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 특히 혼자하는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이 넘쳐난다.

우선 누군가와 같이 여행할 때처럼 어디를 가고싶은지, 무얼 먹고 싶은지를 상의하고 물어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 좀더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는 건강한 시간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혼자여행의 조미료 역할을 하는 것은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류인 것 같다.

오쇼강가담(Osho Ganga Dham)에서 만난 친구의 추천으로 시바난다 아쉬람을 알게 되었다.



시바난다는 보통 스와미 시바난다(Swami Sivananda)로 불리는데, '스와미'라는 호칭은 수행자 또는 요기라는 의미로서 이름 앞에 존경의 의미로 붙인다. 스와미 시바난다는 인도의 타밀나두주에서 태어나 의학을 공부하였으며, 후에 사람들을 위한 일생을 봉사하며 보내신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다.

시바난다 아쉬람은 그의 제자 중 한 명인 비쉬누 데바난다(Vishnu Devananda)라는 분이 스승의 뜻을 받들어 이후에 설립하였다. 비쉬누 데바난다가 젊은 시절에 시바난다가 그를 불러 밥 한끼 정도 되는 돈을 주며 '이제 요가를 서양으로 널리 알릴 때가 된 것 같다.'고 하며 그에게 미국으로 가라고 하였다고 한다. 미국으로 건너간 비쉬누 데바난다는 스승의 뜻을 받들어 서양세계에 널리 요가를 전파하며, 지금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요가의 TTC(teacher training course)의 개념을 처음 창시한 장본인이라고 시바난다 아쉬람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설명해 주었다.

시바난다 아쉬람은 전세계 여러곳에 퍼져있는데, 내가 머물었던 곳은 인도 남부 께랄라주의 네야르담(NeyyarDam)에 위치한 시바난다 아쉬람이었다.


아쉬람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공항에서 가는 방법, 그리고 기차역에서 가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공항에서 가는 법

아쉬람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뜨리웬드럼(Trivandrum) 또는 현지어로 띠루와난다푸람(Thiruvananthapuram)공항이다. 공항에서는 택시, 오토릭쇼(Auto-rickshaw), 로컬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으며 아쉬람까지는 35km,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이다.

택시- 도착홀에서 빠져나오면 Pre-paid taxi 라고 적혀 있는 카운터를 발견할 수 있다. 시바난다 아쉬람에 직접 문의했을 때에는 900루피라고 했었는데, 실제로는 1100루피였다.

오토릭쇼- 세 발 달린 오토바이 뚝뚝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800루피였고, 나는 이 옵션을 선택했다. 

버스- 버스를 타려면 공항에서 5km정도 떨어진 Trivandrum KSRTC라고 하는 뜨리웬드럼 센트럴 버스역으로 우선 가야하는데 그곳은 뜨리웬드럼 기차역 반대편에 있다. 여기에서 다시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첫번째로는 까타카다(Kattakada)라고 하는 작은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거기에서 내려 다시 오토릭쇼를 타고 아쉬람으로 이동하는 방법이며 이 버스는 자주있는 편이다. 까타카다에서 아쉬람까지 가는 오토릭쇼 가격은 흥정을 잘 하면 200루피 아니면 300루피정도까지 가격을 부른다. 두번째로는 한시간에 한대 또는 두대 있는 버스를 타고 바로 아쉬람 언덕 밑 까지 도착하는 방법인데, 가장 마지막 역에서 내려서 가파른 언덕을 10분 가량 올라가면 아쉬람이 나온다. 이 버스는 50루피이다. 버스 둘 다 1, 2번 승차홈인데, 위에 NeyyarDam이라고 적혀있기는 하지만, 여러종류의 버스가 들어오므로, 그리고 버스에는 영어가 전혀 적혀있지 않으므로 무조건 거기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잘 도와주기 때문에 기다리다 잠깐 딴 짓을 하고 있더라도 불러서 알려주신다. 



기차역에서 가는 법

뜨리웬드럼 기차역으로 도착을 하게 되면 센트럴 버스역으로 이동하여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이동하면 된다.

인도 지역버스는 대부분 에어컨은 커녕 창문도 없는 버스가 대부분인데다, 버스티켓 가격은 도착지의 거리에 따라 그때그때 버스티켓 아저씨께서 알려주신다.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티켓 아저씨께 도착지를 말하면 가장 가까운 거리는 10루피부터 점점 올라간다. 내리는 역에 대한 안내도 전혀 없고 사람도 엄청 많기 때문에, 인도여행이 익숙하지 않는 분들이나 짐을 갖고 여행하는 분들은 택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토릭쇼타고 한번에 아쉬람 앞까지 도착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800루피는 대략 만오천원정도 하기때문에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나는 요가 베이케이션 코스(Yoga vacation course)에 참여하기 위해 갔는데, 그 외에도 유명한 시바난다 요가 자격증 코스 그리고 다양한 아유르베다 프로그램들도 접해 볼 수 있다.

요가 베이케이션 코스는 2주 프로그램이지만 최소 3일이상 머물면 굳이 2주를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으며 한달씩 머물다 가는 친구들도 있다. 보통은 매월 1일과 16일마다 코스가 시작되며, 방값을 내면 프로그램 참여 및 식사가 모두 포함이다.

숙소는 인도사람에게는 가격이 절반이며, 인도는 어디를 가나 외국인들은 최소 두배에서 10배이상 차이나게 돈을 받는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성수기로 나뉘며 성수기는 10월-4월 비성수기는 5월에서 9월까지이다. 트윈룸 이상에 머물 경우 예약이 필수적이지만 도미토리 룸의 경우 그냥 가서 체크인하면 되고, 예약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아래는 자세한 숙소비용이며 외국인 기준, 1박당 가격이다.

*성수기 10월-4월 

텐트/도미토리 - 880루피

트윈쉐어(공용욕실) - 1100루피

트윈쉐어 - 1380루피

트윈에어컨 - 2040루피

*비성수기 5월-9월

텐트/도미토리 - 780루피

트윈쉐어(공용욕실) - 1000루피

트윈쉐어 - 1280루피 

트윈에어컨 - 2040루피 



나는 비성수기에서 성수기로 넘어가는 9월말과 10월초, 도미토리룸에서 지냈다. 날씨가 많이 습하여 빨래가 도저히 마르지 않아 냄새나느니 좀 더러운 게 낫다고 생각하여 요가아사나 수업용 바지를 정해두고 계속 입었더니 나중에는 흰색바지가 거의 회색이 되어있었다. 



하루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5:20 am   기상

6:00 am   삿상(Satsang, 단체명상, 만트라 찬팅, 구루지 말씀)

7:30 am   티타임

8:00 am   요가 아사나 수업 (초급자, 중급자 중 선택가능)

10:00 am  브런치 (인도 현지 채식음식) 

11:00 am  까르마 요가 (자신을 내려놓는 수행, 봉사의 시간)

12:30 pm  아사나 코칭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가능)

1:30 pm    티타임

2:00 pm    요가철학

3:30 pm    요가 아사나 수업 (초급자, 중급자 중 선택가능)

6:00 pm    저녁 (인도 현지 채식음식)

8:00 pm    삿상(Satsang, 단체명상, 만트라 찬팅, 구루지 말씀)


하루 종일 프로그램이 있어서 처음 일주일 정도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말이 요가 베이케이션이지 전혀 휴가가 아닌 듯한 빡빡한 프로그램이다. 위의 프로그램은 기본 프로그램이며 일주일에 한 번씩 사일런트 워크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침 Satsang 대신 다같이 근처 강가(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로 걸어가 명상하고 찬팅하는 프로그램이다. 20분정도 걸어가는데, 말 그대로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자연과 함께 걸어간다. 그 고요한 아름다움은 어느 누구에게든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가져다 준다.


도착 다음날에는 브런치 이후에 오리엔테이션이 있는데, 거기에서 간단한 아쉬람 소개를 해준다. 네야르담에 위치한 이 아쉬람은 자연환경과 건물들이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룬 치유센터같은 느낌을 준다. 아유르베다 마사지도 받을 수 있으며, 프로그램때문에 아유르베다 닥터가 상주하고 있어, 원한다면 상담을 받아 볼 수도 있다. 

아사나 수업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가수업, 즉 몸으로 하는 동작들을 수련하는 시간이다. 초급자와 중급자로 나뉘어 진행되며, 시바난다만의 시퀀스가 정해져 있기때문에 매일 같은 시퀀스를 수행하게 된다. 처음에는 지루한 느낌이었지만, 매일 두번씩 연습하면서 몸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본다면 왜 매일 같은 시퀀스를 연습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사나수련 전 30분정도는 항상 프라나야마(Pranayama), 즉 호흡법을 연습하기 때문에 2주가 지나면 몸이 훨씬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전 11시의 까르마 요가는 까르마, 즉 행동, 업을 뜻하며 요가의 4가지 종류 중 하나이다. 본인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업이 되며 습관이 되듯이, 남의 위해 봉사하는 행동을 하자는 의미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시는 선생님께서 임의로 사람이 필요한 곳을 담당하도록 지정해 주신다. 나는 아쉬람 전체의 쓰레기통을 비워 분리수거하는 일을 했었다. 몇 명이 모여 하는 일이라 지정된 건물 몇 개만 스윽 하고 돌아 쓰레기를 들고 오면 되는 일이어서 힘들지 않았다. 그 외에 도미토리 청소, 식사 당번, 티타임 담당 등등이 있다. 



까르마 요가를 한 후에는 아사나 코칭 시간이 있는데, 단체 수업 이후 개인적으로 더 지도를 받고 싶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사나 코칭시간에 선생님이 기다리시는 요가홀로 가면 된다. 

티타임에서 허브차와 간단한 간식이 같이 나온다. 

삿상은 원래 진실과의 만남, 또는 진실된 사람과 같이 있는다는 의미로 구루와 제자들이 같이 모여 가르침을 받는 자리이다. 매일 아침, 저녁 삿상시간은 명상으로 시작하여, 만트라 찬팅 그리고 시바난다 또는 비쉬누 데바난다의 말씀이 담긴 책 또는 비디오 등으로 그들의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식사시간이었는데, 시바난다 아쉬람에 있으며 채식이 이렇게 맛있다니 하고 깨달았다.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들이 나오며, 식사시간이 알리는 종이 울리면 다이닝 홀에 쭉 하고 일렬로 앉아서 말없이 고요히 식사만 하며, 식사당번들이 돌아다니면서 부족한 음식을 주기때문에 오직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어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식사 전후로 쉬는시간들이 있는데, 그 시간에 밖으로 나가는 싶은 사람들은 리셉션에서 외출증을 받아서 나가면 된다. 아쉬람 바로 건너편에 강이 흐르고 있어서 그저 강을 보러 나가기도 좋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은 강물에서 수영하러도 간다. 들리는 말로는 그 강에 악어들이 출몰할 때가 있다고 하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아쉬람 안에 작은 도서관이 있는데 거기에서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 대부분이 영어책이긴 하나, 아사나관련 그림이 많은 책들도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외에 작은 팁이라면, 아쉬람 내에서는 딱 붙는 옷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입는 레깅스 같은 요가복은 입을 수 없다. 편한 면바지나 몸빼바지같은 옷 그리고 헐렁한 티셔츠를 가져가는 것이 좋고, 혹시 그런 옷이 없다면 아쉬람 내의 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중요한 팁인데, 숄같이 어깨에 두를 수 있는 것을 가져가면, 명상시간에 출몰하며 집중을 방해하는 모기떼들로부터 피를 뜯기는 것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병도 꼭 가져가면 유용하게 쓰이며, 요가철학시간에 쓸 노트나 펜등도 준비하면 좋지만 아니더라도 아쉬람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 외에 빨래세제나 간단한 간식도 샵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쉬람내에만 있어도 세계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었다. 인도이면서 세계같은, 나이면서 우주같은 시간들에 너무나 감사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고했던 옛말이 딱 그대로였던 여행이었다.

인도여행 10개월째였던 때였는데, 오지이긴 하나 라다크는 꼭 가보고 싶었다.

내가 갔을 때만 해도 라다크-Ladakh-는 원래 인도의 잠무 & 카슈미르지역의 주였는데, 내가 다녀온 후 얼마 안지난 올해 10월에 독립된 연방 직할시가 되었다. 파키스탄과 인도사이의 끝없는 분쟁이 일어나던 지역이라 차라리 그렇게 된 것이 나은 듯 하다.




그때 나는 우타라칸드주에 있는 작은 요가마을 리시케시에 머물고 있었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타고 갈 생각이었다. 그러려면 델리로 가서 레-Leh-라고 하는 라다크 지역의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데 우선 외지라 가는 편이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성수기라 가격도 높은편이었다. 나는 1년 넘게 여행중이었으므로 최대한 저렴하고 재밌게(저렴하면 사실은 고생이다) 가는 것을 선택해야 했다. 버스편도 알아보았는데, 한 버스를 3일동안 타고가는 건 정말 도저히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기차는 도전 해 본적이 있었고. 나름 색다른 경험이 되었지만, 혹시 금전적 여유가 약간 있으시다면 무조건 국내선 비행기를 타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아무튼 그래서 생각한 옵션이 말로만, 생각으로도 하지 않았던 히말라야 산등성이 991km 바이크 로드트립이었다.




위의 경로는 자동차로 연속적으로 갔을 때의 예상시간이 계산되어 나온것이다. 나와 내 남자친구는 바이크 트립을 준비중이었는데 그것도 125cc인 혼다샤인으로 갈 예정이었다. 바이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누군가에게 이야기 했더라면 깜짝놀라며 가지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고 말해주었을 것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이야기이지만, 인도에서 바이크 좀 탄다 함은 보통 로얄엔필드를 타는데 그 브랜드가 대략 500cc정도이고 그런 바이크라야 산등성이를 푸앙~하고 밀어올라갈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서야 내가 바이크트립을 이야기하며 꼭 가고 싶다 했을 때 내 남자친구가 왜그리 어두운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도 오지탐험을 해본 적인 없던 터라 우리는 나름 짐을 꾸려 너무나 막연하여 두렵지 않은 힘찬 발걸음으로 리시케시를 출발할 수 있었다.


첫 날은 대체적으로 순탄하게 달려 목표지인 심라(Shimla)를 향하고 있었다. 심라는 리시케시에서 270km가량 떨어진 힐스테이션이다. 7시간 정도를 달리던 중 심라도착을 얼마남기지 않은 산등성이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제대로 된 바이크용 방수부츠가 없던 우리는 비를 잔뜩 품을 우비를 입은채로 심라 바로 밑에 위치한 쇼기(Shoghi)라는 곳의 한 숙소 앞에 멈추었다.

티벳에서 오신 한국사람처럼 생기고 푸근한 인상을 하고 계신 주인아주머니께서 내 꼴을 보더니 '비가와서 하룻밤만 머물다 갈게요. 좀 깎아주세요'라는 나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이셨다. 우리 딸 같아서.. 라고 하시면서..

의외로 너무나 아름다웠던 마운틴 뷰 룸에 머물게 되어 적잖이 기분이 좋아진 우리는 네팔, 티벳쪽 만두인 모모 그리고 티벳 전통 누들수프 뚝빠를 룸서비스로 시켜 곯은 배를 채웠다. 네팔이나 다람살라를 가게 되신다면 모모와 뚝빠는 꼭 드셔보시길 바란다. 



다음 날 다시 떠날 차비를 하고, 주인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한 뒤 길을 나섰다. 두번째 날은 더 수월하여 마날리(Manali) 약간 밑에 위치한 꿀루(Kullu)라는 힐스테이션에 짐을 풀었다. 시내에 자리한 더 네스트라는 호텔이었는데, 호텔료 대비 시설이 너무나 훌륭했던 곳이었다. 저녁 즈음 도착한 우리는 짐을 풀고 바로 호텔밖으로 나와 길거리 음식구경, 야식구경, 사람구경하며 저녁을 사들고 호텔안으로 들어와 배불리 먹은 후 푹신한 침대에 뒹굴며 인터넷 삼매경에 빠졌다. 그리고는 새로운 사실 한가지를 알게 되었다. 

예정대로라면 마날리 하이웨이를 지나야 하는데 그곳은 자연을 보호하고자 매일 지나가는 차량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미리 로탕패스퍼밋(Rohtang pass permit)을 신청한 차량만이 그 길을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로탕길은 인도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날리에서 출발해 그곳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자동차 배기가스에 시커멓게 절은 눈에서 스키타는 시늉을 조금 하다가 다시 돌아오는 곳이다. 우리처럼 그 길을 지나 라다크로 향하는 차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였으나, 당일 날짜 통과신청은 불가능하였고(마날리에 가서 직접신청할 경우에는 당일 날짜 패스를 받을 수 있다), 신청을 하려면 PUC(pollution under check)이라는 증명서가 있어야 했다. 배기가스를 많이 뿜어내는 차량 또는 10년 이상 된 오래된 차량은 지나갈 수 없게 되어있다. 처음 들어보는 PUC라는 말에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지다 결국 호텔 직원에게 물어보니 멀지 않은 곳에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다음날 증명서를 받아야만이 적어도 그 다음날에 마날리를 통과할 수 있을터였다. 그리하여 다음 날 아침 호텔직원이 알려 준 곳을 찾아갔으나 안된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꿀루를 나와 마날리를 향해 달렸다. 숙소에 짐을 푼 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그 근처의 PUC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보통은 차량 정비소같은 곳에서 증명서를 발급 해 주며, 인터넷 상에서는 주유소에서도 발급하여 준다고 되어 있으나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안된다고 하는 곳이 많았다. 한가지 팁이라면, 차량정비소를 인터넷으로 찾은 후 꼭 전화를 미리하여 가능여부를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 팁은 인도여행 내내 써먹으면 유용할 꿀팁이다.


그래서 로탕패스퍼밋(Rohtang pass permit)을 받는 방법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필요한 서류: PUC(pollution under check), 차량등록증, 운전면허증 복사본.

패스의 종류

-Rohtang pass permit/Special Rohtang pass permit- 마날리 하이웨이에서 로탕정상까지 가서 하루만에 돌아오는 차/바이크를 대상으로 한 패스이다. 관광용 패스인데, 여행사에서 작은 벤 같은 곳에 사람 가득채우고 가는 차량이나 가족단위로 운전해서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당이 아닌 한 차당 혹은 바이크당 패스를 받는 것이며, 두 개의 차이는 rohtang pass는 영업용차량 그리고 special rohtang pass는 개인차량용이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경우 오전 10시에서 오후4시사이에만 가능하다. 비용은 600루피이다.

-Beyong Rohtang pass- 마날리 하이웨이를 지나 라다크나 그 이후 지역을 가는 패스이다. 한마디로 그 길을 지나가는 데 필요한 통과증인 것이다. 비용은 50루피이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경우 신청창이 오후 12시에서 밤 12사이에만 열린다. 


신청방법

-온라인

'rohtangpermit'이라고 검색하면 신청할 수 있는 사이트가 나오는데, 본인이 원하는 패스를 선택하여 신청한 후, 돈을 지불하면 된다. 남자친구가 인도사람이라 국제면허증의 가능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지나가면서 많은 외국인들이 바이크를 타고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통용되는 국제운전면허증의 경우 패스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이런 간단한 패스정도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는데, 인도는 무얼하든 아직은 시스템이 약간 복잡한 느낌이 든다. 온라인의 경우 당일 패스는 신청할 수 없고 다음날 패스부터 가능하다. 지나가고자 하는 날에 신청차량이 다 찼는지 여부도 같이 확인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직접신청

마날리 중심가에 위치한 SDM오피스에서 준비한 서류를 들고 신청이 가능하다. 복사는 오피스 앞쪽에 마련된 작은 창구에서 할 수 있으며 신청서 작성도 바로 할 수 있다. 접수창구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사이에 오픈하며, 보통은 접수 후 당일 오후 3-5사이에 패스를 받아볼 수 있다. 당일 패스 신청이 가능하다.


추가정보

-로탕패스는 한 차량당이지 한 사람당이 아니므로 4명에 차 한대로 간다면 1개의 패스만 받으면 된다.(자전거는 패스가 필요없다..고하지만 그 길을 자전거로 간다는 것은 사실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로탕길은 화요일은 보수, 관리로 인해 차량을 통제하므로 그날은 지나갈 수 없다.

-마날리 SDM오피스는 일주일 내내 오픈하므로 언제든지 가서 신청 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따로 패스는 받지 않아도 된다.

-라다크에서 돌아올 때는 따로 패스가 필요하지 않다.


*로탕패스 입구. 차량들이 가득 줄을 서 있다. 특이한 점은 웬만한 차는 다 흰색이라는 점이다.


직접 신청 시 당일패스 발급이 가능한 지 몰랐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는 온라인으로 그 다음날의 패스를 이미 신청해 놓았던 상태였는데, 다행히 당일 발급이 되었고, 접수가능시간 얼마 남겨놓지 않고 갔으나 친절히 접수를 받아주었다. 다만 50루피가 아닌 100루피를 내었다. 신청비, 접수비를 따로 받은 것 같은데, 크지 않은 금액이라 그냥 군말없이 돈내고 가만히 기다리니 패스는 30분 이내로 나왔다. 그리고 한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전날 우리가 온라인상으로 확인했을 때는 당일의 차량신청 정원이 다 차서 접수가 가능하지 않았었는데, 오피스에서 직접 신청하니 받아주었으므로, 혹시 급하신 분들은 직접 가서 신청해보시길 권한다.



그리하여 드디어 우리는 마날리를 떠날 수 있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마날리에서 라다크를 향한 자세한 여정을 소개하겠다.

2019/12/05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라다크, 무모한 바이크 로드트립 여행기2

2019/12/05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신비의 도시 레, 라다크 탐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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