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 5년짜리를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간단히(?) 받고 다시 인도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5년 관광비자 승인과정은 아래 링크된 포스팅에서 확인해 보세요!

2020/01/12 - [요가, 명상] - 인도 관광비자 5년 신청 그리고 승인


제일 처음 인도 여행을 했을 때는 아시아나 인천-델리 왕복 직행 티켓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서 편안하게 여행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왕복 티켓을 끊지 않게 되면서 티켓의 부담이 조금 더 늘게 되었지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 왕복을 끊을 수는 없으니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비행기 티켓은 왕복으로 예약할 경우 더 저렴하다. 



짬짬이 티켓을 검색하면서 가격 변동 및 가장 저렴한 티켓을 주시하고 있던 차에 비엣젯 항공사의 티켓을 발견했다.

경로는 인천-하노이-델리. 하노이에서 5시간 경유 대기시간이 있었다. 

기내반입 수하물 7kg, 부치는 수하물 20kg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3,4일 고민하다가 예약하기로 결심하였다. 사실 가격적인 면에서 가장 좋았지만 가장 걸렸던 부분은 수하물 연결 수속이 불가능하여 하노이에서 내려서 이미그레이션을 지나 짐을 찾아서 기다렸다가 다시 짐을 부쳐야 한다는 점이었다. 짐 찾고, 다시 체크인을 해야한다니, 끔찍했지만 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감내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비엣젯 웹사이트에서 바로 티켓을 예매한 것이 아니고, 온라인 여행사 사이트를 통해서 티켓만 예약한 것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비엣젯에서 내 항공권은 아예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서 티켓을 예약하더라도 항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확인하는데,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조차 안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어쩔 수 없이 고객센터로 문의하여 예약을 확인 받았다. 직접 예약 확인이 가능하다면 수하물 추가도 바로 결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 건도 따로 문의 해야했다. 그리고 결제는 무조건 통장이체로만 가능하다. 가격은 인천-하노이 29,000원, 하노이-델리 29,000원. 총 금액 58,000원으로 20kg를 추가할 수 있었다.

총 40kg나 되는 수하물을 들고가기로 한 건 한국음식을 좀 들고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인도에 도착하면 한동안은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 머물 계획이었고, 저번에 인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을 때 음식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있다.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고, 꼭 김치가 없더라도 매운 음식이 있으면 불편함 없이 어디든 있을 수 있었는데, 인도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 음식이 많이 보편화 된 곳이 아니고, 모든 음식이 다 카레이기 때문에 매일 매끼 카레를 먹다 보면 어느날 그냥 더이상 쳐다보기도 싫어질 순간이 오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있는 음식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음식을 다 뭉근하게 졸여서, 혹은 푸~욱 오랜시간 끓여서 조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떡이나 무채 같은 식감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왔고, 한번 들이닥친 그 그리움들은 오랜시간동안 지속되었다.

어찌저찌하여 40kg를 정확하게 맞추어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추가 수하물 관련하여 직원과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기내수하물은 들고 있는 가방 모두가 7kg이내여야 한다고 하여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 보았는데, 손가방까지 무게를 잰다는 후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맞춰가는 게 마음이 편하여 기내 가방은 노트북가방에 이리저리 조금 더 끼워넣어 7kg정확하게 맞춰서 체크인을 하였다. 기내 수하물용 가방은 그것 하나밖에 없어서 무게를 재긴 했는데, 그 가방에 핸드백이 있었더라도 핸드백 무게를 재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좌석은 많이 좁았고, 의자도 지금까지 타본 저가 항공사 중 가장 불편했다. 



그나마 체격이 큰 편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5시간을 버텨 하노이에 도착했다.



하노이에 도착해서 2시간 정도 기다려 다시 체크인을 하러 카운터로 갔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5년짜리 관광비자를 갖고 있었음에도 왕복티켓이 없으면 발권해줄 수 없다고 하였다. 보통 도착비자가 아니고 5년 복수입국 가능한 비자라 설명을 했지만, 아무런 소용없이 단호박처럼 무조건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 되어 왔다. 결국 24시간 이내에 최소한의 수수료로 취소가능한 티켓을 예약한 후에야 발권이 되었다.

하노이-델리행 비행기는 인천-하노이행 비행기보다 좌석이 더 여유가 있었다. 인도사람들이 몸집이 더 크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비행기 좌석 사이즈도 달라지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훨씬 더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쭉 걸어 오다 보면 입국 심사하러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인다. 끝까지 내려가 오른쪽으로 보면 e-visa 입국 심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더 앞쪽으로 가면 모든 외국인 여권 소지자용 e-visa카운터가 보이고 거기에서 통과하여 나가면 짐 찾는 곳이 나온다. 
입국 심사를 하면서 인도에는 얼마나 있을건지, 왕복티켓이 있는지는 전혀 물어보지 않았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입국 심사대에서 여행객들과 그렇게 잡담을 많이 떠는 심사관들이 꼭 한두명은 있다. 뒤에는 사람들이 엄청 줄 서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입국 심사에 필요한 질문은 당연히 할 수 있지만,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사적인 질문들까지도 많이 하는 것을 본다. 약간 뭐랄까.. 호텔 카운터 직원같은 느낌이다. 얼굴에도 미소를 띄고 입국객들과 소담을 나눈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델리에서도 차로 6시간정도 더 가야 하는 곳이어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벌써 다음날 새벽이 밝아져 왔다. 소똥 냄새를 맡으면서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여 피곤한 몸을 누이고 나니 드디어 아... 나 다시 인도에 왔구나... 하는 현실감이 몰려오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Aarti는 신에게 빛을 바치는 푸자 의식 중의 하나이며 힌두 의식이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something that removes darkness' 즉 어둠을 밝혀주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신에게 헌정하는 노래와 함께 의식이 진행되며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어둠을 환하게 비추어 줄 빛의 깨끗함을 입을 수 있다.



리시케시는 갠지스강이 흐르고 있고, 아르띠는 항상 갠지스 강 옆에서 거행된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메인이라고 부르는 가장 큰 아르띠는 트리베니 가트(Triveni Ghat)에서 거행되는 아르띠로 리시케시 시내 중심부에서 진행된다.



트리베니 가트에 들어서면 보이는 동상이다. 

아르띠가 열리는 장소로 오기 전 그 주위의 마켓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리시케시 마켓은 메인 로드를 중심으로 오른쪽 왼쪽으로 펼쳐져 있는데, 아르띠가 열리는 트리베니 가트 근처에는 옷 가게, 신발 가게나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이 있다. 그 반대쪽으로 가면 과일등을 살 수 있는 농산물 마켓이 있다.


 

트리베니 가트 주변의 풍경들이다. 다양한 색깔의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트리베니 가트 안으로 들어오면 위의 사진들처럼 동상들도 볼 수 있고 여러가지 악세서리들을 판매하는 노점들도 눈에 띈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바쟌이 열리는 즉, 신에게 헌정하는 노래를 부르고 연주하는 무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 바로 앞쪽으로 신발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아르띠 의식을 행할 때에는 신발을 신을 수 없기 때문에 그곳에 신발을 맡기고 들어간다. 신발을 건네주면 아저씨께서 번호를 말해주는데 그 번호를 꼭 기억했다가 나중에 신발을 찾을 때 말해주면 다시 신발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키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웬만하면 신발이 없어지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신발을 벗고 오른쪽으로 가면 계단이 보이고 그 위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카펫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갠지스 강 바로 앞쪽에 일렬로 단상들이 쭉 하고 놓여져 있다. 그곳이 바로 아르띠가 거행되는 동안 사제들이 불이 밝혀진 대를 들고 서 있는 곳이다.

아르띠가 거행되는 시간은 계절마다 다른데, 여름에는 6시 반 경, 겨울에는 5시가 조금 넘으면 시작이 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에 의식이 거행되며 쉬는 날 없이 매일 진행된다.

트리베니 가트의 아르띠는 리시케시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의식으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불의 의식이 끝나갈 즈음 사람들은 강가로 내려가 물을 머리에 끼얹고 준비한 꽃을 갠지스 강에 바치며 소원을 빈다. 갠지스 강물은 40도가 웃도는 한여름에도 언제나 얼음장처럼 차갑다.




위의 사진처럼 만든 작은 꽃바구니는 주위에서 10루피나 20루피 정도에 쉽게 살 수 있다. 꽃바구니 안에도 향과 기름에 적셔진 초가 놓인 작은 황토그릇이 들어있어서 갠지스 강에 바치기 전 그 곳에 불을 지피고 염원을 빌며 강에 띄워보낸다. 나는 습관적으로 꽃을 보면 향을 맡는데, 한 번 그랬다가 옆에 계신 인도 아주머니가 놀라면서 뭐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신에게 바칠 꽃인데 냄새를 맡으면 어떡하냐면서 말이다. 전 몰랐으니까요..... 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절대로 그런 용도의 꽃은 냄새를 맡지 않는다. 의식이 끝나갈 무렵 불이 얹혀진 쟁반을 사람들 쪽으로 돌린다. 서로 번갈아가면 불을 머리에 입히는 동작들을 반복한다. 

보통 의식이 끝나고 나면 프라사담(Prasadam)이라고 스위츠 즉 달달한 간식들을 주는데, 그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다. 트리베니 가트에서는 별사탕처럼 생긴 것들을 의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맛은 별사탕보다는 덜 달고 좀 밍밍하지만 뭐 그럭저럭 괜찮다.





아르띠가 끝나고 나면 해는 거의 저편으로 넘어가 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의 그 몽롱한 분위기도 즐길만 하다. 날이 춥지 않다면 그곳에 잠시 머무르면서 여운을 뜸들이다 가는 것도 좋다.

전에 인도에 있었을 때 한 캐나다 여행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한국사람이 인도 관광 비자 1년짜리 신청하는 일이 좀 복잡했었고, 90일에 한번씩은 비자런을 해야 했던터라(한번 입국시 최대 90일 체류 가능은 지금도 같다) 장기 여행을 계획 중이던 나로서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돈도 훨씬 많이 들었다. 



비자 신청시 1년치 여행 계획서까지 자세하게 작성하여 제출해야 했었는데, 사실 그땐 인도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기 때문에 지도 보면서 어디를 갈지 공부하고 계획서 만드느라 그 시간만 해도 꽤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계획서대로 안가도 괜찮지만 그래도 이런 계획이 있다 정도를 증명해야 했기 때문에 허접하게 할 수는 없었다. 여행지 이동시 어떤 운송수단을 이용하는가도 적어내야 했었다. 여행하다보면 다음날 그냥 훌쩍 떠날 수도 있는데, 그런 계획까지 짜야 하는 걸까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캐나다 여행객을 만났을 때도 비자 때문에 출국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어서 우연찮게 물어보게 되었는데, 그 캐나다 여행객의 말로는 아메리카 사람들은 인도 비자를 받기가 아주 쉽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냥 신청만 하면 10년 짜리 비자를 내준다고 했다. 게다가 최대 체류 기간도 6개월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인도 사람들이 북아메리카로 많이 넘어와 살기 때문에 교류가 더 활발하다고, 그런 이유로 비자를 쉽게 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이해는 갔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도가 그리 매력적이고 인기 있는 여행지는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 e-visa가 최대 5년 짜리까지 신청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여전히 한번 입국 시 최장 체류 기간 90일 이지만 말이다. 180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어찌됐든, 복잡한 일년치 여행 계획서 만들 필요 없이 신청할 수 있으니 훨씬 좋아진 건 확실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도 5년 관광비자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후기 등도 거의 없어 정말 이렇게 하면 나올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냥 안전하게 1년짜리를 신청할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사진: 사이즈 2인치x2인치 정사각형모양 JPEG파일

여권 스캔본: PDF


사진은 사실 집에서 찍어보려고 했으나 내 카메라가 좀 좋지 않은 탓도 있고, 얼굴도 왜 이렇게 좌우 대칭이 안되는지, 그리고 귀를 보이게 하려고 머리카락을 다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진만 찍으면 귀 윗부분밖에 보이지 않는 건지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냥 사진관에서 찍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사진의 사이즈. 그리고 파일의 형식이다.

파일을 JPEG파일이나 PDF파일로 변환하는 방법은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금방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또한 스텝 바이 스텝 자세한 신청서 작성 가이드도 인터넷상에 많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성실하게 묻는 질문에 다 대답을 한 후에 마지막에 사진을 업로드 한다. 사진 픽셀도 지정되어 있으니 그거에 맞게 크기 조정해서 업로드 하면 된다. 사진이 일단 업로드 되면 화면에 보이니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여권 파일도 PDF형식으로 업로드 하고 나서 Preview 라고 되어 있는 미리보기를 눌러주어 내용물이 올바르게 업로드 되었는지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작성했던 모든 내용들을 토탈 리뷰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온다. 하나 하나 꼼꼼하게 읽어보자. 비자 신청 같은 경우는 사진이 흐릿해도, 작은 실수가 하나 있어도 거부당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돈도 날리고 시간도 두 배로 투자해야 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기 때문에 꼭 꼭 두 세번씩 다시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확실하면 그때 마지막 지원하기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ID번호가 주어지는데, 그 번호를 입력하면 현재 비자 승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한 이메일로도 온다. 거기에는 72시간 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는 금요일 오후 늦게 신청하여 일요일 정오에 Visa status: Granted 라고 적힌 이메일을 받았다. 기간은 5년, 그 안에 몇 번이고 입국할 수 있으며 한 번 입국시 최대 체류기간은 90일이 관광비자를 말이다.


발리의 창구(Canggu)지역은 핫 플레이스이다. 말 그대로 항상 끊임없이 무언가가 계속 진행된다. 맛있는 음식점, 카페, 좋은 뷰를 가진 바닷가, 독특한 테마의 바, 레스토랑, 힐링이 되는 마사지, 요가, 서핑, 밤생활을 즐겁게 해 줄 파티, 이런 모든 것들을 창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이 레스토랑을 알게 된 것이 사실은 너무 기쁘다. 다른 이유를 떠나서 우선 너무 맛있기 때문이다. 발리의 초록색 라이스 패디를 바라보며 즐기는 두껍고 촉촉한 프렌치 토스트 그리고 건강 스무디와 커피. 뭐 이 정도면 거의 완벽을 넘어선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이름하여 와룽 구떼(Warung Goûthé)

프랑스 사람이 하는 작은 카페/레스토랑이다.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이 곳은 프렌치 토스트가 맛있다고 하여 거기에 꽂힌 채 찾아갔다. 들어서서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마자 다른 메뉴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일단 프렌치 토스트부터  주문했다.

나는 플레인으로 주문했다. 곁들여져 나오는 크림이 다른데, 초콜릿이랑 다른 맛 이렇게 두 가지 정도가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프렌치 토스트의 두께부터 다르다. 그리고 속은 촉촉하다. 곁들여져 나오는 크림이 먹는 동안 빵을 더욱더 촉촉하게 해 주었다. 이거 하나만 먹어도 충분히 점심이 될 만큼 배가 불렀다. 



그리고 이렇게 베이컨도 같이 곁들여 나온다. 바삭바삭하게 튀기듯이 구워낸 베이컨이다. 베이컨 너무 맛있지만 평소에는 안 먹으려고 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이런 날은 그냥 먹어주는 것이 예의인 듯 했다.





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오픈 공간의 안쪽으로 테이블이 들어서 있다. 야외 테이블이 있는 공간도 옆쪽으로 마련되어 있다.

와룽 구떼에 느긋하게 앉아 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가 있는 곳이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좋은 날 발리의 농축된 향기 속에서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비집고 들어선 낯선 공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와룽 구떼에서는 프랑스 주인장과 직원들이 직접 빵을 굽는다. 메뉴도 복잡하지 않고 깔끔하다. 토스트, 샌드위치 종류나 간단한 점심 메뉴도 있다. 특히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르기에 아주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직접 만든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위의 프렌치 토스트와 베이컨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비건, 건강식의 레스토랑은 아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더 맛이 있다. 우유도 저지방 우유는 맛이 없지 않은가. 물론 매일 이런 식으로 먹다가는 거대해지기 딱이지만 말이다.



가격대는 대략 한 메뉴에 만원 안쪽이다. 동남아시아의 물가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많이 있지만, 사실 발리도 물가가 엄청 많이 뛰었고,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은 그렇게 싸지만은 않다. 커피나 디저트를 포함한 한 끼 식사를 하려면 적어도 만 오천원 정도는 든다. 


그렇지만 이런 분위기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그 독특함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게다가 음식까지 훌륭하니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러웠다.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각이 딱 하고 나오는 그런 친구들이 항상 있었다.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렇다고 전문 댄서가 될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잊고 지내다 문득문득 춤 잘추고 싶었던 그런 마음들이 훅 하고 올라올 때가 있다.

어느 날 지금이 바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을 때, 조금이라도 더 젊고 건강할 때 해보자 라고 말이다. 그래서 폴댄스를 등록하였다. 



내가 등록한 곳은 발리의 메인 로드인 선셋 로드(Sunset Road)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스미냑쪽으로 빠지기 전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 100미터 정도거리에 있는 Kerobokan Kelod에 위치해 있었다. 1층에는 필라테스 교습소가 있고 위로 올라가면 폴댄스 연습실이 있다.


발리의 폴댄스 교습소를 알아보고는 웹사이트에 있던 이메일 주소로 연락을 했더니 며칠 있다 답장이 왔다. 와쌉(Whatsapp)으로 연락을 달라고 하여 메신저로 차근히 설명을 들었다. 중급반도 있었고, 한 번씩 클래스에 참여하는 드랍인 클래스도 있었지만 나는 초보자였기 때문에 Beginner workshop에 등록했다.

나를 포함하여 6명의 아름다운 여성들이 같이 수업을 들었다. 


비기너 워크샵은 한 달 코스였고 한 시간짜리 수업이 일주일 두 번 있었다.

처음 폴 옆에 섰을 때에는, 한마디로 좀 부끄러웠다. 폴 댄스가 쉽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근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여성적인 섹시함을 자신 있게 표현해야 된다는 점이었다. 

시작은 폴 옆에 서는 것에서 부터였다. 그리고 천천히 폴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아주 아주 천천히, 의식적으로 발 한걸음씩 한걸음씩 옮기면서 말이다. 기초적인 용어들과 동작들을 익히는 것으로 2주가 흘렀다. 

3주째 부터는 음악을 틀어 놓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폴 위로 올라가는연습에 들어갔다. 나의 엉덩이가 이렇게 무섭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아니면 미끄러운 내 발 탓을 해야 하는 건지도 몰랐다. 날쌘돌이처럼 챱챱하고 잘도 올라가는 고등학생 친구를 보며 나이탓도 해 보았다. 마지막 주에는 자신이 연습곡을 지정하여 안무도 짜야 하는데, 큰일이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들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폴 댄스는 동작이 끝난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나와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동작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폴을 잡고 날아서 휙 돌고 내려와 다시 아름다운 포즈를 취하고 부드럽게 이어 다음 동작으로 나가야 한다. 

집에는 폴이 없기 때문에 장농 문 열어놓고 연습하다 멍들어가면서 마지막 워크샵 발표회 준비를 했다. 




다들 신중하게 음악을 선정하고 한달 동안 배운 기본 동작들로 안무를 짜왔다. 최선을 다해 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비기너 이기에 얼마나 잘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었다. 

평소에 생각만 하던 어떤 것에 도전하기까지가 힘이 들지만, 한 번 그 안으로 들어가면 그동안 망설여지던 모든 것이 즐거움으로 바뀌어버린다. 그런 의미가 있던 도전이었다. 


사드구루(Sadhguru-Jaggi Vasudev}를 알게 된 이후 그의 유튜브 영상을 많이 들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니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들에 대한 말씀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오쇼는 말을 천천히 하기 때문에 자꾸 듣다가 놓치게 되어 책으로 읽는 편이 좋았다. 

사드구루는 많은 인도 구루들 중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 편이고, 게다가 언변이 뛰어나다. 지금 미국 등지에서 큰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요인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드구루의 비영리 단체인 Isha Foundation에서는 여러가지 일들을 한다. 크게 나누자면 요가나 명상 코스가 있고, 지역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 나무 심기 캠페인(물부족 상태를 개선하고 자연을 복구하자는 취지로), 여러 곳에서의 무료 강연 그리고 Isha Shoppee(이샤 쇼피)라는 영리목적의 샵을 운영한다. 요가나 명상 코스 또는 샵에서의 금액은 개인으로 가는 것이 아닌 이샤 센터에서의 봉사프로그램운영 및 활동비로 사용이 된다.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자원봉사자들이다. 

요가 코스 중에서는 요가 지도자 과정과 단기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이샤에서의 요가 지도자 과정은 5-6달 정도 걸리는 장기 프로그램이며 Isha yoga center가 있는 인도 남부의 타밀나두(Tamil Nadu)지역의 Coimbatore(코임바토르)에서만 진행이 된다. 가격도 꽤 하는 편이어서 정말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이 사정상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단기 프로그램은 일주일정도 되는 프로그램들로 인도 전역에 있는 센터나 홈페이지에서 등록이 가능하다. 언어도 영어 또는 그 지역의 현지언어로 나누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명상 프로그램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코스인 Inner Engineering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코임바토르 센터에서 듣고 싶었는데, 첸나이(Chennai)에서 듣게 되었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인텐스 프로그램은 시간을 많이 뺄 수 없는 직장인이나 비지니스맨들을 위해 만들어 져서 총 기간은 보통 프로그램보다 짧다. 하지만 대게 영어로 진행이 많이 되고 식사도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비싼 편이긴 하다.

첸나이에는 Isha Life라는 큰 센터가 있다. 거기에는 Isha Shoppee라는 영리목적의 이샤 샵이 있고 이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같이 내점되어 있다. 그리고 코스를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옆쪽으로 마련되어 있다.

Inner Engineering코스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미리 가서 길을 파악해 놓을 겸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간 길에 쇼핑도 좀(?) 했다. 유기농이나 건강제품 관련들이 많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다.

코스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는 종일 프로그램이다. 점심과 간식을 제공한다. 코임바토르 센터에 가면 수천명의 식사를 준비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훌륭한 식사가 제공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은 바가 있었다. 



게다가 방문자 누구나 가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샤 센터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로 아쉬람 식당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샤 라이프는 돈을 내고 먹는 보통 레스토랑이지만, 코스를 듣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식사를 제공했다.



순수 채식을 이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동했다.


프로그램의 진행은 이러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사는 사드구루에 의해 트레인을 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중반 정도까지는 사드구루의 영상들을 보면서 왜 우리가 여기에 이런 명상 코스를 들으러 왔으면 여기에서 우리가 배워가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설명해준다. 

네 번째 날 오전에는 첸나이에 있는 바닷가에서 유대감 형성을 목적으로한 팀빌딩이 있었다. 바닷가에서 프리스비를 던지고 받는 등 여러가지 게임을 하며 보냈다. 실제적인 테크닉에 대해서는 코스 중반이 넘어서야 하나씩 가르쳐준다.

이 포스팅에서는 명상 코스의 내용에 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기에서 배워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가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은 Shambhavi mahamudra를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가 명상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테크닉이라고 설명을 해둘 수 있을 것 같다. Inner engineering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 내면을 우리가 원하는 상태로 작동하게 하는 공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스는 6일동안 진행되었고, 6일 동안 하루 종일 앉아 있자니 힘은 좀 들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코스가 끝나고 나면 와쌉이라는 메신저를 통해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매일매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지를 2달 정도 체크한다. 처음 2달 동안은 하루에 두 번씩 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그 보고를 채팅방으로 하게 함으로써 우리 일상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발리의 짐바란(Jimbaran)은 발리 남부의 누사두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차로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짐바란 하면 씨푸드 바닷가가 유명하다. 밤이 되면 해안가를 따라 넓게 자리 잡은 레스토랑들이 뿜어내는 해산물 바베큐의 연기로 바닷가 전체가 자욱했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발리끄(Balique)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금방 찾아볼 수 있지만, 짐바란에는 의외로 괜찮은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다. 

짐바란 바닷가로 향하는 메인 로드를 지나다보면 조그만한 발리끄 간판이 보인다. 발리끄는 주차할 곳이 정말 마땅치 않다. 차를 타고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차라리 오토바이나 택시를 타고 가는 편이 나을 듯 하다. 택시를 타고 간다고 해도 기사님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간판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들어서자마자 웨딩파티같은 선명한 색감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색들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색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발리끄 전체의 분위기는 편안한 자연의 느낌이다. 나무로 된 틀과 천장이 있고, 레스토랑 앞쪽으로 보면 커다란 가든이 있어서 녹색의 느낌도 한껏 살렸다. 그리고 테이블에 놓인 꽃들이나 카운터만 보더라도 주인장의 감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칵테일이나 커피를 만드는 카운터 쪽도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등이나 샹들리에가 안티크적인 분위기에 동참한다. 






메뉴도 안티크적인 닥지같은 데에 인쇄된 나무판 메뉴를 들고 직원이 다가온다. 메뉴는 평범했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나 버거 종류, 스테이크 종류 그리고 인도네시아 음식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미고랭이나 나시고랭은 사실 현지 레스토랑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레스토랑에 이 메뉴들이 있으면 왠지 꼭 한번은 시키게 된다. 그래서 그 흔한 나시고랭과 버거를 주문하였다. 


신선한 샐러드, 맛있는 패티 그리고 씹는 맛이 살아있는 감자튀김이 나오다면 버거는 오케이이다. 뭐랄까, 특제 무슨 버거 같은 거창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정성스럽게 맛있게 만든 버거라는 느낌이 더 맞을 것 같다.

나시고랭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길거리 음식점에서 파는 싸구려 소스와는 다른 풍미를 지니고 있었고, 무엇보다 양이 엄청 많았다. 물론 나의 기준에서이겠지만 내가 엄청 배불러 할 정도면 양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부로 들어서서 정면을 바라보면 식당이고 오른쪽으로 살짝 방향을 돌리면 또다른 문이 나오는데, 그곳이 앤티크 제품들을 파는 부티크 샵이었다. 이건 순전한 나의 짐작이지만 발리끄라는 이름이 앤티크와 부티크를 합쳐서 나온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앤티크 제품들을 팔고 그런 테마로 꾸며진 발리의 레스토랑과 샵, 뭐 이 정도일 듯 하다.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부티크 샵으로 들어가는 문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전등이나 티포트, 찻잔 같은 것들이 장식되어 있는데, 앤티크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 눈이 즐거운 것 또한 먹는 것 만큼이나 큰 즐거움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발리끄는 두가지를 다 충족시켜 주었던 레스토랑이다.






















 

창구(Canggu)는 내가 발리에서 아주 좋아하는 지역이다. 발리적인 느낌이 희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관광객들, 특히 젊은 층의 서퍼들, 배낭여행객들, 디지털 노매드들로 시작하여 지금은 굉장히 좋은 레스토랑 및 카페들도 많이 들어서 있다. 그 살아있는 분위기가 심장을 뛰게 하는 곳이다. 

따스한 햇살, 자유로운 사람들, 웃음소리, 블랙 샌드 비치, 아무리 먹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음식들, 라이브 뮤직, 파티 등등 모든 것들이 한 곳이 모여있다. 물론 아름다운 자연이 곁에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요즘에는 요가원들도 많이 늘어서 드랍인 클래스를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 중 한 곳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Cafe Crate

처음 갔을 때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첫 느낌은 이랬다. 호주의 퀸즈랜드에 '서퍼스 파라다이즈' 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젊은 층의 호주 국내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바닷가로 쭉 연결이 되어 있어 일상이 바닷속으로 젖어드는 장소. 크레이트는 그런 느낌이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내부 인테리어였다. 공사하다만 미완성 건물의 느낌이었다. 벌써 느낌이 좋았다. 독특했다.

아래의 사진은 초창기 때의 사진이다. 테이블이 내부에 몇 개 바깥으로 2개 정도 있었다. 갈 때마다 항상 사람들로 가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음식 때문이다. 깔끔하고 양도 많고 무엇보다 맛있다. 


 

지금은 조금 더 넓어져서 위와 같은 느낌이 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비슷한 것 같다. 메뉴도 벽판에 페인트로 칠하고 써 놓은 컨셉으로 적혀 있다. 

간단한 토스트부터 아침식사, 건강 주스, 스무디 볼, 무겁지 않은 점심 메뉴 등이 있는데, 음식이나 음료의 이름들이 재료에 맞게 독특하게 이름붙여져 있다. 예를 들면, 'Veto' 같은 메뉴는 Toast, Vegimite, Smash avocado가 들어가고, 'It's a wrap'은 말 그대로 랩이다. 'Eggxelent'는 계란 즉 'egg'가 들어간 아주 'excellent'한 토스트이다. 메뉴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다 다시 눈에 띈 건 'So corny'(fritter, salsa, salmon, poached egg)라는 메뉴였다. 웃음이 나왔다.






나는 랩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선 랩을 주문했다. 그리고 'Carolime'이라는 이름의 주스도 같이 주문했다. Carrot, Orange, Lime이 들어간 주스이다. 어쩜 이리 말도 잘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식사는 물론 만족스러웠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대략 7천원 정도이고 음료나 커피를 더한다면 4천원 가량을 추가하면 된다. 

식사 후 커피도 주문했는데, 호주에서 마셨던 것 같은 세팅으로 서빙되었다. 라떼를 텀블러잔에 주는 거나 휴지로 글리스를 감싸서 주었던 것 등도 호주를 생각나게 했다. 마시려고 하니 발리 커피의 향이 훅 하고 올라와서 역시 여기는 발리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창구 근처에 머물로 계신 분들이라면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양한 상태(?)의 외국인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게 한동안 앉아있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돌아가고 싶지 않아'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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