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흐르는 아름다운 갠지스강변에 위치해 있는 Vashistha gufa(cave), 바시스타 동굴은 리시케시에서 2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Vashistha'라는 인도의 성인이 명상을 하였던 곳이라 후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 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완만한 산등성이를 몇 개 돌아 지나가면 도착할 수 있다. 예전에는 길이 아주 엉망이었지만 지금은 도로 포장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입구에 도착하면 오래된 건물이 하나 보인다. Ashram이라고 되어 있으나 아무도 지내지 않는 곳 같아 보인다. 아마도 밤에 누군가가 머물렀다 가는 장소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이 곳을 지나 길을 따라 가면 계단이 나오고,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동굴 입구로 갈 수 있다.



계단을 다 내려가면 민가가 왼쪽으로 몇 개 보이고 물론 소들도 볼 수 있다. 햇살이 좋은 날 여유롭게 여물을 먹고 있는 소들을 보니 왠지 모를 시간의 묵직한 흐름이 느껴진다.





그리고 Vashistha Temple이 눈앞에 보인다. 안에 들어갈 때는 밖에 꼭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가야 한다.

자그마한 절 옆으로 커다란 나무가 햇살에 빛나고 그 뒤로는 암벽산이 위치해 있다. 절이 그저 작게만 느껴진다. 절 안으로 들어가 잠깐 앉아 있다 나와 옆으로 나 있는 문을 지나 동굴로 향했다.


절 입구. 절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있다 나와도 괜찮다.







갠지스강변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는데 돌아와 확인해 보니 정작 동굴 사진은 찍은 것이 없었다. 강변에 돌들이 많이 깔려 있었고 그 돌들은 거의 다 보랏빛을 띄고 있어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진으로 찍어 남기고 싶었는데, 사진이 전혀 표현되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동굴은 한 사람이 앉아 명상할 수 있는 정도의 작은 장소였다.




강 근처를 이리저리 둘러보면 조금 안쪽으로 난 조용한 장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한나절 평화롭게 보내기 딱 좋은 장소이다.








평화로운 강 주변으로 사람들이 수영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갠지스 강물은 한여름에도 항상 얼음처럼 차갑다.



인도에서는 갠지스를 'Mother Ganga'라고 부른다. 생명의 원천이라 여겨지는 갠지스 강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Ganga는 갠지스강으로 외국사람들의 발음으로 Ganges, 즉 갠지스로 불린다.


리시케시를 방문중이라면 Vashistha 동굴에서 평화로운 나절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리시케시의 타포반(Tapovan)지역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래서 인도적인 느낌이 강하면서도 자연스레 서양의 문화도 스며들어 있다. 한가지 예로 락스만 쥴라나 람 쥴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기농 혹은 수입 제품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몇몇 눈에 띈다.



타포반 큰길로 나가면 Tattv Organic store, Arora Organic store가 나란히 있다. 

아로라에 들어서면 치즈나 그날 구운 비건(Vegan) 케익 등을 판매하는 곳이 양 옆으로 보인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올라가면 크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꽉 들어찬 공간이 나온다. 

유기농 오일, 커피, 차 등등으로 시작하여 현미나 치아씨드같은 몸에 좋다는 잡곡들도 있다. 한쪽으로는 간장이나 참기름, 태국 피쉬소스 등의 아시아 계열 수입 소스들이 있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다보면 이것저것 사고 싶은 물건들이 한가득이다. 물론 가격은 비싼 편이다. 

이것 저것 구경하다 커피와 간장을 사들고 가게를 나왔다. 매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좋지만 비용절감 측면에서 프렌치 프레스에 갈아서 나온 커피빈을 사서 마시기로 했다. 간장은.. 그냥 간장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리고 현지가게에서 판매하는 인도간장은 정말 간장이라고 할 수 없는 맛이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여기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이금기간장이나 일본산 키코만 간장을 산다. 


수입 제품들은 보통의 인도 현지 가게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비싸도 어쩔 수 없이 사게 되지만, 유기농 쌀 등은 현지 가게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곳에서 구매하지는 않는다.

가게를 나와 옆으로 보면 바로 Tattv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한국 라면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한국라면이라면 신라면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불닭볶음면이 굉장히 유명하다. 우리나라 라면에는 대부분 돼지기름이 들어간다고 해서 전에 이슬람 친구들이 한국라면을 살 때 신중하게 패키지 뒷면을 확인하던 기억이 난다. 수입용으로 판매되는 것은 돼지기름을 안쓴다고 들은 적은 있는데, 맛은 확실히 좀 떨어진다. 리시케시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채식주의자이기는 하지만, 먹어도 모르지 않을까 싶다.

Tattv위쪽으로 올라가면 갠지스강이 바로 보이는 카페가 나온다. 날이 좋으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 햇살을 즐기기에 아주 딱인 곳이다. 평화롭고, 아름답다.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산이 바로 눈앞에 보인다. 날이 좋으면 야외좌석은 항상 사람들로 만석이다.



카운터가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비건 베이커리가 있다. 쿠키, 케익, 페스트리 등등 종류는 그날 그날 조금씩 바뀌는 듯 하다.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기 때문에 더위를 피하러 오기도 한다. 리시케시 카페는 대부분 야외이기 때문에 에어컨 나오는 곳이 많지 않다.



음식은 다양하다. 

인도, 이스라엘, 이탈리안, 중식 등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다.



아쉬운 점은 제대로 된 커피머신이 없어서 커피를 즐기러 가기에는 좀 별로이다. 그 외의 음식들은 대부분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와이파이도 있기 때문에 노트북 사용할 일이 있다면 들고와 사용하기 좋다.



카운터로 들어가는 문 바로 앞쪽 야외 좌석에 자리가 있다면 그쪽으로 자리를 잡는다. 왜냐하면 갠지스 강이 바로 내려다 보이기 때문이다.



갠지스강은 항상 고요하고 차갑다. 하지만 느낌은 항상 따뜻하고, 깊다.


관광비자 5년짜리를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간단히(?) 받고 다시 인도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5년 관광비자 승인과정은 아래 링크된 포스팅에서 확인해 보세요!

2020/01/12 - [요가, 명상] - 인도 관광비자 5년 신청 그리고 승인


제일 처음 인도 여행을 했을 때는 아시아나 인천-델리 왕복 직행 티켓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서 편안하게 여행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왕복 티켓을 끊지 않게 되면서 티켓의 부담이 조금 더 늘게 되었지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 왕복을 끊을 수는 없으니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비행기 티켓은 왕복으로 예약할 경우 더 저렴하다. 



짬짬이 티켓을 검색하면서 가격 변동 및 가장 저렴한 티켓을 주시하고 있던 차에 비엣젯 항공사의 티켓을 발견했다.

경로는 인천-하노이-델리. 하노이에서 5시간 경유 대기시간이 있었다. 

기내반입 수하물 7kg, 부치는 수하물 20kg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3,4일 고민하다가 예약하기로 결심하였다. 사실 가격적인 면에서 가장 좋았지만 가장 걸렸던 부분은 수하물 연결 수속이 불가능하여 하노이에서 내려서 이미그레이션을 지나 짐을 찾아서 기다렸다가 다시 짐을 부쳐야 한다는 점이었다. 짐 찾고, 다시 체크인을 해야한다니, 끔찍했지만 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감내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비엣젯 웹사이트에서 바로 티켓을 예매한 것이 아니고, 온라인 여행사 사이트를 통해서 티켓만 예약한 것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비엣젯에서 내 항공권은 아예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서 티켓을 예약하더라도 항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확인하는데,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조차 안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어쩔 수 없이 고객센터로 문의하여 예약을 확인 받았다. 직접 예약 확인이 가능하다면 수하물 추가도 바로 결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 건도 따로 문의 해야했다. 그리고 결제는 무조건 통장이체로만 가능하다. 가격은 인천-하노이 29,000원, 하노이-델리 29,000원. 총 금액 58,000원으로 20kg를 추가할 수 있었다.

총 40kg나 되는 수하물을 들고가기로 한 건 한국음식을 좀 들고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인도에 도착하면 한동안은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 머물 계획이었고, 저번에 인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을 때 음식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있다.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고, 꼭 김치가 없더라도 매운 음식이 있으면 불편함 없이 어디든 있을 수 있었는데, 인도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 음식이 많이 보편화 된 곳이 아니고, 모든 음식이 다 카레이기 때문에 매일 매끼 카레를 먹다 보면 어느날 그냥 더이상 쳐다보기도 싫어질 순간이 오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있는 음식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음식을 다 뭉근하게 졸여서, 혹은 푸~욱 오랜시간 끓여서 조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떡이나 무채 같은 식감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왔고, 한번 들이닥친 그 그리움들은 오랜시간동안 지속되었다.

어찌저찌하여 40kg를 정확하게 맞추어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추가 수하물 관련하여 직원과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기내수하물은 들고 있는 가방 모두가 7kg이내여야 한다고 하여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 보았는데, 손가방까지 무게를 잰다는 후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맞춰가는 게 마음이 편하여 기내 가방은 노트북가방에 이리저리 조금 더 끼워넣어 7kg정확하게 맞춰서 체크인을 하였다. 기내 수하물용 가방은 그것 하나밖에 없어서 무게를 재긴 했는데, 그 가방에 핸드백이 있었더라도 핸드백 무게를 재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좌석은 많이 좁았고, 의자도 지금까지 타본 저가 항공사 중 가장 불편했다. 



그나마 체격이 큰 편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5시간을 버텨 하노이에 도착했다.



하노이에 도착해서 2시간 정도 기다려 다시 체크인을 하러 카운터로 갔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5년짜리 관광비자를 갖고 있었음에도 왕복티켓이 없으면 발권해줄 수 없다고 하였다. 보통 도착비자가 아니고 5년 복수입국 가능한 비자라 설명을 했지만, 아무런 소용없이 단호박처럼 무조건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 되어 왔다. 결국 24시간 이내에 최소한의 수수료로 취소가능한 티켓을 예약한 후에야 발권이 되었다.

하노이-델리행 비행기는 인천-하노이행 비행기보다 좌석이 더 여유가 있었다. 인도사람들이 몸집이 더 크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비행기 좌석 사이즈도 달라지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훨씬 더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쭉 걸어 오다 보면 입국 심사하러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인다. 끝까지 내려가 오른쪽으로 보면 e-visa 입국 심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더 앞쪽으로 가면 모든 외국인 여권 소지자용 e-visa카운터가 보이고 거기에서 통과하여 나가면 짐 찾는 곳이 나온다. 
입국 심사를 하면서 인도에는 얼마나 있을건지, 왕복티켓이 있는지는 전혀 물어보지 않았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입국 심사대에서 여행객들과 그렇게 잡담을 많이 떠는 심사관들이 꼭 한두명은 있다. 뒤에는 사람들이 엄청 줄 서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입국 심사에 필요한 질문은 당연히 할 수 있지만,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사적인 질문들까지도 많이 하는 것을 본다. 약간 뭐랄까.. 호텔 카운터 직원같은 느낌이다. 얼굴에도 미소를 띄고 입국객들과 소담을 나눈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델리에서도 차로 6시간정도 더 가야 하는 곳이어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벌써 다음날 새벽이 밝아져 왔다. 소똥 냄새를 맡으면서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여 피곤한 몸을 누이고 나니 드디어 아... 나 다시 인도에 왔구나... 하는 현실감이 몰려오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Aarti는 신에게 빛을 바치는 푸자 의식 중의 하나이며 힌두 의식이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something that removes darkness' 즉 어둠을 밝혀주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신에게 헌정하는 노래와 함께 의식이 진행되며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어둠을 환하게 비추어 줄 빛의 깨끗함을 입을 수 있다.



리시케시는 갠지스강이 흐르고 있고, 아르띠는 항상 갠지스 강 옆에서 거행된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메인이라고 부르는 가장 큰 아르띠는 트리베니 가트(Triveni Ghat)에서 거행되는 아르띠로 리시케시 시내 중심부에서 진행된다.



트리베니 가트에 들어서면 보이는 동상이다. 

아르띠가 열리는 장소로 오기 전 그 주위의 마켓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리시케시 마켓은 메인 로드를 중심으로 오른쪽 왼쪽으로 펼쳐져 있는데, 아르띠가 열리는 트리베니 가트 근처에는 옷 가게, 신발 가게나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이 있다. 그 반대쪽으로 가면 과일등을 살 수 있는 농산물 마켓이 있다.


 

트리베니 가트 주변의 풍경들이다. 다양한 색깔의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트리베니 가트 안으로 들어오면 위의 사진들처럼 동상들도 볼 수 있고 여러가지 악세서리들을 판매하는 노점들도 눈에 띈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바쟌이 열리는 즉, 신에게 헌정하는 노래를 부르고 연주하는 무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 바로 앞쪽으로 신발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아르띠 의식을 행할 때에는 신발을 신을 수 없기 때문에 그곳에 신발을 맡기고 들어간다. 신발을 건네주면 아저씨께서 번호를 말해주는데 그 번호를 꼭 기억했다가 나중에 신발을 찾을 때 말해주면 다시 신발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키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웬만하면 신발이 없어지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신발을 벗고 오른쪽으로 가면 계단이 보이고 그 위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카펫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갠지스 강 바로 앞쪽에 일렬로 단상들이 쭉 하고 놓여져 있다. 그곳이 바로 아르띠가 거행되는 동안 사제들이 불이 밝혀진 대를 들고 서 있는 곳이다.

아르띠가 거행되는 시간은 계절마다 다른데, 여름에는 6시 반 경, 겨울에는 5시가 조금 넘으면 시작이 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에 의식이 거행되며 쉬는 날 없이 매일 진행된다.

트리베니 가트의 아르띠는 리시케시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의식으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불의 의식이 끝나갈 즈음 사람들은 강가로 내려가 물을 머리에 끼얹고 준비한 꽃을 갠지스 강에 바치며 소원을 빈다. 갠지스 강물은 40도가 웃도는 한여름에도 언제나 얼음장처럼 차갑다.




위의 사진처럼 만든 작은 꽃바구니는 주위에서 10루피나 20루피 정도에 쉽게 살 수 있다. 꽃바구니 안에도 향과 기름에 적셔진 초가 놓인 작은 황토그릇이 들어있어서 갠지스 강에 바치기 전 그 곳에 불을 지피고 염원을 빌며 강에 띄워보낸다. 나는 습관적으로 꽃을 보면 향을 맡는데, 한 번 그랬다가 옆에 계신 인도 아주머니가 놀라면서 뭐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신에게 바칠 꽃인데 냄새를 맡으면 어떡하냐면서 말이다. 전 몰랐으니까요..... 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절대로 그런 용도의 꽃은 냄새를 맡지 않는다. 의식이 끝나갈 무렵 불이 얹혀진 쟁반을 사람들 쪽으로 돌린다. 서로 번갈아가면 불을 머리에 입히는 동작들을 반복한다. 

보통 의식이 끝나고 나면 프라사담(Prasadam)이라고 스위츠 즉 달달한 간식들을 주는데, 그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다. 트리베니 가트에서는 별사탕처럼 생긴 것들을 의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맛은 별사탕보다는 덜 달고 좀 밍밍하지만 뭐 그럭저럭 괜찮다.





아르띠가 끝나고 나면 해는 거의 저편으로 넘어가 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의 그 몽롱한 분위기도 즐길만 하다. 날이 춥지 않다면 그곳에 잠시 머무르면서 여운을 뜸들이다 가는 것도 좋다.


작은 요가의 마을 리시케시에서는 채식을 한다. 

요가에 채식이라, 선뜻 분위기 좋고 맛있는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인만큼 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이 작은 동네에서 맛볼 수 있다. 



가장 흔한 피자, 버거 같은 음식부터 이스라엘 음식도 흔히 볼 수 있다. 인도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이스라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이스라엘에서는 인도가 아주 유명한 여행지라고 한다. 나는 이스라엘은 못 가 봤지만 인도에서 많은 종류의 이스라엘 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타포반에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위한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이 있다. 지나가보면 어느샌가 새로운 음식점이 들어서 있고,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고 곳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 중 내가 가본 몇 안되는 곳 중에서 가볼 만 한 곳을 소개해 보겠다.



비틀즈 카페(Beatles cafe)


비틀즈 카페는 타포반에 위치하고 있으며, 갠지스강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뷰를 자랑한다. 카페 위치 찾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다. 타포반 메인로드로 들어서려면 큰 길을 빙 둘러서 가는 방법이 있고 상가건물 같은 좁은 계단을 거쳐서 빠르게 통과할 수도 있다. 비틀즈 카페는 그 좁은 계단 중간쯤에 입구가 있다. 그 계단길에 많은 가게들도 있고 다른 카페나 레스토랑들도 있기 때문에 살피면서 가다 보면 비틀즈 카페 사인을 발견할 수 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비틀즈 카페라는 이름답게 비틀즈 테마의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물론 음악도 비틀즈의 음악이 많이 나온다. 비틀즈 카페에서는 채식이지만 채식같지 않은 맛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버거나 피자같은 웨스턴 음식에 인도 북부의 음식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리시케시에서 프렌치 프라이가 가장 맛있는 집으로 기억하는 곳이다. 그래서 버거를 자주 주문했었다. 야채 패티이지만 건조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씹는 맛도 좋다. 그리고 곁들여져 나오는 허브 감자튀김은 따로 시켜먹고 싶을 정도이다. 그 외에도 건강식 스무디나 주스 등도 많이 있고, 식후 디저트도 리시케시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중 Gordon Ramsey의 핫 바나나 디저트를 주문했는데, 뜨겁고 약간 매운 바나나에 크림과 아이스크림이 올려진 음식이다. 그 요리사의 레시피를 써도 되나 하고 생각은 했지만, 뭐 맛있으니까 괜찮다. 





A Tavola conte


이탈리안과 채식이라는 교묘한 조합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는 레스토랑이다. 타포반 메인 로드에서 꺾어들어가는 길을 잘 찾으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예쁜 정원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낮에는 밝은 빛과 함께 정원을 보면서 식사해도 좋고, 밤에 되면 촛불을 켜 주기 때문에 그 분위기에도 한껏 취한다. 한가지 놀랐던 것은직원들이 주방용 위생 모자를 따로 착용하고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리시케시에서 그런 모습을 보니 눈이 본 정보가 두뇌와 매칭이 되지 않아 잠시 헷갈렸었다.

피자도 파스타도 라자냐도 모두 베지테리안, 즉 채식이다. 어떻게 맛을 낼까 하는 궁금증이 밀려와 이것저것 주문했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가격도 일인당 300루피에서 500루피 사이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Tattv cafe


타포반의 메인 거리에 위치하며 카페 아래로 수퍼마켓이 있어 찾기가 쉽다. 수퍼에는 유기농 제품들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수입 제품들을 많이 판매한다.

카페로 올라가면 산을 바라보는 탁 트인 광경이 눈에 우선 들어온다. 그리고 밑을 눈을 돌리면 바로 갠지스강이 보인다. 대부분 야외좌석은 뷰와 함께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가득찬다. 실내로 들어서면 카운터에 비건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곳이 보인다. 비건 케이크나 디저트 종류를 맛볼 수 있고, 메뉴도 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케익은 주문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곳의 특장점이라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필요없지만, 리시케시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열린 공간이 많기 때문에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이런 곳은 여름에 땀 식히러 오기에는 너무 좋다. 물론 와이파이도 있다. 느리긴 하지만 말이다. 

피자도 괜찮고, 간단한 죽도 아침식사용으로 좋다. 직접 만든 콤부차도 있으니 여름날은 맥주 대신 시원하게 마셔주어도 좋을 것 같다.


Divine cafe


호텔과 연결된 1층의 레스토랑 겸 카페이다. 다른 곳에 비해서 가격이 좀 높은 편이긴 하지만, 호텔인 만큼 깔끔하고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물론 채식음식이며, 디저트도 비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주 봐왔던 티라미수나 블랙 포레스트, 치즈 케이크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왼쪽으로 카운터가 보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야외 좌석도 있다. 카운터에서 직접 먹고 싶은 걸 골라도 되고 앉아있으면 직원이 와서 서빙을 해준다. 커피 메뉴도 다양하여, 케이크와 함께 하기 좋았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았다. 




 

첸나이 공항에 도착한 것은 밤 12시가 지나서였다. 숙소예약은 미리 온라인으로 해 두었고 숙소까지는 이동은 우버를 이용하기로 했다. 국내선 도착홀 입구로 우버택시들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짐을 이끌로 앞쪽 주차장으로 이동하였다. 우버는 운전을 한 지 얼마 안되는 젊은 층의 기사분들이 많기 때문에 간혹 미팅포인트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첸나이 공항 앞에 도착홀과 출발홀의 입구가 좀 복잡하게 되어있어서 한참을 전화로 위치 확인 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밤에 보는 첸나이는 여느 동남아 도시와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습하고 무거운 공기에 녹아있는 동남아스러운 분위기는 어느샌가 나를 추억에 빠져들게 했다.


다음 날 아침일찍 숙소에서 나와 근처를 걷기 시작했다. 숙소가 번화가 근처여서 나가자마자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도 남부는 북부에 비해 음식이 정말 맛있다. 그냥 길을 걷다 보이는 곳에 들어가 퐁갈(pongal)을 주문했다. 

퐁갈은 쌀에 녹두 등을 넣어 만든 건강식인데, 질게 된 밥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강하지 않은 콩맛도 곁들여져 고소함이 있다. 후에 마이소르에서도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마이소르의 퐁갈은 물이 많이 들어간 죽 같은 스타일로 요리되어 나왔다.

첸나이에 오면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 인도 요리 뿐만이 아닌 다양한 음식들을 먹는 것 이었다. 몇개월간의 인도여행기간 동안 계속 인도음식만 먹었더니 카레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음은 첸나이에 있는 동안 가보았던 레스토랑들을 몇 개 정리해 보았다. 이동시에는 올라캡과 우버를 이동하여 편리하게 할 수 있었다.



뉴서울 호텔(New Seoul Hotel)


다양한 한국음식과 일본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인도여행하면서 가본 한국식당 중 가장 한국음식다운 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곳이다. 참고로 인도는 호텔이라는 말이 '레스토랑, 식당'의 의미로 쓰인다. 

메뉴도 굉장히 다양하고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시설도 테이블마다 마련되어 있다. 인도는 돼지고기를 시중에서 찾아보기가 힘든데, 여기에서는 삼겹살도 구워먹을 수 있다. 


반찬도 종류가 많이 있고 추가비용없이 리필이 가능하다. 그리고 직원들도 서비스 교육이 잘되어 있다.



내가 먹어본 메뉴로는 불고기, 삼치정식, 삼겹살 등등인데, 모두 다 맛있었다.

가격은 대략 한 메뉴당 만원정도로 한국가격과 비슷하다. 인도에서 먹는 것 치고는 꽤 비싼 편이라 식당손님들은 한국과 일본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인도여행중에 한국음식이 그립다면 꼭 추천할 만한 레스토랑이다.



첸나일 마두라이(Chennayil madurai)


파로타(Parotha) 또는 파라타(Paratha)는 겉이 바삭한 호떡같은 인도음식이며 차파티나 로티처럼 소스에 찍어서 밥대신으로 먹는다. 인도남부에서는 먹는 파로타는 반죽을 길에 늘어뜨린 후 돌돌 말아 다시 밀대로 밀어서 굽기 때문에 여러겹이 생긴다. 인도 북부에서는 안에 소를 넣어서 밀대로 밀어 크게 부쳐내는데 기름없는 큰 호떡같은 생김새이다. 인도남부의 파로타는 타지역에서는 맛보기 힘들기 때문에 꼭 먹어보기를 바란다. 

나도 한 번 먹어본 이후에 반해있었는데, 이곳은 '번 파로타' 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파로타를 즐길 수 있다. 반죽을 철판에 굽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튀겨내기 때문에 빵처럼 크게 부풀어서 번 파로타라고 불린다.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의 조화가 일품이다. 두 개의 파로타가 한 접시에 서빙되며 가격도 15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강력 추천하는 음식이다.




스시 인 어 박스(Sushi in a box)


캐쥬얼한 느낌의 일본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메뉴도 조금 있긴 하다. 사시미용 생선들을 볼 수 있게 해 유리진열대에 진열 해 놓아서 셰프에게 물어보면 당일들어온 신선한 생선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음식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깨끗하고 안쪽으로는 신발벗고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단체로 가기에도 괜찮은 장소인 것 같다.




나시 앤 미(Nasi and Mee)


말레이어로 밥과 면이라는 뜻의 말레이시아 레스토랑이다.

다양한 종류의 말레이시아 음식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그리고 깔끔한 분위기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나시고렝, 사태, 락사 등등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한 메뉴가 많이 있다. 삼발소스도 깔끔했고, 직원들도 굉장히 친절했다. 추천한다.




Lotus Thai(로터스 타이)


더 파크 호텔 내의 태국 레스토랑이다. 

5성급 호텔내의 레스토랑 그런지 고급스럽고 깔끔한 깔맞춤 인테리어가 보는 눈도 즐겁게 만든다.

호텔 안으로 들어서 로비와 라운지를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부페 식당을 돌아 왼쪽으로 들어가면 로터스 타이 안의 입구가 보인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 새우와 쌀 크랙커를 대접한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크랙커를 식전 그리고 식사 중에도 밥과 같이 먹는데, 왜 과자를 밥과 같이 먹을까 항상 의아해 있었다. 인도에 와서 보니 인도사람들도 그렇게 먹는 걸 보고는 그냥 맛있어서 그런가보다 했다.

전에 태국에서 일년 반 정도 산 적이 있어서 태국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음식은 실망스러웠다. 



인도네시아에서 파타이를 주문하면 제대로 된 소스대신에 케찹맛이 많이 나는 파타이가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그것보다는 나았지만 태국에서 천원 주고 길가에서 먹었던 파타이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지금은 인도 1년 여행용 비자를 e-visa로 쉽게 받을 수 있다. 내가 1년 장기 여행용 비자를 신청했을 때만 하더라도 e-visa는 최대 60일 체류가 가능했고 장기 여행용 비자는 직접 준비한 서류들을 제출해야 했으며 1년 이상은 인터뷰까지 갈 수도 있다는 압박감에 1년치 여행계획서를 아주 상세히 써내느라 시간을 꽤 할애했었다. 내가 비자 승인을 받고 얼마 안있어 바로 1년부터 심지어 5년 장기여행비자도 e-visa로 간단히 신청가능하도록 변경되었다. 




장기 여행용 비자는 한번 입국시 최대 90일까지 체류가능하다. 아메리카와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최대 180일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갖고 있으며, 비자 신청도 꽤 쉬운 걸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인도와의 교류가 더 활발한 나라들은 그런 것 같다.


리시케시를 여행하던 비자런(visa run) 즉 다시 돌어와 지내기 위해 비자명목으로 국경을 넘었다 들어오는 것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여러가지 경로를 검토해보았다. 


우선, 비행기편을 이용하자면 

1. 리시케시-델리-카트만두

2. 리시케시-델리-주변국가(말레이시아, 태국,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1번은 우선 카트만두를 가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네팔은 도착비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통과하기 전 돈을 내고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달러로만 비자비용 지불이 가능하니 꼭 준비해가시길 바란다.

2번은 델리에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나 태국의 방콕 등을 가는 저가항공사들이 많고, 비행기값이 카트만두 가는 것 보다 저렴한 것들도 많이 있다. 비자도 따로 필요없다는 특장점이 있지만 이미 가 봤기 때문에 보류하였다.

2번 중 그 이외의 주변국가를 방문 해 보는 것도 옵션중 하나였는데, 많은 여행자들이 인도에서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 그리고 파키스탄 등으로 넘어간다. 그 중 파키스탄은 비자신청도 복잡하고 위험할 것 같은 느낌에 제외시켰다. 스리랑카는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비행기편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제외시키고 방글라데시는 도착비자 비용이 50불 정도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굳이 라는 생각에 제외시켰다.


두번째, 육로를 이용하는 방법은 네팔로 가는 방법이었다.

1. 리시케시-소나울리(Sonauli) 국경

2. 리시케시-반바사-마헨드라나가르(Banbasa-Mahendranagar) 국경




사실 위의 1번 소나울리 국경이 좀 더 크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온라인 검색해 봐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검색했을 때도 소나울리 국경에 대한 정보만 찾을 수 있었는데, 현지에서 트레킹을 담당하는 친구가 있어 혹시나 하고 물어보았더니 소나울리는 리시케시에서 너무 멀어서(1000km정도의 거리) 국경만 넘었다 돌아올거면 그리 멀지않은 곳이 반바사가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반바사는 리시케시에서 3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국경이다.

그리하여 고심 끝에 반바사 국경을 넘기로 하고 같이 갈 친구를 수소문 한 후 택시를 예약하였다.

계획은 이러하였다. 

'밤에 리시케시를 출발하여 아침 아주 일찍 반바사에 도착한 후 국경을 넘어 네팔의 마헨드라나가르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천천히 다시 인도로 돌아온다' 

괜찮은 계획인듯 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역시 내가 인도를 너무 얕잡아 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도로상황이 안좋아서 전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인도여행을 다니다보니 사실 어느정도는 익숙해 져 있던 일이라 하룻밤정도야 하며 어느정도 넘길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진짜 상황은 국경을 넘으면서 일어났다.


반바사 국경 근처에 도착하면,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과 오토바이 그리고 차들도 북적거린다. 이른 아침이라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만 않았지만 돌아올 때 보니 엄청 많았다. 육로로 건너는 국경이라 네팔와 인도 사이를 오가며 일하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아침에 국경을 건넜다 밤에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국경을 넘기전 다리가 있는데 그곳을 차를 타고 통과하려면 차량용 패스를 따로 사야한다. 가격은 50루피로 비싸지 않다. 만약 패스를 사지 않고 국경앞에 도착하면 경찰관이 대놓고 그럼 100루피를 달라고 하기 때문에 사두는 것이 좋다. 다리를 건너면 국경지역에 도착한다. 그리고 길을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에 인도 국경사무소가 눈에 띈다. 


사무관이 언제 돌아올거냐고 질문하여서 조금 있다 점심 때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더니 하루안에 돌아오는 것은 긴급상황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망치로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그래서 나의 비자를 다시 보여주며 이 비자를 멀티플 엔트리가 가능한 여행용 비자라고 설명을 하였지만 최소 24시간은 있어야 다시 입국이 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긴급상황이 아니라면 불가능하지만 지금  바로 서류상으로 처리해 주겠다면서 500루피를 처리비용으로 내라고 했다.



'아, 이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인도의 뇌물수수요구이다' 라고 알아차렸다. 공공기관에서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작은 이민국에서까지 뇌물을 달라고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런 느낌이었다. 

'어짜피 하루 머물다 오려면 호텔비용을 내야 하는데 그게 싫고 바로 재입국 하고 싶으면 그 호텔비용을 나에게 주면 재입국을 시켜줄게. 너는 어짜피 호텔비용써야하는 거였으니까.'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려는 걸 꾹 참고 일단 정해진 계획이 아니라 하루나 이틀 머물다 올 수도 있으니 도장찍어 달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쭉 길따라 가다보면 네팔 이민국이 왼쪽으로 보인다. 표지판이 작으니 주의해서 보자.




가족이 하는 작은 사업장 같다. 아침 일찍 갔더니 이민사무관이 남편은 자고 있었고, 부인이 애를 달래놓고는 나오더니 일단 앉아서 작성하라면서 서류를 주었다. 이것도 너무 색달라 웃음이 터질 뻔 했다. 세상의 어느 국경 사무소에서 잠옷바람으로 나온 이민관의 부인의 안내를 받으러 서류를 작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있다 이민관이 옷을 입고 나와 미국달러로 비자비용 지불하고 도장받아서 네팔에 입국하였다. 들어올 때 네팔에 하루 머물다 온다고 했더니 아무 문제없이 들여보내주었다. 



차량을 타고 국경을 같이 건넜기 때문에 네팔에 들어오기 전에 따로 보이는 사무소에서 차량입국 허가증을 받아야 했는데, 당일치기로 오는 사람들은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증명서를 받고 도로로 나서는데 증명서를 확인하는 사람이 100루피를 내야한다고 해서, 아 또 뇌물이네 하면서 그냥 줘버렸다. 


근처에서 나름 훌륭한 아침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다시 들어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생각을 해낸것이 대사관에 연락을 해보자. 였는데, 인도심카드는 네팔에서 신호가 안집히기 때문에 이메일을 보냈다. 상황이 이러이러한데, 이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24시간내에 재입국하지 못한다는 법규가 사실인지를 질문하였다. 답장을 받으면 이민관에게 바로 보여줄 생각이었는데, 급한 내 마음만큼 답장이 바로 돌아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네팔 이민국으로 향했다. 


역시나 네팔 이민국 사무관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24이내에 재입국시에는 따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고 조곤조곤 아주 예의바르고 부드럽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연락을 해 보았더니, 그런 법규는 따로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여러나라 사람들이 국경을 넘다보니 착오가 있으셨던 것이 아닐까요?' 

흔들리는 사무관을 보고 통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덧붙여 여기서 통용되는 룰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한국대사관에서 그렇게 들은 나는 당황스럽다. 이번만 나를 통과시켜 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사무관이 '원래 법규상 안되는 건데' 라고 하더니 도장을 찍어주셨다. 

휴.. 일단 네팔은 통과했다. 다음은 더 큰 관문인 인도였다.

다시 큰마음을 먹고 인도이민국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는데, 대사관 이야기는 안통하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몸으로 익힌 직감이라고 하면 맞을 것이다. 

사무소안에는 출국할 때 봤던 사무관과는 다른 사무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돈을 달라고 했다. 네팔사무관이 통과시켜줬다고 하니까 직통전화로 전화를 해서 확인하면서 어쩌고 저쩌고 힌디어로 이야기를 하더니, 하는 말이 이랬다. 

'24시간 내 재입국은 안된다. 비용을 내야 하지만, 금액은 니가 갖고 있는 돈에 따라 있는 만큼 내라' 

또 웃음이 터질뻔 했는데 일단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까를 생각해야했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출국할 때 사무관이 긴급상황시에만 24내 재입국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그 예로 병을 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갑자기 아픈척을 했다. 그동안 인도여행하면서 겪었던 병들을 다 몸으로 표현하면서 위염에 두통 그리고 구토까지 아프다고 온 몸으로 표현하면서 말이다.

불쌍한 내 꼴을 보고 사무관이 친절하게 가장 가까운 약국을 알려주면서 얼른 가보라고 했다. 도장도 받았다. 뇌물 안내고 통과했다.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것일까. 아무튼 색다른 경험이었다.


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육로로 인도-네팔을 건널 때에는 일단 비자비용으로 미국달러를 꼭 준비해 가야한다.

24시간 내의 재입국을 원할시에는 뇌물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하루 묵었다 오는 것을 추천한다. 


아예 네팔로 입국하여 버스타고 포카라나 카트만두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만원정도 되는 돈이니 나처럼 입씨름하느라 시간뺏기지 말고 편하게 뇌물을 줘버리는 것도 괜찮다.



그 이후 대사관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이러했다.

'상기와 같이 그런 규정은 없으나 출국했다가 이틀만에 다시 돌아오면 관광목적 등에 의심을 받아 심사가 더 까다로워지는 경우가 과거에 빈번하게 발생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반바사로 향하던 길에 조그마한 공항을 하나 발견했다. 판트나가르(Pantnagar) 공항이었는데, 반바사 국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항공편을 검색해보니 데라둔-판트나가르 직항이 있고 가격도 꽤 저렴했다. 여행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리시케시에서 데라둔까지 그리고 판트나가르에서 국경까지 차량편을 다 따로 예약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마이소르의 가볼만한 곳 두번째 글이다. 

2019/12/09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여자혼자 인도여행] 마이소르 1


챠문디슈와리 템플(Chamundishwari temple)


챠문디힐에 위치한 챠문디슈와리 템플은 마이소르에 오기전부터 익히들어 알고 있었다. 사드구루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그곳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상상해 왔었던 것 같다.



챠문디템플 입구까지는 우버나 올라캡을 타고 쉽게 올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절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1000개의 돌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에 중간중간 숫자가 씌어있어서 어느정도 올라갔는지 알 수 있으며 계단이 가파르지 않아서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절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방문시간(월요일-일요일)

오전 7:30-오후2시

오후 3:30-오후6시

저녁 7:30-밤9시


점심과 저녁시간에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그 시간은 피해서 오는 것이 좋겠다.

절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는 입장료가 없다. 하지만 기다리는 줄이 엄청 길고 사리 입은 아주머니들이 뒤에서 엄청 밀어댄다. 패스트트랙으로 바로 입장도 가능하지만 100루피를 내고 티켓을 사야하는 아쉬움이 있다.




절 앞쪽으로 신선한 과일을 바로 깎아서 파는 장사들 및 코코넛, 생과일주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신선한 건 물론이고 가격도 엄청 저렴하다. 그리고 근처에 절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있으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물관


*마이소르 샌드 스컬프쳐 뮤지엄(Mysore sand sculpture Museum)

입장료: 40루피

운영시간: 오전 8:30-저녁 6:30


모래로 된 조각상들로 이루어진 박물관이다. 박물관 크기는 아담하지만 이렇게 큰 모래조각상을 본 적이 없었기에 나름 즐기면서 감상하였다. 디즈니캐릭터나 동물들 또는 신과 악마 등등을 표현해 놓은 크고 작은 조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멜로디 월드 왁스 뮤지엄(Melody world wax Museum)

입장료: 30루피

운영시간: 오전 9:30-저녁 7시


음악을 테마로 한 왁스 박물관이다. 박물관 주인의 개인적은 취미로 모은 악기들을 왁스로 만든 사람들이 연주하고 있다.

나를 사로잡았던 것은 300개 이상이 넘는 전세계에서 수집한 다양한 종류의 악기들이었다. 들어본 적도 없는 악기들을 너무 많이 볼 수 있어서 의외로 보는 재미가 있었던 박물관이었다. 왁스로 만든 사람들은 거의 다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왁스 뮤지엄이라는 이름때문에 왁스 전시를 보러 간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 시쉘 뮤지엄(Guinness world record seashell Museum)

입장료: 40루피

운영시간: 오전 9시-저녁 7시


이름 그대로 조개껍질로 모든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작은 꽃이나 물고기부터, 타지마할까지 크고 작은 조개껍질 작품을 감당할 수 있다. 5년에서 10년이상 걸려 완성한 작품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 섬세한 표현들을 하나하나 조개껍질로 10년에 걸쳐서 만들다니 그 끝없는 인내심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상 위의 세군데의 박물관은 서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이중 한 군데에서 내려 천천히 이동하는 뮤지엄 데이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스리 라마크리슈나 아쉬람(Sri Ramakrishna Ashram)


라마크리슈나는 인도의 유명한 깨달음을 얻은 분 중 한명이다. 이 아쉬람은 라마크리슈나와 그의 제자이자 서양세계에서도 많이 알려진 비베카난다(Vivekananda)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1925년에 만들어진 곳이다.

들어오는 데 입장료는 없으며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곳에 신발을 맡기고 들어가면 된다.

신발 맡기는 곳 바로 옆쪽에 서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라마크리슈나나 비베카난다에 관한 많은 책들을 판매하고 있다. 

왼쪽으로 걸어들어오면 가르침이나 바잔(Bhajan)을 하는 홀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여자와 남자가 나뉘어서 앉아 있으니 거기에 맞춰서 잠시 앉아있다 와도 좋다. 가르침은 현지어인 카나다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잠시 앉아서 명상을 해도 괜찮다. 

오전 7시에 찬팅, 푸자는 오전 9시 그리고 저녁 7시에는 아르띠 등 참여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홀을 돌아 뒤쪽으로 오면 작지만 잘 가꾸어진 가든이 있다. 꽃들로 가득 뒤덮인 아름다운 정원에 잠시 앉아 마음을 비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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