트 식당이다. 가기 전에는 '설빙'같은 느낌을 생각했었는데, 가서 먹어보니 맛은 대중을 알 수 없었다. 갈아놓은 얼음에 토핑들을 잔뜩 올려놓은 다양한 종류의 팥빙수가 있지만, 맛은 그닥 좋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신들의 섬 발리.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중 섬의 83%가 힌두교인 섬이다. 그래서 그들만의 독특한 힌두교 문화가 있고, 그 문화를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곳, 발리섬은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 공기가 조금 더 짙게 느껴진다.



발리를 그저 작은 섬이라고 생각하고 막연히 여행 계획을 잡았다면 숙소를 찾아보려고 한 순간 막상 어느 지역에서 머물러야 할지 헷갈릴 것이다. 발리는 싱가폴 보다 8배가 큰 면적을 가진 섬이다. 그리고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지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점점 더 몰려드는 사람들로 초창기 섬 남부로 몰려있던 관광지가 지금은 점점 북쪽으로도 많이 퍼져나간 상태이다.

발리에서 3년을 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낼만한 곳을 크게 몇 군데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다. 특정 레스토랑이나 가볼만한 곳에 대한 소개라기 보다는 그 지역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를 하는 포스팅이 될 것이다.




누사두아 (Nusa Dua)

누사두아는 발리의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5성급이나 유명한 체인호텔들이 많이 들어선 곳이며,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가족 여행객이나 신혼 여행객이 머물기에 아주 좋다. 

누사두아 지역에 머무는 관광객들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 나이가 든 부부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저렴한 숙소를 찾는 젊은 여행객들이 머물기에는 가격적인 면에서 많이 비싸다. 하지만 숙소내에서 호텔 시설 이용을 원하는 사람들이나, 호텔에서 연결된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발리에 있는 바닷가들이 많이 유명해지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깨끗한 모래사장의 바닷가를 상상하고 간다면 많이 놀랄 수도 있다. 쓰레기들이 널려있고, 더러운 곳들이 많다. 그래서 호텔 앞의 바닷가를 이용하면 좋은 이유가, 바로 호텔측에서 바닷가 관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물건 팔기 위해 말을 걸거나, 마사지 받으라는 사람들도 적고, 쓰레기는 찾아볼 수없을 만큼 잘 정돈된 사진속에서 본 그런 바닷가를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그저 바다에서 힐링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딱이다. 누아두아 지역의 맛집을 찾아보면 대부분 어느 호텔안의 레스토랑이고, 식사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어느 정도 충분한 여유자금을 갖고 지내면 좋을 곳이다. 물론 누사두아에도 저렴한 호텔이나 레스토랑은 있다. 



짐바란/울루와뚜 (Jimbaran/Uluwatu)

누사두아에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짐바란이 있다. 그리고 짐바란과 울루와뚜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옆동네이다. 울루와뚜는 짐바란에서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와 산을 끼고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다. 짐바란은 해변가의 씨푸드 레스토랑으로 가장 유명하다. 저녁이 되면 짐바란 바닷가를 끼고 레스토랑들이 쭈욱 늘어서 바다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관광객들, 특히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로맨틱한 느낌은 받아볼 수 없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굉장히 현지스럽고, 해산물 굽는 연기가 가득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바닷가가 아른거리는 그런 느낌이다. 만약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짐바란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은, 짐바란에 위치한 호텔 내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식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텔 내부로 들어가면 바닷가를 바라보는 바나 레스토랑들이 있고, 바다로 나갈 수 있도록 연결도 되어 있다. 

울루와뚜 지역은 일몰이 아름다운 절벽 템플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높은 지대인 만큼 그 위에서 바라보면 바다도 아름답고, 울루와뚜 템플에서는 매일 발리 전통춤 공연이 이루어진다. 또한 울루와뚜는 숙련된 서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며, 절벽위에 있는 카페나 비치클럽 등에서 하루를 여유롭게 즐길 수도 있다. 



쿠타/스미냑 (Kuta/Seminyak)

예전에 쿠타지역은  젊은 호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했었다. 술,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었고 지금도 큰 나이트 클럽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술 취한 여행객들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도 제기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안좋아지면서 지금은 쿠타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즐길만한 거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쿠타지역에서 머물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들르는 곳이다. 디스커버리 몰, 몰 발리 갤러리아, 비치 워크, 리포 몰 같은 대표적인 쇼핑몰들이 다 쿠타지역에 몰려있다. 워터 밤 같은 물놀이 시설도 있고, 스미냑으로 바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쿠타에서 스미냑으로 이동하여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스미냑은 쿠타에 비해 세련된 감각의 부티크 샵이나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고, 나이트 클럽보다는 라운지 클럽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한동안 발리의 핫 플레이스였다. 쇼핑을 할 재미가 쏠쏠하며, 잘만 찾는다면 골목 사이사이에 있는 개인 풀빌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찾아볼 수 있다. 길이 좁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하기는 굉장히 불편하여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스미냑 메인 거리에서 바닷가 쪽으로 빠지면 해변가의 레스토랑이나 바들이 많이 있다. 샌드백 의자에 드러누워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예전 스미냑의 약간은 고급진 히피적인 느낌을 즐기려면 지금은 창구(Canggu)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창구/뭉구 (Canggu/Munggu)


10년 전만에도 많이 유명하지 않았던 지역이었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만 가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우선 블랙 샌드 바닷가가 너무 아름답다. 창구쪽으로 가면 현지인 보다는 외국인들을 더 많이 본다. 그냥 길을 가다보면 내가 발리에 있는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다. 서핑을 즐기는 장기 투숙객을 비롯하여 발리에 한동안 정착한 디지털 노매드, 또는 발리의 자유로움을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창구는 발리의 숨막힐 듯 농후한 공기가 녹아있는 곳이다. 아직 논과 밭들이 남아있는 곳들도 종종 본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레스토랑들로 가득하다. 건강식, 유기농 뭐 그런 느낌들의 카페가 많다. 무슨 수퍼볼, 곡물 빵 같은 것들부터 프랑스 사람이 하는 카페, 딤섬, 살사 카페, 멕시컨 등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창구에서 더 위로 올라간 뭉구 지역으로도 요새는 사람들이 많이 간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유명한 타날롯 템플(Tanah lot temple)이 있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요가, 필라테스, 크로스핏, 폴 댄스, 서핑, 번지바운스 등이 있다. 창구도 작은 골목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골목골목 안으로 들어갈수록 현지인들을 많이 본다. 



사누르 (Sanur)

사누르도 발리의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발리가 최초로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한 곳이다. 오래된 호텔들이 많이 있으며, 누사두아처럼 나이든 편안한 느낌의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누르 지역의 바닷가는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 든다. 쿠타처럼 활발하고 시끌벅적하지 않고, 창구처럼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열기가 가득하지도 않다. 무언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고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사누르에도 괜찮은 레스토랑들이 많다. 파인 다이닝이나, 세미 파인 다이닝, 젤라또 카페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붓 (Ubud)

발리 예술가의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이나 기둥을 만드는 예술가들이 많이 있었던 지역이고 또한 계단식 논으로도 유명하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라는 책을 통해 더 유명해진 이 곳은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우붓은 그곳만의 특별함이 가득한 곳이다. 가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있다. 길을 지나면서도 많은 공방들을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악세서리나 핸드메이드 잼 등을 파는 가게들도 많이 있다. 그 지역에 자리잡은 외국인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이 많은 곳인 만큼 많은 요가원들이 있고 드랍인 클래스부터 요가 지도자 과정까지 힐링을 위한 요소들이 가득한 곳이다. 우붓은 발리 관광지 중 유일하게 바다를 접하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주위를 둘러싼 아름다운 산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아주 북쪽으로 올라가면 로비나 비치(Lovina beach)나 아메드(Amed)같이 아직은 덜 개발된 좀 더 깨끗한 느낌의 바닷가 지역도 있다. 다이빙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남쪽에서 즉, 누사두아나 사누르, 짐바란 쪽에서 며칠 그리고 스미냑이나 창구쪽으로 올라가서 며칠 마지막으로 우붓에서 며칠 이렇게 지내다 오면 좋지만, 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2-3주는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휴가 기간이 채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휴가를 원하는 지 잘 생각해 본 후, 그에 따라 한 곳을 정해서 그곳에서 지내면서 다른 장소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당연히 아쉬움이 남겠지만, 세상의 어떤 휴가도 돌아올 때는 아쉬움이 남게 마련인 듯 하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아야 더 아름답게 기억되고 다음 휴가를 위한 원동력도 생기는 것 같다.








데브프라야그(Devprayag)는 인도 우타라칸드 주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알라크난다(Alaknanda), 사라스와티 그리고 바기라티 강이  강이 서로 만나 갠지스강이 되어 흐르는 알라크난다의 5개의 합류점 중 하나이다. 데브프라야그는 말 자체가 산스크리트어로 '신성한 합류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데브프라야그는 리시케시에서 75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하지만 꼬불꼬불한 산을 올라가야 하고 길의 상태는 아주 안좋기 때문에 도착하려면 대략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 길은 몇 년째 보수공사중에 있지만 상태는 계속 보수공사 중이다. 그래서 길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주의를 기울여가며 천천히 가야한다. 그래도 열심히 가다보면 어느덧 꽤 높은 지대까지 올라온 것을 느낀다.



그리고 알록달록한 색깔들로 옷을 입은 집들이 옆으로 보인다. 그곳 어느 지점에 바이크를 주차하고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강 근처로 다가갈수록 서늘함이 함께 느껴진다. 산 정상에서 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다른 물줄기와 만나는 곳, 그리고 갠지스라는 이름이 되어 흐르는 그 물은 왠지 모르게 신성하게만 느껴진다. 신기하게도 그 두 물줄기의 색은 너무나 확연히 차이가 난다.



바기라티 강의 물줄기가 토사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탁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어 우리에게 더욱 큰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것 같다. 계단을 타고 강 가까이 내려갈수록 축복을 주고(빈디를 그려주시는 분들) 돈을 요구하시는 분들이 계속 말을 걸며 다가오고, 말라(영적인 용도의 목걸이)나 팔찌등을 판매하는 분들의 호객 행위가 계속되어 오래 머무르지 않고 위쪽으로 올라왔다. 다행히도 위쪽에서 보는 강은 더 아름다웠다. 



쏟아지는 햇살과 함께 편안히 강 구경을 하고 다리를 건너 절 쪽으로 향했다. 다리는 람 쥴라나 락스만 쥴라의 다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리고 그 주위로 음식점들이 몇 개 눈에 띈다. 다리를 지나 반대편으로 가니 작은 마을이 보이고, 학교도 보였다. 강 바로 앞에 위치한 학교는 작고 볼품없어 보였지만 무언가 특별함이 있을 듯 했다. 그리고 이러지는 좁은 골목들 사이로 보이는 인도식 디저트를 파는 작은 가게에서 처음 보는 디저트 몇 개를 사들고 강이 내려다 보이는 벤치에 앉아 먹어 보았다. 연유맛이 나는 아주아주 달달한 디저트였다. 인도는 더운 나라라 그런지 디저트를 아주 달게 만든다. 차도 커피도 모두 설탕을 듬뿍 넣어 아주 달게 마신다. 

그리고 큰 길쪽으로 나와 위쪽으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절이 하나 보였다. 정원이 아름다운, 하지만 관리하고 있지는 않은 듯한 느낌의 절이었다. 예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한 절 밑으로 가파른 계단이 보이고 그 밑으로 천천히 그리고 조심조심 내려갔다. 그리고 숨어있던 흰 모래사장의 바닷가 같은 강가가 눈앞에 펼쳐졌다.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눈부신 모래알들 사이로 큼직큼직하게 박혀있던 바위덩어리들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던 장소였다. 시간이 멈춰있던 것 같던 그 곳에서 한참이나 앉아 있다 문득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왔다.








위의 왼쪽사진은 데브프라야그에서 강을 건넜던 다리이며, 오른쪽은 절의 입구이다. 무성한 잔디와 풀들 그리고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데브프라야그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이 있기는 하나, 오는 데 까지 시간이 두 배는 더 걸리고 버스의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친구들을 모아 택시를 대절해서 같이 와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편이 가장 손쉽고 또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바이크 운전에 능숙한 사람들은 바이크로 오기에도 거리상 충분하지만, 공사중이라 길을 파놓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구간들이 많기 때문에 길이 울퉁불퉁하고 흙모래가 많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결정할 사안인 것 같다.

사실 갠지스라고 불리는 것은 영어식 발음이고, 인도사람들은 Ganga, 강가라고 부른다. 특히 마더 강가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인도의 문명이 이 강가로부터 시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품는 어머니를 의미하는 대자연 강가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데브프라야그가 더 특별히 느껴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리시케시에서 관광객들이 많은 찾는 곳은 람 쥴라(Ram Jhula), 락스만 쥴라(Laxman Jhula), 타포반(Tapovan) 이렇게 세 곳이다. 데라둔 공항에서 리시케시를 향해서 온다면 람 쥴라에 가장 먼저 도착 그리고 락스만 쥴라, 타포반의 순으로 가게 된다. 타포반 쪽으로 갈수록 산과 가까워져 지대가 높아진다. 그리고 혼잡한 느낌의 람 쥴라 같지 않은 좀 더 히피적인 느낌이 나는 타포반쪽으로 갈수록 현지 관광객보다는 외국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람 쥴라는 갠지스 강과의 연결성이 좋기 때문에 인도 현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인도의 휴가철이 시작되는 5월부터는 날씨가 말도 못하게 더워지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쪽으로 많이 이동하고 대신 인도 관광객들이 많이 몰린다. 그래서 5월의 람 쥴라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메워진다. 단체로 오는 관광객들도 많고 다들 복작복작한 느낌으로 몰려다니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람 쥴라는 그런 인도 현지스러운 매력이 있다. 리시케시를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2-3월부터 4월 그리고 9월부터 11월 사이인데, 보통 한여름인 6-8월 사이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관광객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 북적거리는 람 쥴라 다리를 건너기 위한 한 가지 꿀팁이라면 우기와 겨울을 제외한 성수기 때에는 람 쥴라 다리를 통과하는 배를 이용하는 것이다. 외국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팁이고 나도 처음에 갔을 때는 몰랐던 것이다. 성수기 때의 람 쥴라 다리는 사람과 오토바이, 배달원, 원숭이 그리고 그 틈에 다리 전체를 막고 그룹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어져 뒤섞여 말도 안되는 진풍경을 발산한다. 그래서 그 조금만 다리 하나 건너기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많이 든다. 하지만 배를 이용하면 강 건너 람쥴라 택시 스탠드까지 한 번에 물을 건너 지나간다. 가격은 편도 10루피, 왕복은 15루피이다. 정해진 시간은 없고 배가 끊기기 전에만 탑승하면 되는데, 마지막 배는 보통 저녁 6시 30분 정도이다. 기타 바완(Geeta Bhawan)을 지나 갠지스 쪽을 보면 보트 탑승장과 티켓 판매소가 보이는 곳이 보인다. 람 쥴라 다리에서 파르마트 니케탄 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해 얼마 지나지 않은 곳이다. 내리는 곳은 갠지스 강 반대편의 람 쥴라 택시스탠드 바로 앞쪽이다. 돌아올 때도 같은 곳에서 탑승하면 된다.


갠지스 강을 등지고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더 많은 요가학원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골목골목 많은 게스트 하우스들과 레스토랑, 카페들이 있다. 람 쥴라의 게스트하우스는 성수기때에는 1박에 600-700루피 정도의 방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여름과 우기때에는 500루피정도로 협상해 볼 수 있다. 만약 장기로 투숙하는 경우에는 한 달치로 숙박한다고 하고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다. 대략 가장 저렴한 1박에 600루피인 방에 30일 머문다고 하면 한달에 30만원 가량으로 숙박비를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빨래는 손빨래, 에어컨은 없을 것이며, 전기는 하루에도 몇번씩 나간다. 그렇게 따지면 싸지만은 않다.

식사비용은 어디에서 먹느냐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난다. 인도 현지식이 괜찮다면 한 끼에 100루피정도면 양껏 먹을 수 있다. 기타 바완같은 아쉬람 내에서 식사하면 탈리(식판에 이것저것 밥과 반찬이 나오는 현지식)가 60루피로 아주 저렴하다. 하지만 식사 후 커피다운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식사 비용 만큼의 커피값이 나간다. 카페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70루피정도, 카푸치노는 90-100루피 정도 한다. 티스탠드에서 마시는 챠이 또는 현지식 커피는 10루피에서 15루피 정도로 저렴하다. 



람 쥴라에서 오토릭쇼를 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 택시 스탠드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마켓으로 나가는 쉐어오토 가격은 10루피이며, 개인 오토릭쇼는 200루피 정도한다. 편도 200루피를 내고 개인 오토릭쇼를 탈 바에는 하루 바이크를 렌트해서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스쿠터 종류는 500-600루피 정도면 하루 대여할 수 있다. 물론 국제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다면 말이다. 요즘은 국제 운전면허증 발급이 아주 쉬워졌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실 때 꼭 소지하면 만약을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꼭 알아둘 것은 인도와 차도 구별이 애매한 리시케시에서 운전하기가 처음에는 매우 겁난다는 점이다. 특히 다리를 건널 때에는 전쟁터를 건너는 기분이 들 것이다. 만약 동남아 같은 데에서 많이 운전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과일이나 먹을 것을 사러 바깥으로 나갈 경우에는 꼭 가방을 갖고 가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과일봉지를 들고 다니다가는 원숭이의 습격을 받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객실에서도 발코니에 음식이 있으면 원숭이가 찾아든다. 방 안으로도 들어오기 때문에 방충망이 없다면 문은 꼭 닫아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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