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케시는 요가의 마을이다. 특히 요가학원들이 많이 몰려 있는 람 쥴라(Ram Jhula), 락스만 쥴라(Laxman Jhula), 타포반(Tapovan) 이렇게 세 지역은 요가를 배우려는 사람들 및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파르마트 니케탄(Parmarth Niketan)비틀즈 아쉬람(Beatles Ashran)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



Parmarth niketan


아름다운 갠지스 강 앞에고 위치한 파르마트 니케탄은 리시케시에서 가장 큰 아쉬람이다. 

인도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이런 아쉬람이나 요가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보시한 돈으로 모든 교육이 이루어지며, 산스크리트어를 배운다. 

입구에 도착하면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정원이 아주 예쁘게 잘 꾸며져 있고, 인도 신들의 동상들도 있다. 특히 요가의 시초인 시바신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람 쥴라에 위치한 이 아쉬람은 매일 저녁 푸자가 이루어지는데, 겨울철에는 저녁 5시 반 정도, 여름철에는 저녁 7시 정도에 시작되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된다. 푸자는 촛불와 꽃들을 갠지스강의 흐름과 함께 신에게 바치며 기도하는 힌두의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장소는 파르마트 니케탄 아쉬람 정문 바로 맞은편의 갠지스강 앞이다. 불과 함께 진행되는 의식이라 저녁 즈음 의식이 진행되면 그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인도사람들은 다들 푸자의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보다는 국내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다. 

푸자의식이 행해지는 곳의 주변에는 의식할 때 바치는 작은 꽃접시를 만들어 판매하는 인도의 아낙들이 쭉 앉아있으니 원한다면 작은 꽃접시를 강가에 띄워보내며 염원을 빌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의식이 끝난 후에는 바잔(Bhajan)이 이어진다. 바잔은 영적인 헌신을 담아 부르는 노래를 말하며 라이브 연주로 이루어진다. 특히 인도의 드럼 타블라(Tabla)의 멋들어진 소리를 감상할 수 있어 좋다.



파르마트 니케탄은 학교 뿐 아니라 손님들이 지낼 수 있는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더불어 매일 명상클래스, 요가아사나 클래스 그리고 철학이나 힌두경전을 배울 수 있는 강의도 마련되어 있으니 아쉬람 안에 머물면서 생활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팁이라면, 인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건물안에서 화장실이 잘 없어서 곤란할 때가 가끔 있는데, 파르마트 니케탄 아쉬람 입구를 지나 왼쪽으로 돌면 그나마 사용할 만한 화장실이 있으니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Beatles Ashram


비틀즈 아쉬람은 람 쥴라에 있지는 않지만 람 쥴라에서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지만 대략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Chorasi Kutiya라는 원래의 이름 대신 비틀즈 아쉬람이라고 널리 알려진 이곳은 1960년대에 요기 마하리쉬 마헤쉬에 의해 설립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 비틀즈가 실제로 머물러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지만 1990년에 폐쇄되어 지방정부의 소유로 들어가게 되었다. 폐쇄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소문만 무성할 뿐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입장료는 600루피(외국인기준)이며 오전 10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아쉬람 내로 들어서면 실제로 비틀즈가 사용하였던 동굴로 된 명상건물들이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일명 명상동굴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들어가면 주위가 아주 고요해진다. 일층은 자는 방과 작은 화장실이 있고 이층으로 올라가면 명상동에 앉아 명상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 흔적만 남아있지만 실제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면서 생활했다고 한다.



안쪽으로 계속해서 들어가다보면 많은 폐건물들을 볼 수 있다. 비틀즈 아쉬람이 폐쇄 된 후 많은 아티스트들이 벽화를 그려넣기 시작하여 건물 곳곳마다 독특하고 재미난 페인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하나하나의 폐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마치 예전에 비틀즈가 있었던 시절처럼 살아움직이는 느낌이 순간 순간 현실앞에 나타나는 느낌이 들곤 했다. 마치 타이타닉 영화에서 로즈가 예전을 상상하는 장면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아서, 이렇게 폐쇄된 채로 놔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안좋은 사건을 계기로 문을 닫아버린 아쉬람이라 다시 재개할 것 같지는 않았다.



중간을 조금 넘어서는 지점에서는 전시회를 하는 공간과 그 옆에 간이 음식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회는 크진 않지만 예전 요기 마하리쉬 마헤쉬와 비틀즈가 같이 시간을 보냈을 당시의 사진들도 많이 있고, 마하리쉬 마헤쉬가 가르쳤던 초월명상이라 부르는 명상의 설명도 같이 전시해 놓았다.

간이 음식점에는 샌드위치나 간단한 빵과 음료수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리시케시는 2월이 지나면 봄기운이 만연하여 매일매일이 아주 상쾌하다. 

리시케시를 방문하는 최적의 시기는 3월-4월, 9월-11월이다. 5월 중반부까지는 견딜만하나 그 이후부터는 잠을 못이루는 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다 7월 중반부를 넘어서는 우기가 시작된다. 더운 날씨가 나쁜 것만은 아닌 것이, 그때가 바로 망고와 리치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망고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금방 딴 망고는 여느 과일과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입안에서 그냥 녹아버린다. 그렇게 매일매일 망고를 먹다 조금 지겨워 질 때쯤이면 리치의 계절이 온다. 나는 신선한 리치를 그때 처음 먹어봤다. 람부탄이나 롱안 같은 과일은 다른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먹어봤던 터라 대략 비슷할거라고 생각했으나 정말 오산이었다. 리치는 그때부터 내 인생 최애 과일이 되어버렸다. 그 달콤함과 상큼함, 그리고 과즙이 넘쳐흐르는 그 맛은 진심으로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마이소르에서 아쉬탕가 빈야사 수련 후 그 주변을 여행하다 다시 리시케시로 돌아왔다. 날씨가 점점 따뜻하게 풀리던 때였다.

사실 아쉬탕가 빈야사가 내가 선호하는 요가아사나 타입은 아니었지만, 이왕 연습을 시작했으니 조금 더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마이소르에서 같은 요가원을 다니던 친구가 내가 리시케시로 간다고 하니 그 곳의 아쉬탕가 요가원을 두 군데 소개시켜 주었다. 

한 곳은 타포반(Tapovan)에 있는 'Sattvva'라는 요가학원인데, 그 학원은 드랍인 클래스는 진행하지 않고 요가지도자과정만 하는 학원이어서 배울 기회가 없었다. 참고로 타포반은 락스만 쥴라 다리를 건너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되는데, 람 쥴라가 인도 현지 관광객이 많은 반면, 타포반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맛있는 카페나 음식점, 가게들이 많이 있다.

다른 한 곳은 'Yoga Vidya School'이라는 요가학원이었고, Prashant선생님의 수업을 추천한다고 했다. 전에 리시케시에 있었을 때,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미국인 여자가 Prashant라는 선생님한테 개인수업을 받고 있다고 했었던 기억이나서 그때 유명한 선생님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람 쥴라(Ram Jhula)쪽에서 락스만 쥴라(Laxman Jhula)쪽으로 걷다 락스만 쥴라의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작은 우체국이 보인다. 그리고 얼마안가 오른쪽으로 보이는 요가원이 'Yoga Vidya School'이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연습실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우므로, 위치가 헷갈린다면 German bakery를 찾으면 된다. 요가원은 'German bakery'의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2층은 드랍인 클래스가 진행되고 그 위층으로는 지도자과정이 진행된다. 마이소르에서 아쉬탕기들의 높은 콧대와 딱딱함을 많이 느껴왔던 터라 프라샨트선생님의 부드러움에 내심 놀랐다. 




아쉬탕가 마이소르 스타일, LED 클래스 프라이머리 시리즈 이렇게 두가지로 진행되는데, 요일별 시간표는 들어가는 입구의 보드에 적혀있다. 수업은 매일 아침 8시이고 일요일은 수업이 없다. 대신 갠지스 강가에서 페트병 줍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학생들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으니 참 좋은 것 같다. 


오전 10시에는 아쉬탕가 빈야사 초보자 클래스가 있으니 시퀀스를 잘 모르거나 처음 접해보는 사람은 10시 클래스를 먼저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쉬탕가 마이소르 스타일이란,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다같은 동작을 하는 기존의 요가수업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시퀀스를 연습하고, 선생님이 돌아다니면서 지도해 주는 스타일의 수업이다.

아쉬탕가 빈야사는 4개의 시리즈가 있는데, 보통 프라이머리시리즈를 완벽히 마스터하는 데만 해도 3년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LED 클래스는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모든 수련생들이 같은 동작을 하는 수업방식이다. 절대로 선생님이 다음 동작을 지시할 때까지 먼저 자세를 풀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마이소르에서 그렇게 했다간 선생님한테 지적받는다. 


아쉬탕가 빈야사는 매일 연습하는 시퀀스가 같기 때문에 시퀀스 자체를 외우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동작을 완벽하게 하기까지는 엄청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프라샨트 선생님은 오픈 마인드를 가진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섬세하지만 중심이 잡혀 있어서 배우는 동안에도 저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드랍인 클래스는 매번 수업이 끝나고 수업료를 지불해도 되고, 만약에 2주정도 머물 계획이라면 패스를 사서 끝날 때 마다 도장을 받을 수도 있다. 한 패스당 10번의 수업을 들을 수 있고 가격도 15퍼센트 정도 저렴하다. 


지금은 인도 1년 여행용 비자를 e-visa로 쉽게 받을 수 있다. 내가 1년 장기 여행용 비자를 신청했을 때만 하더라도 e-visa는 최대 60일 체류가 가능했고 장기 여행용 비자는 직접 준비한 서류들을 제출해야 했으며 1년 이상은 인터뷰까지 갈 수도 있다는 압박감에 1년치 여행계획서를 아주 상세히 써내느라 시간을 꽤 할애했었다. 내가 비자 승인을 받고 얼마 안있어 바로 1년부터 심지어 5년 장기여행비자도 e-visa로 간단히 신청가능하도록 변경되었다. 




장기 여행용 비자는 한번 입국시 최대 90일까지 체류가능하다. 아메리카와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최대 180일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갖고 있으며, 비자 신청도 꽤 쉬운 걸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인도와의 교류가 더 활발한 나라들은 그런 것 같다.


리시케시를 여행하던 비자런(visa run) 즉 다시 돌어와 지내기 위해 비자명목으로 국경을 넘었다 들어오는 것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여러가지 경로를 검토해보았다. 


우선, 비행기편을 이용하자면 

1. 리시케시-델리-카트만두

2. 리시케시-델리-주변국가(말레이시아, 태국,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1번은 우선 카트만두를 가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네팔은 도착비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통과하기 전 돈을 내고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달러로만 비자비용 지불이 가능하니 꼭 준비해가시길 바란다.

2번은 델리에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나 태국의 방콕 등을 가는 저가항공사들이 많고, 비행기값이 카트만두 가는 것 보다 저렴한 것들도 많이 있다. 비자도 따로 필요없다는 특장점이 있지만 이미 가 봤기 때문에 보류하였다.

2번 중 그 이외의 주변국가를 방문 해 보는 것도 옵션중 하나였는데, 많은 여행자들이 인도에서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 그리고 파키스탄 등으로 넘어간다. 그 중 파키스탄은 비자신청도 복잡하고 위험할 것 같은 느낌에 제외시켰다. 스리랑카는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비행기편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제외시키고 방글라데시는 도착비자 비용이 50불 정도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굳이 라는 생각에 제외시켰다.


두번째, 육로를 이용하는 방법은 네팔로 가는 방법이었다.

1. 리시케시-소나울리(Sonauli) 국경

2. 리시케시-반바사-마헨드라나가르(Banbasa-Mahendranagar) 국경




사실 위의 1번 소나울리 국경이 좀 더 크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온라인 검색해 봐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검색했을 때도 소나울리 국경에 대한 정보만 찾을 수 있었는데, 현지에서 트레킹을 담당하는 친구가 있어 혹시나 하고 물어보았더니 소나울리는 리시케시에서 너무 멀어서(1000km정도의 거리) 국경만 넘었다 돌아올거면 그리 멀지않은 곳이 반바사가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반바사는 리시케시에서 3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국경이다.

그리하여 고심 끝에 반바사 국경을 넘기로 하고 같이 갈 친구를 수소문 한 후 택시를 예약하였다.

계획은 이러하였다. 

'밤에 리시케시를 출발하여 아침 아주 일찍 반바사에 도착한 후 국경을 넘어 네팔의 마헨드라나가르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천천히 다시 인도로 돌아온다' 

괜찮은 계획인듯 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역시 내가 인도를 너무 얕잡아 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도로상황이 안좋아서 전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인도여행을 다니다보니 사실 어느정도는 익숙해 져 있던 일이라 하룻밤정도야 하며 어느정도 넘길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진짜 상황은 국경을 넘으면서 일어났다.


반바사 국경 근처에 도착하면,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과 오토바이 그리고 차들도 북적거린다. 이른 아침이라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만 않았지만 돌아올 때 보니 엄청 많았다. 육로로 건너는 국경이라 네팔와 인도 사이를 오가며 일하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아침에 국경을 건넜다 밤에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국경을 넘기전 다리가 있는데 그곳을 차를 타고 통과하려면 차량용 패스를 따로 사야한다. 가격은 50루피로 비싸지 않다. 만약 패스를 사지 않고 국경앞에 도착하면 경찰관이 대놓고 그럼 100루피를 달라고 하기 때문에 사두는 것이 좋다. 다리를 건너면 국경지역에 도착한다. 그리고 길을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에 인도 국경사무소가 눈에 띈다. 


사무관이 언제 돌아올거냐고 질문하여서 조금 있다 점심 때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더니 하루안에 돌아오는 것은 긴급상황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망치로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그래서 나의 비자를 다시 보여주며 이 비자를 멀티플 엔트리가 가능한 여행용 비자라고 설명을 하였지만 최소 24시간은 있어야 다시 입국이 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긴급상황이 아니라면 불가능하지만 지금  바로 서류상으로 처리해 주겠다면서 500루피를 처리비용으로 내라고 했다.



'아, 이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인도의 뇌물수수요구이다' 라고 알아차렸다. 공공기관에서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작은 이민국에서까지 뇌물을 달라고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런 느낌이었다. 

'어짜피 하루 머물다 오려면 호텔비용을 내야 하는데 그게 싫고 바로 재입국 하고 싶으면 그 호텔비용을 나에게 주면 재입국을 시켜줄게. 너는 어짜피 호텔비용써야하는 거였으니까.'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려는 걸 꾹 참고 일단 정해진 계획이 아니라 하루나 이틀 머물다 올 수도 있으니 도장찍어 달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쭉 길따라 가다보면 네팔 이민국이 왼쪽으로 보인다. 표지판이 작으니 주의해서 보자.




가족이 하는 작은 사업장 같다. 아침 일찍 갔더니 이민사무관이 남편은 자고 있었고, 부인이 애를 달래놓고는 나오더니 일단 앉아서 작성하라면서 서류를 주었다. 이것도 너무 색달라 웃음이 터질 뻔 했다. 세상의 어느 국경 사무소에서 잠옷바람으로 나온 이민관의 부인의 안내를 받으러 서류를 작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있다 이민관이 옷을 입고 나와 미국달러로 비자비용 지불하고 도장받아서 네팔에 입국하였다. 들어올 때 네팔에 하루 머물다 온다고 했더니 아무 문제없이 들여보내주었다. 



차량을 타고 국경을 같이 건넜기 때문에 네팔에 들어오기 전에 따로 보이는 사무소에서 차량입국 허가증을 받아야 했는데, 당일치기로 오는 사람들은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증명서를 받고 도로로 나서는데 증명서를 확인하는 사람이 100루피를 내야한다고 해서, 아 또 뇌물이네 하면서 그냥 줘버렸다. 


근처에서 나름 훌륭한 아침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다시 들어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생각을 해낸것이 대사관에 연락을 해보자. 였는데, 인도심카드는 네팔에서 신호가 안집히기 때문에 이메일을 보냈다. 상황이 이러이러한데, 이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24시간내에 재입국하지 못한다는 법규가 사실인지를 질문하였다. 답장을 받으면 이민관에게 바로 보여줄 생각이었는데, 급한 내 마음만큼 답장이 바로 돌아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네팔 이민국으로 향했다. 


역시나 네팔 이민국 사무관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24이내에 재입국시에는 따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고 조곤조곤 아주 예의바르고 부드럽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연락을 해 보았더니, 그런 법규는 따로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여러나라 사람들이 국경을 넘다보니 착오가 있으셨던 것이 아닐까요?' 

흔들리는 사무관을 보고 통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덧붙여 여기서 통용되는 룰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한국대사관에서 그렇게 들은 나는 당황스럽다. 이번만 나를 통과시켜 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사무관이 '원래 법규상 안되는 건데' 라고 하더니 도장을 찍어주셨다. 

휴.. 일단 네팔은 통과했다. 다음은 더 큰 관문인 인도였다.

다시 큰마음을 먹고 인도이민국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는데, 대사관 이야기는 안통하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몸으로 익힌 직감이라고 하면 맞을 것이다. 

사무소안에는 출국할 때 봤던 사무관과는 다른 사무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돈을 달라고 했다. 네팔사무관이 통과시켜줬다고 하니까 직통전화로 전화를 해서 확인하면서 어쩌고 저쩌고 힌디어로 이야기를 하더니, 하는 말이 이랬다. 

'24시간 내 재입국은 안된다. 비용을 내야 하지만, 금액은 니가 갖고 있는 돈에 따라 있는 만큼 내라' 

또 웃음이 터질뻔 했는데 일단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까를 생각해야했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출국할 때 사무관이 긴급상황시에만 24내 재입국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그 예로 병을 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갑자기 아픈척을 했다. 그동안 인도여행하면서 겪었던 병들을 다 몸으로 표현하면서 위염에 두통 그리고 구토까지 아프다고 온 몸으로 표현하면서 말이다.

불쌍한 내 꼴을 보고 사무관이 친절하게 가장 가까운 약국을 알려주면서 얼른 가보라고 했다. 도장도 받았다. 뇌물 안내고 통과했다.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것일까. 아무튼 색다른 경험이었다.


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육로로 인도-네팔을 건널 때에는 일단 비자비용으로 미국달러를 꼭 준비해 가야한다.

24시간 내의 재입국을 원할시에는 뇌물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하루 묵었다 오는 것을 추천한다. 


아예 네팔로 입국하여 버스타고 포카라나 카트만두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만원정도 되는 돈이니 나처럼 입씨름하느라 시간뺏기지 말고 편하게 뇌물을 줘버리는 것도 괜찮다.



그 이후 대사관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이러했다.

'상기와 같이 그런 규정은 없으나 출국했다가 이틀만에 다시 돌아오면 관광목적 등에 의심을 받아 심사가 더 까다로워지는 경우가 과거에 빈번하게 발생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반바사로 향하던 길에 조그마한 공항을 하나 발견했다. 판트나가르(Pantnagar) 공항이었는데, 반바사 국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항공편을 검색해보니 데라둔-판트나가르 직항이 있고 가격도 꽤 저렴했다. 여행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리시케시에서 데라둔까지 그리고 판트나가르에서 국경까지 차량편을 다 따로 예약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처음에는 인도를 가려던 것도, 요가 지도자과정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퇴사 후 여행을 계획하던 중, 우연히 세계일주를 하고 있던 친구로부터 리시케시라는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너무도 이끌렸고, 그 후 한달 반, 나는 인도의 리시케시라는 작은 요가마을에 도착했다.




여정은 이렇다.


인천-델리-데라둔-리시케시


인천에서 델리행은 아시아나항공 직항 프로모션이 있어 착한 가격에 예매할 수 있었다. 델리에서 데라둔은 국내선 예약을 따로 해야 하고 국제선에서 같은 항공사로 연결되는 편이 거의 없어 나같이 저항공사로 갈아타고 가려면 수하물도 다시 체크인해야 하는데 체크인 수하물 15kg까지 무료로 가능하다. 비행시간은 한시간 가량 걸린다.

그 외에도 기차나 버스편 또는 택시 등 육로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나, 저항공사 편도 비용과 택시비가 거의 비슷하고 차로가면 5시간은 가야한다. 기차나 버스편은 추천드리지 않으므로 개인적으로는 비행기편이 가장 나은 듯 하다. 

내가 코스를 예약한 요가아쉬람에서는 공항픽업서비스를 1회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데라둔에서 내려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기사분을 따라 리시케시로 이동하였다. 데라둔 공항은 데라둔과 리시케시 중간정도에 위치해 있으며 30분 정도면 리시케시에 도착한다. 고속도로를 조금 벗어나 구불구불한 길로 이동하여 드디어 요가아쉬람에 도착. 

체크인 후 열쇠를 받아들고 짐을 대충 푼 다음 바로 심카드를 사러 출발하였다. 어디에서 사는지 잘 몰라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으나 다들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르고 있었다. 

우선, 급하신 분은 공항에서 심카드 구매가 가능하다. 델리공항 출구쪽에 에어텔(Airtel)이라는 심카드를 살 수 있는데, 1000루피(1만7천원 정도)를 달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밤에 신청하면 다음날 새벽에는 개통이 될 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안하기로 했다. 도착홀로 나오자마자 심카드 부스들이 여러개 있긴한데, 아침일찍이나 밤늦은 시간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결국 락스만 쥴라 거리로 나가 핸드폰가게에 들어가 구입을 했는데 거기도 1000루피를 달라고 하는 것을 친구들 4명이 같이 살거니 800루피로 해달라고 흥정하여 구입하였다. 심카드를 구입하면 데이터플랜이 포함이 되는데, 그때 그 플랜에는 국내전화 무제한 및 인터넷 2GB정도가 들어있었던 것 같다.

정리를 하자면, 심카드만 사는 데는 돈이 들지 않지만, 플랜을 사는데 비용이 들어가고 그 비용은 300루피에서 최대 500루피정도(포함사항에 따라 다르다), 그 정도가격이면 3개월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 심카드를 산 이후로는 앱을 깔아서 직접 충전해서 사용하였다. 무제한 통화에 하루 1.5GB 인터넷 데이터 포함에 300루피 정도. 사용기간은 80일이다. 통신사마다 다 다르겠지만 1000루피를 내고 심카드를 구매한다면 바가지를 쓰는 것이다. 

어찌어찌하여 겨우 심카드를 구매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코스가 시작되는 내일을 준비하며 쉬었다. 


첫째주는 다들 긴장도 되고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고 해서 잘 넘어갔는데, 새벽부터 밤까지 계속되는 스케줄에 2주째가 접어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아프기 시작했다. 조금 걱정하고 있었는데, 3주차에 다들 적응완료가 된 듯 다시 쌩쌩해졌다.




4주간의 타이트한 스케줄을 마무리하면서 몇가지 생각나는 점이나 도움이 될 만한 점을 적어보겠다.


채식

리시케시는 채식마을이다. 리시케시의 요가 지도자과정은 대부분 지내는 동안에 식사를 제공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한달동안 채식만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 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하루종일 스케줄이 빡빡하고 끝나면 방으로 돌아가 쉬기 때문에 먹는 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을 하려면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당장 나가서 사먹기는 아직 메뉴가 제한적이고 사람들의 채식에 대한 인식도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 마을 전체가 채식이라 어떤 식당에 가서 어떤 메뉴를 주문 하나 다 채식이라면 '채식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점점 잦아들게 된다. 나도 사실 지도자과정을 하던 당시 채식주의는 아니었는데, 신기하게도 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주위의 환경과 분위기가 바뀌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었던 것 같다. 다만 매끼 먹는 인도음식에는 점점 지루해져 가고 있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는 밖으로 나가 락스만쥴라, 람쥴라, 타포반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았다.


커피

나는 커피를 좋아하여 매일 아침 일상을 시작할 때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지금은 많이 줄였지만 말이다.

커피를 파는 곳은 많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등은 카페에 들어가면 쉽게 마실 수 있다. 물론 가격은 우리나라보다는 싸지만 인도물가에 비하면 아주 비싸다. 인도 현지식당에서 먹는 밥 한끼값이거나 그것보다도 더 비싸다. 그리고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러 나가기도 귀찮아서, 근처에서 물끓이는 소형 전기포트와 원두커피를 사서 아침에는 방에서 마셨다. 거름종이는 미리 준비해 갔다. 


인터넷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이 빠른 곳은 없는 것 같다. 인도는 큰도시를 가면 어느정도는 괜찮지만, 리시케시같은 작은 마을에서는 빠른 인터넷을 기대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번씩 정진이 되는 동네이다. 다행히도 갠지스강이 지나가는 길목이라 물걱정은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리시케시 마켓

요가아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리시케시 마켓까지는 2km 정도의 거리이다. 람쥴라 택시스탠드쪽으로 나가거나, 타포반에 있다면 타포반 큰 길 쪽으로 나가다보면 오토릭쇼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있다. 



람쥴라 택시스탠드에 도착하면 대기하고 있던 오토릭쇼 운전자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그들은 개인 오토릭쇼를 운전하고 도착하고자 하는 장소까지 안내해준다. 비용은 200루피이다. 그곳을 지나 길쪽으로 나가면 길 옆으로 오토릭쇼들이 많이 서 있는데, 바로 쉐어오토릭쇼들이다. 타기전 마켓 또는 바자에 가느냐고 물어보고 간다고 하면 올라탄다. 대부분은 영어를 못하므로 GPS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거나 길을 아는 사람 또는 현지어 즉 힌디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가기를 권한다. 비용은 10루피이다. 




환전

락스만 쥴라 거리를 걷다보면 환전하는 곳이 몇 군데 눈에 띌 것이다. 100달러 정도면 큰 차이는 없겠지만 그 이상이면 환율을 비교해 보고 더 괜찮은 곳에서 환전하면 된다. 처음에는 신분증, 비자복사본 등을 다 준비해 갔었는데,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다 환전해줘서 놀랐다. 물론 공항이나 은행에서 환전하려면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 

그 외에 캐쉬아웃을 하고 싶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현금인출기나 신용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이다. 길을 가다 보면 현금인출기를 발견할 수 있는데, 대부분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돈이 다 떨어져서 인출하지 말고 미리 해 두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현금인출기에 돈이 없어서 사람들이 그냥 돌아가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나도 몇 번 경험한 일이다. 특히 주말을 끼고 이런 일이 생기면 월요일까지 돈이 채워지지 않는 인출기도 있고, 인도는 아직 계산시 카드사용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데 현금인출기 사용이 불가능하다면 신용카드기기가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카드를 긁고 현금으로 받아올 수 있다. 수수료가 5%정도 였던 걸로 기억한다. 람쥴라에서 락스만 쥴라 쪽 방향으로 락스만 쥴라 다리 건너기 전에 부티크샵이 하나 있다. 거기에서 현금인출을 한 번 했었는데, 신분증과 비자 복사본을 달라고 했었다. 타포반에서도 가능한 곳이 있다. 


옷차림: 인도에서는,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 특히 작은 마을에서는 짧은 반바지나 민소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사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민소매차림의 관광객들을 볼 수는 있다. 



민소매는 그나마 통용이 되는데, 짧은 반바지가 치마를 입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도 전통 옷인 사리만 보더라도 반팔에 배꼽을 다 드러내놓고 다니지만 다리는 꼭꼭 감춘다.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는다고 하여 뭐라고 할 사람은 없겠지만 현지의 문화가 그렇다면 어느정도는 따르는 것이 편안하게 생활하기에 좋은 것 같다.






다람살라는 인도의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주 캉그라(Kangra District)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티벳의 망명정부가 들어서 있다. 

달라이라마가 거주하는 템플로도 많이 알려진 맥로드 간지(McLeod Ganj), 인도현지 관광객이 많은 박수나그(Bagsunag), 히피들의 공간 다람콧(Dharamkot)이렇게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람콧은 다람콧과 어퍼 다람콧(Upper Dharamkot)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어퍼 다람콧에 묵었다.


리시케시에서 버스를 직행버스를 타고 다람살라로 이동하면 다람살라의 한 주유소 근처에 내려준다. 거기에서 맥로드간지까지는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한다. 인도는 시내 버스타기가 많이 헷갈리기 때문에 크게 멀지 않다면 택시를 타는 것도 괜찮은 옵션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한가지 팁이라면 버스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여행객들을 얼른 섭외하여 같이 택시를 타고 가면 택시비를 아낄 수 있다. 

다람살라를 떠날 때에는 버스를 타고 왔다. 맥로드 간지 택시스탠드를 지나면 뒤로 주차장이 보이는데, 그 뒤에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거기서 기다리다가 버스가 들어오면 기사에게 페트롤 펌프에서 버스를 탄다고 설명하고 가는지 물어보면 답해줄 것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다람콧이었으나 우리는 달라이라마 법회 등록을 먼저 하여야 했으므로 맥로드간지에서 내렸다. 달라이라마 법회 등록 관련 정보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맥로드 간지에서 다람콧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오토릭쇼 즉 뚝뚝 운전기사들이나 택시 운전기사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으나 걸어가면 10분 거리인데 오르막이라는 이유로 200루피를 불렀다. 그래서 우리는 짐을 지고 그냥 다람콧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하였다.

제일 처음 200미터 정도가 좀 가파른 언덕길이었고, 그 이후에는 그럭저럭 걸을 만했다.

다람콧의 The Bunkers라는 호스텔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6월 다람콧의 날씨는 정말 최고이다. 우선 호스텔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리지리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아주 아름다운 폭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박수나그의 폭포가 크고 유명한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폭포에 가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호스텔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다람콧의 폭포는 따로 이름이 있지는 않아서, 노네임 폭포, 히든 폭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고도 했다. 




다음은 다람콧에서 꼭 가볼만한 장소들이다.


다람콧 폭포

우리가 머물렀던 The Bunkers호스텔에서 걸어가면 한시간정도 걸린다. 입구에 따로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 않으니 사람들에게 물어서 일단 산속으로 들어가고 나면 헷갈릴 일 없이 그냥 길따라 쭉 가다보면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가 들리고 그곳이 폭포이다.

낮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래도 꽤 되는 편이다. 폭포에 도착하여 왼쪽으로 보면 작은 카페가 하나 보인다. 메기(인도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라면)나 토스트 등과 차이를 주문할 수 있고, 과자나 스낵종류도 있으니 출출할 때 요기할 수 있다. 그런 산속에 가게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자는 어떻게 나를까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폭포로 가는 산속으로 완전히 들어가기 전에 작은 템플이 하나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거기에서 나무지팡이를 대여해주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길가다 떨어져있는 굵은 나뭇가지를 대신 이용하였다. 지팡이 하나정도는 갖고 가면 훨씬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레바논 레스토랑

같은 방을 썼던 친구로부터 받은 정보인데, 사실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레바니즈라고 불렀다. 다람콧에서는 꽤나 유명한 장소인 듯 했다. 다람콧 중에서도 Upper Dharamkot에 위치한 곳이고 간판도 보이지 않아 여기가 맞나 하면서 올라갔다. 하지만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아름답고 다채롭게 장식된 실내공간과 자유로움이 가득한 실외공간이 아주 특이한 히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냥 앉아서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녹아버릴 것 같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메뉴는 따로 없다.  들어가면 누군가가 일행이 몇 명인지, 그리고 채식인지 아닌지만 물어보고, 그날 준비한 메뉴가 나온다. 인도식 탈리(Thali)처럼 로티나 밥에 여러 반찬들이 나오는데,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반찬은 인도식과 레바논식의 퓨전스타일로 그날 나온 후무스는 너무나 맛있었다. 물론 식판하나에 담겨 나오는 인도식 탈리가 아닌 반찬마다 다른 그릇에 담겨 나오는 고급진 퓨전 탈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문제는, 가격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먹고서 이만큼 가치가 있다 싶은 만큼의 금액을 카운터에 준비된 박스에 넣으면 된다. 그런데 돈 넣을 때 주인이 쳐다보고 있어서 조금 넣기가 민망했다. 



밖의 테이블에 앉고 싶었는데, 우선은 자리가 없었고,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안에 앉기로 했다. 여행을 하면서 특히나 많이 느끼지만 장소가 사람을 녹여버릴 것 같은 곳이 있다. 그 곳은 누군든 보여서 춤추고 노래하고 와인 마시면서 음식도 즐기고 이야기도 나누고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그런 장소인 것 같다. 굳이 춤추고 노래하지 않아도 음식먹으러는 가볼면 좋을 것 같다.


The Bunkers

우리가 머물렀던 호스텔이다. 2층에 식당이 있는데, 다람콧은 어디를 가나 뷰가 정말 아름답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도 괜찮았다. 내가 먹어본 음식으로는 티벳의 누들수프 뚝빠, 볶음면이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 그리고 호스텔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바베큐 디너를 여는 날이 있다. 여러가지 꼬치구이를 불에 직접 구워주는데, 맛이 꽤 좋다. 바베큐 날은 주위에 사는 사람들도 모여 여느때보다는 사람들이 조금 더 있다. 꼬치하나 시켜놓고 기타치고 노래하는 사람들 따라 흥얼흥얼 거리다보면 어느덧 몸과 마음이 너무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Trek & Dine

이곳은 다람콧 중심부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이 주위에 카페나 레스토랑 그리고 가게들이 엄청 많이 몰려있다. 처음에는 Bodhi Greens라고 하는 곳에 들어가보았다. 뭔가 건강한 음식이 많을 것 같은 곳이었는데, 주문 하는 것 마다 다 없다고 해서 계속 메뉴를 바꾸고 바꾸다 그냥 다음에 온다고 하고 나왔다. Trek & Dine은 Bodhi Greens에서 나와서 다른 곳을 찾아 걸어다니다 들어가 본 곳이었는데, 편안하게 한끼 즐기다 가기 좋은 분위기였다. 나는 태국 팟타이를 먹었는데, 예전에 첸나이의 더 파크(The Park)호텔 안에 있는 태국식당에서 비싸게 주고 먹은 팟타이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그리고 트렉 앤 다인에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네팔사람이 하는 조그만 베이커리가 있는데, 리시케시에서 맨날 퍽퍽한 비건 빵만 먹다가 제대로 된 빵 냄새가 풍겨 사먹어보았다. 인도에서 그동안 먹었던 빵 중에 제일 부드럽고 맛있었다. 진짜 작은 가게여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나,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던 기억이 있으므로 맛있는 빵을 원하신다면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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