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시작해볼까?

 

명상을 할 때, 정확하게 말하자면 명상의 상태로 가기 위한 수련을 할 때에는 대게 바닥에 앉아있는 자세를 취한다.

앉은 자세는 다양한데 그중 자신에게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하여 명상 시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릎에 이상이 있거나 바닥에 앉는 것이 불편할 경우 의자에 앉는 것도 괜찮다. 바닥에 앉든 의자에 앉든 주의해야 할 점은 척추를 부드럽게 위로 펴고 앉아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앉은 자세들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자세를 소개하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자세로는 

 

Sukhasana(수카사나)

가 있다. 흔히 말하는 아빠다리 자세로, 동양인의 경우 생활습관 덕분에 골반 부분이 유연하여 바닥에 앉은 자세를 쉽게 취할 수 있다.

 

 

Sukhasana ( 수카사나 ,  편하게 앉은 자세 )

 

 

 

자세를 취했을 때 불편함에 느껴진다면 엉덩이 밑에 쿠션이나 담요 등을 접어 그 위에 앉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렇게 하면 무릎이 엉덩이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무릎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리고 푹신한 소파나 침대 위보다는 바닥이나 매트 등 어느 정도딱딱한 바닥 위에 앉는 것이 척추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Vajrasana(바즈라자나, Thunderbold pose/번개 자세)

 

Vajrasana(번개자세)

 

 

 바즈라사나, 번개자세는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이다.

무릎이 유연하다면 편안하게 취할 수 있는 자세이며, 바즈라사나를 취했을 때 무릎에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엉덩이 밑에 쿠션을 두고 앉거나, 수카사나로 앉는 것을 추천한다.

이 자세는 소화에도 도움이 되는 자세이며, 허리 아랫부분을 강화시키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Padmasana(파드마사나, 연꽃 자세)

 

그다음은 실제 수련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파드마사나, 즉 연꽃 자세이다.

 

Padmasana(연꽃자세)

 

이 자세는 골반과 무릎의 유연성을 요한다. 그렇기 때문에 파드마사나에 익숙하지 않는 분들은 아르다 파드마사나 즉 다리의 반만 연꽃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앉은 자세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동작(아사나)들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리는 지금 호흡을 올바르게 하고 있을까?


호흡은 비자율신경계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제대로 호흡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며, 제대로 호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사실 태어났을 때부터 자동적으로 호흡을 했기 때문에 '호흡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위에 아기가 있다면 숨 쉬는 것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아기들은 우리보다 천천히 숨을 쉬며, 배가 볼록하게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평온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호흡아이의 호흡은 언제나 평안하고 안정적이다.


우리 모두 처음에는 그렇게 호흡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호흡하는 것이 원래 호흡하는 방식이고,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세월이 흐르면서, 성인이 되어가면서, 여러 주위 환경의 영향으로, 스트레스로,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인해 짧아진, 가파진, 끊어지는 호흡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 우리는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다.



*호흡과 평균수명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20/11/19 - [요가, 명상] - 프라나야마(Pranayama)란 무엇인가


평균수명을 이야기할 때의 단위로 우리는 '년' 또는 '해'를 사용한다. 100세시대 하는 말은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년'이 되는 시대가 도달할 거라는 말이다. 하지만 요가에서 보는 수명의 관점은 다르다. 수명을 결정짓는 요인이 '년' 또는 '해'가 아니라 '호흡수'가 된다.

호흡을 길고 천천히 하면 평균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인데, 그 이해를 돕기 위해 동물들의 평균수명을 '분당 호흡횟수'로 예를 들어 보겠다.

개는 호흡이 빠른 걸로 알려져 있는데, 분당 호흡수는 최소10번에서 30번 미만이며 평균 수명은 8~12년이다.



코끼리는 개보다 호흡이 느린데, 누워있을 때는 분당 호흡수가 4~5회, 서 있을 때는 10~12회이다. 평균 수명은 종에 따라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40~60년 사이이다. 

거북이의 경우 대게 분당 호흡수가 4~5회로 아주 적으며, 평균 수명은 대략 150년 정도가 된다.

인간은 분당 호흡수가 16~18회, 평균 수명은 70~80년이다. 인간의 경우 의학의 발달로 인해 평균수명이 다른 동물보다는 호흡수에 비해 조금 더 길다고 볼 수는 있다.


거북이는 대표적인 장수 동물이다


위의 경우를 보았을 때, 호흡이 빠를 수록 평균 수명이 짧고, 길수록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말은 호흡 횟수가 많을수록 수명을 빨리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스쿠버다이빙에서 정해진 양의 산소탱크를 메고 물 속에 들어가 정해진 만큼의 호흡을 얼마나 오랫동안 하느냐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다시 우리의 호흡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평소에 빠른 호흡을 하고 있을까 느린 호흡을 하고 있을까를 되짚어보도록 하자.

우리의 몸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경쟁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면 우리 몸은 자동으로 싸울 자세를 갖추고 있다. 


스트레스는 호흡을 얕고 빠르게 한다.


이것은 마치 산을 지나다 호랑이를 만났을 때와 같은 상황으로, 지금 당장 도망갈 수 있도록 근육을 준비시키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얕고 빠른 호흡을 하게 된다. 우리는 그래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얕고 빠른 호흡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시 원래의 호흡을 되찾을까.

횡격막을 인지하는 깊은 호흡과 그로 인한 몸의 독소들을 배출해 내는 것이 필수이다. 신체적으로 근육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아닌, 마음의 독소 또한 배출해 내야 한다.


깊고 자연스러운 원래의 호흡으로 돌아오는 것부터 시작하자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원래의 호흡으로 돌아와야지만 프라나야마를 마스터하기 위한 준비가 되는 것이다. 호흡이 잦아들어 길어지게 되면 자신의 생각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호흡이 길게 연장하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호흡이 길어짐으로서 'Kumbhaka' 즉 호흡이 없는 상태로 들어설 수 있고, 생명 그 근원으로 한발짝 다가갈 수 있게 되며, 쿤달리니 샥티를 깨울 수 있다.

 









프라나야마(Pranayama)

프라나야마(pranayama)는 두 개의 산스크리어트가 결합된 단어이다.

*Prana: 'vitality', 'the essence', 'the life force' 생명력, 본질

*Ayama: 'mastery', 'control', 'regulation' 숙달, 조절, 통제


명상자세명상수련



그래서 이 두 단어를 합쳐보면, 생명력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것에 숙달했다는 의미가 된다. 또 다른 의미로는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인 호흡, 또는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는 시점을 마스터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프라나야마에 관해서는 호흡법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그 둘은 다르다. 프라나는 호흡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호흡은 프라나가 아니다. 꾸준히 연습하여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르면 오롯이 정신으로 연습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풍선을 들어보자. 풍선안은 공기로 채워져 있지만 풍선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프라나가 없기 때문이다.

프라나야마를 통해 막혀있던 에너지 채널인  'sushumna(수슘나)'를 열 수 있고, 우리몸에 잠자고 있는 에너지인 'Kundalini(쿤달리니)'를 깨울 수 있다.


요가 해부학을 들여다보면, 호흡은 몸(감각)과 마음을 연결 시켜주는 중간에 위치하여 있다. 조금 더 고차원으로 들어가면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우리가 하는 명상법에 호흡을 많이 이용하는 이유는 호흡을 통해 널뛰는 마음을 가만히 앉아있는 몸과 일치시키는 연습을 하기 위함이다. 

마음이 몸보다는 더 섬세하지만 기본적으로 요가에서는 몸과 마음은 같은 경지에 있는 것이라 보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우리가 왜 요가 동작들을 할 때 한 자세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몸을 정지시키고 호흡을 이용하여 마음을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마음챙김마음챙김


호흡은 의식과 무의식을 조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몸의 자율/비자율 신경계 또한 조정할 수 있다.  호흡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하도록 우리 몸에 자동 시스템화 되어 있다. 산소가 부족한 곳에 가면 자동적으로 숨이 가빠지거나 입으로 호흡하여 산소를 더 보충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호흡을 연습함으로서 조절할 수도 있다. 



호흡은 마음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호흡을 지켜보면 나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 금방 알 수 있다. 마음이 편안할 때는 호흡을 깊고 천천히 하고, 긴장되거나 화가 나 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빠르고 얕을 호흡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프라나야마낮은 단계에서 계속 수행하면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다


그리하여 호흡을 연습하면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이 말이 호흡을 통해서 마음을 조절하라는 뜻이 아니고, 마음의 성질 그대로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게 우리는 우리가 하는, 혹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만가지 생각들을 의식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저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따라갈 뿐이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쁜 생각을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좋은 생각을 했다고 좋고, 나쁜 생각을 했다고 나쁜 것이 아니고 둘 다 똑같다. 호흡을 관찰하면, 자신의 의식을 다시 찾게 되고 그로 인해 현재 마음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언제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 스트레스는 다이어트나 건강과 같은 신체적인 것일 수도 있고, 빨리 성공을 하려는 사람들의 초조함이나 불안감일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픈 감정일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예전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질적으로 어느 때 보다 풍요하고, 발달된 기술로 생활은 너무나 편리해졌다. 원하는 물건은 클릭 몇 번으로 다음 날 집까지 배달된다. 하지만 왜 정신적으로 더 지쳐가는 것일까. 



지금의 직장인들 또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것의 큰 요소 중 하나는 너무나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하고 원하는 정보는 언제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들은 우리를, 정확하게는 우리의 마음을 더 자극 시킨다. 


20대에 수천억의 자산가가 된 청년 사업가, 대기업에서 일하다 스타트업을 시작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 나보다 더 똑똑하고, 더 아름답고, 재주 있고, 돈이 많고, 몸매가 뛰어난 사람들이 가득한 속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이 모든 것에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나를 둘러싼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리기 전에 외부에서 유입되는 수많은 정보들에 자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명상을 시작해보자. 

외부로 향해 있는 감각들을 내면으로 불러 들여오는 것을 시작해보자. 눈을 감고 내 안의 고요함을 발견해보자. 




우리가 흔히 명상을 한다고 하는 행위들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명상이 아니다. 명상의 상태에 가기 위한 방법 또는 테크닉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부터 많은 명상법들이 스승에서 제자로 이어져 왔다. 그 중 어느 것이 맞고 틀린 것은 없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명상을 한다고 하는 행위가 왜 명상이 아닌가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명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명상에 이르기 위한 방법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떠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명상이 아니다. 다만 그 방법들로 인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 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한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명상은 정확하게 그 반대이다. 생각이 없는 상태, 그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알아차림으로부터 시작된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관찰자가 되는 것이다.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과 그 연주를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거기에는 연주자와 감상자가 있다. 하지만 나는 연주자도 감상자도 아니다. 나는 그 둘을 지켜보는 사람이다. 다른 예를 들어, 내가 밥을 먹고 있다고 해보자. 음식이 있고 그것을 씹고 있는 내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음식도 아니고 씹는 것도 아닌, 그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바라본다. 행동 자체는 무엇이건 상관없다. 내가 음식을 씹고 있건, 젓가락을 쥐고 있건, 입을 벌리려고 하건 하등 관계없다. 다만 나는 그것을 그대로 바라본다. 그러면  내가 하는 모든 행위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우선, 몸에서 시작해 본다. 나의 동작 하나하나, 아주 작은 것이라도 관찰해본다. 내가 까딱 하는 손가락도, 깜빡이는 눈도, 평소에는 1%도 알아차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동작들 하나하나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보자. 

그 다음으로는 생각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본다. 1분에도 수천, 수만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사라진다. 지금 펜을 들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모조리 다 적고 잠시 후 그 종이를 본다면, 어떻게 이런 생각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계속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 날 나의 생각들이 일정한 패턴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평화로운 상태가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명상을 한다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 앉아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걸으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도 명상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감정은 이 중 가장 섬세하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렵다. 그러나 이 세 번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금까지 연습한 이 세 가지가 모두 합쳐져 하나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러면 그 다음 단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많은 명상법과 수행법들이 있다. 스티브 잡스로 인해 많이 알려진 마음챙김 명상도 알아차림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다만 알아차림으로 가는 방법에 다양한 길이 있는 것 뿐이다. 자세한 테크닉은 기회가 된다면 다른 포스팅에서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명상이 무엇인지, 그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램으로 마무리 하려 한다.




요즘에 들어 마음챙김 명상, 사운드 명상 등 마쁘게 앞만보고 달려오던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상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명상이란 생각이 없는, 마음이 없는 상태로 도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일까.



요가의 관점에서 본 마음은 크게 4개의 카테고리로 정리될 수 있다.



1. 붓디(Buddi)- 지


현대과학에서는 마음, 의식, 두뇌를 서로 다른 것으로 구분한다. 우리가 기쁜 상태, 슬픈 상태, 기분이 나쁜 상태에 있는 것은 몸에서 발생되는 어떤 특정한 화학물질의 작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요가에서는 두뇌는 심장, 간, 폐처럼 몸의 속한 하나의 기관으로 본다. 현대과학에서는 두뇌를 하나의 신체기관의 범주에서 빼내서 따로 분류하고 있다. 이렇듯, 지성 또는 지식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인것 처럼 여겨지는 것은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온전히 지성에 촛점이 맞춰서 있기 때문이다. 

붓디 즉 지성은 물질적인 그리고 육체적인 관점의 삶이라고 할 수 있으며 둔한 것 보다 날카로운 것이 살아남기에 이득이다. 그래서 붓디는 날카로운 칼과 같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과학이 사물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관점이다. 하나의 현상을 분해하고 조개어서 원인을 밝혀내고 현상들을 살핀다. 

넘쳐나는 정보와 데이터들을 많이 그리고 더 빨리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똑똑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러한 지성도 기억이 없다면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2. 아항카라(Ahankara)- 정체성


붓디 즉 지성은 내가 현재 갖고 있는 이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이다.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어떤 지성이 어떻게 기능할것인가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내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태도에 발끈하고 화를 내게 된다. 한국부모밑에서 태어났어도 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즉 지성은 날카로운 칼이며 정체성은 그것을 들고 있는 손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제한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제외한 모든것은 틀린것이 되고 만다.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테러들만 보더라도 그렇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 즉 내가 믿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 이외의 모든 것을 배척한다. 그렇기때문에 우주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우리의 지성은 기억이라는 무기로 무장한 흔들리는 손이 되고 만다.




3. 마나스(Manas)- 기억


어류에서 지금의 인간이 되기까지 우리 몸은 우리가 진화되어온 모든 기억을 몸에 간직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야 과학적으로 밝혀진 진화의 과정들을 지금으로부터 15000년, 최초의 요기인 아디요기는 오로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알았다. 우리는 증조부모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몸은 그들의 코 생김새를, 이마의 모양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적인 기억은 우리의 행동을 제한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요가시스템에서는 어떻게 하면 한정된 기억으로 정체된 사람들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왜냐하면 한정된 기억은 행동을 비성숙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의 기억이 아주 활성화된다면 그 정체성또한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 



4. 칫타(Chitta)


칫타는 기억으로부터 벗어난 지성이다. 

우리가 지금의 우리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이름이 무엇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어떤 피부색을 갖고 있는지 등등 이 모든것이 기억이 있기때문에 가능하다. 나에게 저장된 기억은 내가 갖는 관점을 결정한다. 

기억은 거대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제한이며 경계이다. '이것은 나이고, 저것은 너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우리가 그렇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내가 나의 시스템내에서 기억하는 것과 당신이 당신의 시스템내에서 기억하는 것은 나와 너의 영역이자 경계이다. 

인간과 개가 똑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인간이 개가 되고 개가 인간이 되지 않는 것은 우리몸의 시스템이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억은 강하다.

하지만 칫타는 기억이 없다. 기억이 없다는 것은 지성에 대한 경계가 없어진다는 의미이다. 지성의 경계가 없어진다면 모든것에 대한 액세스가 가능해진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고 지금껏 생존문제가 이렇게까지 안정적인 적은 없었다. 점심을 먹고나면 당장 저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가 명상에 대해 더 눈을 뜨고 관심있게 접근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우리가 명상을 시작할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3일간 묵었던 다람콧을 떠나 맥로드 간지(McLeod Ganj)로 내려왔다. 다음날 달라이라마 법회에 참석해야 해서 템플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람요가 하우스' 라는 곳이었다. 찾기는 힘들었으나 가격대비 너무나 최고인 숙소였다. 루프탑에 있는 요가홀에서 요가수업도 있고 거기에서 바라보는 뷰도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그 뷰를 방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최고였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숙소에서 우산을 빌려 밥을 먹으러 나섰다. 사실 한식당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몇 개가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가장 가까워 보이는 곳에 들러보았다.

사실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은 아니었고, 티벳음식인 뚝빠와 딴뚝 등을 파는 곳이었는데, 맵게 해달라고 요청하면 얼큰한 국물이 한국음식과 비슷하다는 리뷰가 있어 찾아간 곳이었다. 음식은 맛있었는데, 한국음식같은 얼큰함은 없었다. 다만 주인아주머니께서 한국분이신지는 잘 모르겠으나 한국말을 굉장히 잘하셨다. 외모로 보아서는 영락없는 티벳사람 같으셨다.


달라이라마 템플 근처로 나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며칠에 걸쳐 여러군데의 카페, 베이커리, 음식점들을 가보았다. 다들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그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점을 소개한다.


티벳키친(Tibet Kitchen)

한 번 간 이후 떠날 때까지 매일 들렀던 것 같다. 내가 지금껏 먹어본 모모 중 최고의 모모였고, 뚝빠, 치킨요기 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모모(Momo)는 티벳이나 네팔 쪽의 만두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가 먹는 속이 꽉찬, 혹은 육즙이 가득한 정성들여 빚은 그런 음식은 아니다. 편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보편화된 음식이고, 인도에서는 길거리 음식으로도 보편화되어 있다. 그래도 어디를 가나 모모는 항상 인기메뉴이기 때문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치킨 목뚝(Chicken Mokthuk)을 주문해보았다. 목뚝은 만두국처럼 모모를 육수에 넣고 끓여낸 음식인데, 모모가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워 놀라면서 먹었다. 육수는 고기육수였는데, 약간 비릿한 냄새는 났지만 모모가 너무 맛있어서 그정도는 거뜬히 넘길 수 있었다. 

그 다음은 크리스피 치킨 허니 칠리(Crispy Chicken Honey Chilly), 베지 뚝빠(Veg Thukpa) 등을 도전해 보았다. 



크리스피 치킨 허니 칠리는 얇게 썰은 치킨을 바삭하게 튀겨낸 음식으로 메인 메뉴가 아닌 에피타이저 메뉴에 있다. 달달하면서도 살짝 매운맛이 가미되어 있는 소스에 버무린 음식으로 맥주가 있었다면 딱일 것 같았던 음식이었다.


 


달라이라마 템플 앞 쇼핑

달라이라마 템플 입구를 지나 걷다보면 다양한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템플 바로 앞쪽 입구부터 늘어선 길거리 가게들은 말라를 비롯해 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판매하고 있다. 나는 보리수말라를 사고싶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다 비슷해 보이는 물건들을 팔고 있지만, 각 가게마다 보유하고 있는 물건들이 다 달랐다. 꼭 가격과 상품을 비교해보고 구입하시길 바란다. 


투시타 명상센터(Tushita meditation center)

맥로드 간지에서 다람콧으로 올라가는 길로 접어들어 조금 걷가보면 발견할 수 있으며, 다람살라에서 가장 큰 명상센터이다. 1972년 티벳 불교의 가르침을 알리기 위해 티벳의 라마 Thubten Yeshe에 의해 설립되었다.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코스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명상센터 내의 숙소에 머물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일요일 제외)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명상 클래스가 마련되어 있다. 투시타 명상센터의 지도자가 가이드 해주는 명상으로서 그 시간에 맞춰 가기만 하면 된다. 기부박스가 마련되어 있으니 명상이 끝난 후 알아서 기부금을 넣을지 말지, 얼마나 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투시타 명상센터는 고요함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산의 기운을 그대로 받고 있는 듯한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명상센터 내부에 앉아 있을 만한 곳들이 많이 있었는데, 날이 좋은 때 그저 햇살을 받으며 앉아있노라면 널뛰었던 마음들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만한 곳이다. 명상센터 내부의 레스토랑은 외부인도 입장이 가능하다. 



기회가 된다면 그 안에 며칠 머물며 지내다 가고싶다.

참고로 12월과 1월은 문을 열지 않으니 겨울에 다람살라를 갈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너무 춥다) 홈페이지에서 오픈날짜를 확인한 후 방문하시길 바란다.




티벳 박물관(Tibet Museum)

달라이라마 템플 입구에서 바로 옆으로 보면 발견할 수 있다. 

오픈 시간오전 9시부터 저녁 5시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없다.

티벳이 현재 처한 상황과 달라이라마가 왜 그리고 어떻게 티벳에서 다람살라로 도망쳐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준 곳이다.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티벳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워 한동안 마음이 짠했었다.

1층과 2층에는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때의 상황들을 설명해 놓았다. 입구의 카운터에서 엽서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니 기념품을 사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매일 11시와 3시에는 영화상영을 한다. 상영비는 10루피이다. 상영내용은 매번 바뀌며 박물관 입구에 그 주의 프로그램이 붙어있다. 그 영상을 통해서 티벳 사람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티벳이 더이상 전통적인 티벳이 아니며, 티벳에서 도망쳐 나와 이곳 다람살라에 자리잡은 1세대들의 고충, 그리고 티벳사람이지만 인도에서 태어나 자라며 티벳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2세대들, 그리고 그 다음 세대들의 이야기들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우리는 티벳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티벳에서 죽고싶다' 라던 말이었다. 나라가 없이 그 나라 사람으로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다람살라여행에 관한 다른 포스팅들은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두었다.

2019/12/07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인도여행] 다람살라 다람콧 가볼만한 곳

2019/12/07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인도여행]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달라이라마 가르침을 받으러 다람살라로 가다


인도에 처음 왔을 때는 어디를 가든 육로로 가려면 최소 10시간은 가야 한다는 것에 막막함을 많이 느꼈었다. 도로상태가 괜찮다면 어떻게든 견뎌보겠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상태의 고속도로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다. 한평생 멀미없이 살아온 나에게 생애 최초의 차멀미 경험을 선사해 준 곳이 바로 인도이다.



다행히도 이번의 내 이동경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리시케시-다람살라


직행버스가 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세미 슬리퍼(Semi-Sleeper)버스로 리시케시에서 14시간 정도 직행으로 다람살라까지 가는 버스였다. 세미슬리퍼버스는 좌석이 뒤까지 많이 넘겨질 만큼의 공간이 있어 그럭저럭 잠을 자면서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버스와 마찬가지로 발은 항상 아래로 놓여지기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들은 맨 앞 좌석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면 오른쪽이 나을 것이다. 왜냐하면 왼쪽 맨 앞은 문이 바로 열리는 앞에 위치해 있어서 불편하다. 버스 예약은 가장 간편하게 Redbus 라는 온라인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다람살라 행 뿐만이 아닌 인도 전국의 버스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알아놓으면 아주 유용한 앱이다. 그리고 리시케시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 할 때 승하차 장소를 잘 보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장소는 같은 리시케시라고 되어 있으나 타는 곳이 다 다르고 그중에는 꽤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곳들도 있으니 말이다. 


내가 버스를 탔던 곳은 리시케시 마켓 500미터 가량 전 Gurudev tour라는 여행사의 맞은편이었다. 버스승강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3시간 연착됐다고 여행사 직원이 무심히 알려주었다. 핸드폰 번호도 다 기재되어 있는데 미리 연락을 주지 않았냐고 했지만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우리가 제일 처음 그 버스를 예약했고 버스시간이 그 이후에 변경되어서 우리 이후에 예약한 사람들은 다 정시간인 3시간 뒤에 버스를 타러 왔다. 역시 인도다. 예정보다 3시간 정도 늦어진 다음날 오전 10시 정도에 다람살라에 무사히 도착했다.




달라이라마의 법회에 가려면 패스를 먼저 받아야 한다. 달라이라마 신변상의 안전 등으로 법회에 가는 모든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다 확인한다. 신청은 맥로드 간지(McLeod Ganj)에 위치한 브렌치 세큐리치 오피스(Brandch Security Office)에서 가능하다. 세큐리티 오피스는 박수나드 로드(Bhagsunath Road)에 위치해 있으며 등록 가능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 그리고 오후2시에서 오후5시사이이다.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웹사이트에 나와 있었는데, 누를 때마다 계속 에러가 나서 결국은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오프라인 신청 가능여부를 확인한 후 갔다. 늦게 신청하면 자리가 다 찰것 같아서 이메일을 보낸거였는데, 웬만하면 다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으니 안심하고 적어도 법회 전날 5시 전까지 오피스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미 이전에 패스를 받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전에 사용했던 패스를 갖고 가면 바로 등록이 가능하다. 신청 비용은 따로 없으나, 패스에 사용된 목줄비 10루피를 낸다. 


그리고 한가지 꿀팁이라면 달라리라마 법회 전날 법회장소에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사실 나는 심각한 길치이기 때문에 법회가 열리는 아침 길헤맬까봐 미리 한 번 와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온 거였다. 그런데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자리는 국가별로 한국인, 일본인, 독일인 등등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미리 준비해 온 본인의 방석 또는 박스를 잘라서 이름을 써놓고 거기에 붙여놓았다. 한마디로 미리 자리잡기를 해 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이름을 써놓고 가면 법회 당일 아침 일찍 와서 자리를 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나는 인도친구와 같이 왔었기 때문에 어디에 이름을 써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한국인 자리에 이름 써서 붙여놓고 실제로 거기에 앉았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


법회 당일날 아침 달라미라마 템플로 향했다. 숙소가 5분거리에 있어서 편했다. 참고로 핸드폰은 어떠한 경우에도 반입이 불가하므로 핸드폰을 들고 온 사람들은 절 입구에 해드폰 맡기는 곳에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나도 처음에는 핸드폰 놔두고 오는 생각을 못하고 세큐리티 체크에서 걸려서 다시 입구로 나가 핸드폰을 맡기고 번호표를 받아와야 했다 그리고 나올 때 사람들이 한꺼번에 찾으러 몰려들어 오래 줄서서 기다려야 했으므로 핸드폰은 그냥 숙소에 놔두고 오는 것이 나을 듯하다. 


입구에서는 인도/티벳 사람들과 외국인의 입장게이트가 따로 있었고, 가방 하나하나 다 열어서 꼼꼼하게 소지품 검사도 하였다. 그래서 사실 두 번째 날은 그냥 빈 가방에 라디오만 달랑 넣어서 갔더니 금방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필수 준비물 라디오이다. 

달라이라마는 티벳어로만 말씀하시므로, 각 나라별 마다 직통역사들이 바로바로 통역을 해준다. 각 언어별 라디오 주파수를 안내해 주니 거기에 맞춰 주파수만 맞춰주면 된다. 혹시 라디오가 없더라도 근처 전파상이나 핸드폰가게에서 라디오 판매한다고 적혀있으니 거기 들어가서 가격 비교해보고 구매하실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불교 법문이 다 중국에서 온 거라 말이 너무 어려워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영어를 중급이상 하신다면 영어로 듣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우리나라 섹션에는 한국에서 오신 승려분들도 꽤 계셨었는데, 법회 전 달라이 라마 템플에서 상주하시는 한국 승려분이 잠시 들렀다 가시기도 했다. 구별을 하는 방법은 승려복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은 회색에 갈색승려복인데 티벳 불교도들은 벽돌색에 노란색을 입어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그리고 그날 법문에 관한 주제와 자료는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서 읽어볼 수 있으므로, 미리 내용을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한다. 그리고 당일날 법문에 관한 내용이 인쇄된 책자나 자료들도 법회장소에서 받아볼 수 있다.


법회가 열리는 방 안에는 승려들과 티벳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그 외의 사람들은 방 주위를 빙 둘러싸고 앉아있거나 그 밑의 층에도 사람들이 가득 앉아있었다. 티벳 학교에서 단체로 온 학생들은 바깥쪽 가장 가까운 장소에 자리를 미리 블럭시켜 놓은 것 같았다. 

그래도 한국섹션은 달라이 라마가 입장할 때 얼굴이라도 볼 수 있는 장소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달라이 라마의 법회가 끝나고 중간시간에 절에서 승려들이 직접 만든 티벳식 빵과 차를 나누어 주었다. 티벳식 빵은 겉으로 보기에는 기름이 없는 호빵처럼 생겼는데, 속은 촉촉하게 꽉 들어찬 느낌이라 크게 한 입 베어먹으면 한참 씹어야 하는 아주 알찬 빵이다. 아무 맛도 안나는 플레인 빵이지만 뭔가 고소한 느낌이 있어 한번 먹어보고 반해서 한 개 더 받아서 먹고 말았다. 그리고 법회 마지막 날에는 수백개의 상자속에서 수만가지의 과자, 스낵들을 법문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양이 엄청 많으니 욕심내지 말고 골고루 뒤쪽으로 돌려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국팀에서는 한국에서 오신 보살님께서 김밥과 빵 등을 준비해 오셔서 법회에 온 한국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셨다. 그날 나는 한국 김밥을 다람살라의 달라이 라마 템플에서 먹을 수 있는 기적을 맛보았다.



전에는 달라이 라마의 법회가 더 자주 있었는데, 일정으로 바쁘신 탓도 있고 연세가 드신 탓도 있어서 예전만큼 자주 다람살라에서 법회를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법회를 들으면서 내내 내가 이해하고 있던 붓다의 가르침을 너무나 정확하고 명료하게 짚어주신다고 생각하며 들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불교가 하나의 종교로서 자리하고 있지만, 그저 종교적인 의미로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고 깨달아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말씀이셨다.


 

2019/12/08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여자혼자 인도여행] 다람살라, 맥로드간지 티벳을 느끼다

2019/12/07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인도여행] 다람살라 다람콧 가볼만한 곳



요가가 전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면서 '옴'이라는 단어도 같이 알려지게 되었다. 흔히 요가수련 전이나 후에 손을 가슴 앞에 합장 한 채로 옴이라는 소리를 내는 것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옴(AUM)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의미들을 찾을 수 있다. 힌두교, 불교 등의 종교적 의미로 재해석되어 종교적인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선,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옴' 이라는 단어는 아, 우, 음(마) 즉 A, U, M 이렇게 세가지 소리의 조합이며 이 소리들을 태초의 소리라고 부른다. '옴'은 아-우-음 에서 소리가 변형되어 현재 인도에서조차도 '옴'이라고 많이 발음되고 있지만 사실은 '아우음'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맞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굳이 '우' 하고 입에 힘을 주어 동그렇게 만들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아-으-음'과 같은 느낌으로 '아'에서 입을 다물면서 '음'으로 이어지면 된다. 이하 본문에서는 편의상 'AUM'이라고 표기하겠다.


AUM을 의미적인 해석으로서 이해하기 보다는 소리로서, 에너지 그 자체로서 이해하는 편이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것이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익히 과학으로도 밝혀진 바이다. 에너지의 진동이 있는 곳에는 소리가 있게 마련이고, 소리가 있는 곳에는 창조가 있다.

만약 우리가 혀를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낸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우리가 어떤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아, 우, 음 이 세가지 소리만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수천가지의 소리들은 이 세가지를 베이스로 하여 이리저리 조합되어 만들어진 소리들이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 한 것처럼 이 세가지 소리를 태초의 소리라고 하는 것이다.

'아, 우, 음' 이 세가지 소리를 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세한 에너지의 진동으로 인해 우리 몸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왜냐하면 이 소리들은 이미 우리 몸의 시스템에 존재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척추를 편안하게 세울 자세로 앉아 '아' 소리로 시작해 '우' 그리고 입을 다물며 '음' 소리를 자연스럽게 내어 보면 진동이 배꼽 약간 아래에서 배를 타고 가슴으로 올라가 '음'소리를 낼 때에는 코끝까지 올라왔다 정수리쪽으로 진동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우리 몸에는 '나디(Nadi)라고 불리는 72000개의 에너지 채널이 퍼져있다. 이 나디 하나하나가 바이브레이션이기 때문에 어떤한 특정 사운드를 내면 그에 반응하는 나디가 진동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소리를 내면 그 소리에 맞는 다른 나디가 진동을 한다.

하지만 '아,우,음' 이 세 소리의 조합은 우리 몸에 있는 72000개의 나디 전체를 다 진동시킬 수가 있다. 명상을 할 때나 수행 할 때 이 'AUM' 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리는 이러한 진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감정뿐 아니라 우리 몸 안의 케미스트리 자체도 변화시킨다. 어떤 소리에 노출되는가, 또는 우리가 어떤 소리를 내는가 하는 것이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다.

처음 수행의 길을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처음 하는 것이 바로 묵언이다. 그 이유는 내가 지금 내고 있는 이른바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잘못된 소리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AUM 소리를 내는 것은 인도의 전통 치료법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소리를 내는 것 만으로도 병이 호전되거나 완치되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마음에 드리운 지나친 두려움으로 힘들어하거나, 악몽에 시달리는 등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나, 몸이 선척적으로 약해 병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 또는 집중력이 많이 저하되는 아이들에게 실제로 AUM소리를 내라는 처방이 내려진다고 한다.


명상을 어렵고 힘든 것이라고 느껴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어떻게 하면 되나요' 라고 물어본다. 심지어는 명상이나 찬팅에 어떤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명상의 기본 목적은 생각이 없는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떤 것에 대해서 집중하여 생각하는 것을 명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간혹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명상의 목적과 정반대가 되는 설명이다.

처음에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힘이 든다. 왜냐하면 앉아있는 자세를 유지할 만한 근육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 요가아사나,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요가자세를 수련하는 목적도 명상을 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이다. 매일매일 5분을 시작으로 아침, 저녁으로 하다보면 어느새 10분에서 30분 그리고 1시간도 거뜬히 앉아있을 수 있는 근육이 만들어진다. 

사실 그래서 이 AUM 찬팅을 명상과 함께 시작해 보기를 권해본다. '아-으-음' 하고 소리를 냄으로서 자연스럽게 배꼽 아랫부분에서 머리로 이동되는 진동을 느끼다 보면 가만히 앉아 있는 자세보다는 훨씬 시작하기 수월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고요히 앉아 내 자신을 들여다보자. 주위에 떠드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는 의미의 고요함이 아닌, 내면으로부터의 고요함으로 차분히 한 자리에 앉아 내 안에 울려퍼지는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매일 만들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생은 벌써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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