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구루(Sadhguru-Jaggi Vasudev}를 알게 된 이후 그의 유튜브 영상을 많이 들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니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들에 대한 말씀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오쇼는 말을 천천히 하기 때문에 자꾸 듣다가 놓치게 되어 책으로 읽는 편이 좋았다. 

사드구루는 많은 인도 구루들 중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 편이고, 게다가 언변이 뛰어나다. 지금 미국 등지에서 큰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요인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드구루의 비영리 단체인 Isha Foundation에서는 여러가지 일들을 한다. 크게 나누자면 요가나 명상 코스가 있고, 지역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 나무 심기 캠페인(물부족 상태를 개선하고 자연을 복구하자는 취지로), 여러 곳에서의 무료 강연 그리고 Isha Shoppee(이샤 쇼피)라는 영리목적의 샵을 운영한다. 요가나 명상 코스 또는 샵에서의 금액은 개인으로 가는 것이 아닌 이샤 센터에서의 봉사프로그램운영 및 활동비로 사용이 된다.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자원봉사자들이다. 

요가 코스 중에서는 요가 지도자 과정과 단기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이샤에서의 요가 지도자 과정은 5-6달 정도 걸리는 장기 프로그램이며 Isha yoga center가 있는 인도 남부의 타밀나두(Tamil Nadu)지역의 Coimbatore(코임바토르)에서만 진행이 된다. 가격도 꽤 하는 편이어서 정말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이 사정상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단기 프로그램은 일주일정도 되는 프로그램들로 인도 전역에 있는 센터나 홈페이지에서 등록이 가능하다. 언어도 영어 또는 그 지역의 현지언어로 나누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명상 프로그램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코스인 Inner Engineering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코임바토르 센터에서 듣고 싶었는데, 첸나이(Chennai)에서 듣게 되었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인텐스 프로그램은 시간을 많이 뺄 수 없는 직장인이나 비지니스맨들을 위해 만들어 져서 총 기간은 보통 프로그램보다 짧다. 하지만 대게 영어로 진행이 많이 되고 식사도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비싼 편이긴 하다.

첸나이에는 Isha Life라는 큰 센터가 있다. 거기에는 Isha Shoppee라는 영리목적의 이샤 샵이 있고 이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같이 내점되어 있다. 그리고 코스를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옆쪽으로 마련되어 있다.

Inner Engineering코스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미리 가서 길을 파악해 놓을 겸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간 길에 쇼핑도 좀(?) 했다. 유기농이나 건강제품 관련들이 많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다.

코스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는 종일 프로그램이다. 점심과 간식을 제공한다. 코임바토르 센터에 가면 수천명의 식사를 준비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훌륭한 식사가 제공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은 바가 있었다. 



게다가 방문자 누구나 가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샤 센터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로 아쉬람 식당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샤 라이프는 돈을 내고 먹는 보통 레스토랑이지만, 코스를 듣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식사를 제공했다.



순수 채식을 이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동했다.


프로그램의 진행은 이러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사는 사드구루에 의해 트레인을 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중반 정도까지는 사드구루의 영상들을 보면서 왜 우리가 여기에 이런 명상 코스를 들으러 왔으면 여기에서 우리가 배워가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설명해준다. 

네 번째 날 오전에는 첸나이에 있는 바닷가에서 유대감 형성을 목적으로한 팀빌딩이 있었다. 바닷가에서 프리스비를 던지고 받는 등 여러가지 게임을 하며 보냈다. 실제적인 테크닉에 대해서는 코스 중반이 넘어서야 하나씩 가르쳐준다.

이 포스팅에서는 명상 코스의 내용에 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기에서 배워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가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은 Shambhavi mahamudra를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가 명상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테크닉이라고 설명을 해둘 수 있을 것 같다. Inner engineering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 내면을 우리가 원하는 상태로 작동하게 하는 공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스는 6일동안 진행되었고, 6일 동안 하루 종일 앉아 있자니 힘은 좀 들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코스가 끝나고 나면 와쌉이라는 메신저를 통해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매일매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지를 2달 정도 체크한다. 처음 2달 동안은 하루에 두 번씩 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그 보고를 채팅방으로 하게 함으로써 우리 일상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명상이라는 말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보다 더 필요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언제나 너무나 빨리 돌아가고 변화하는 시대를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요가 수련을 시작하면서 위빳사나(Vipasana)수련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인도에 있을 때 기회가 된다면 히말라야 산속에서 해보고 싶었으나 인기가 많은 센터는 항상 일찍 선착순 마감이 되어 안타깝게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담마코리아 위빠사나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접수시작 전날 밤 12시까지 기다렸다가 얼른 신청완료하여 이튿날 바로 확정 이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센터는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덕천로의 조용한 곳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서는 윗빠사나 10일 명상코스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명상법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직접 가서 고엥카 구루지의 설명을 듣고 지도선생님의 가이드 아래 하는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명상법 자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자세히 하지 않도록 하겠다.



나는 진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덕천로로 가는 버스를 탔다. 카카오맵에 나온대로 가면 되는 줄 알고 마음놓고 있었는데, 그 정보는 맞지 않았다. 그냥 시외터미널 게시판에 적혀있는 시간표대로 그 시간에 서 있으니 버스가 들어오고 타기 전에 기사님께 다시한번 확인 후 탔다. 참고로 시간표에 덕천로를 찾아서 그 버스번호를 확인해 타면 된다. 버스에 탄 후에는 기사님께 목적지를 말씀드리고 그 정류장에 세워달라고 부탁드렸더니 담마코리아 바로 건너편에 있는 정류장에 세워주셨다. 다른 방법으로 가는 길은 담마코리아 웹사이트에 자세히 소개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


체크인은 오후 2시부터이며, 간단한 서류작성을 하고 핸드폰, 차키, 귀중품을 락커에 맡긴다. 그러면 방 키를 받는데, 방에서 짐을 풀고 저녁전 간단한 센터소개를 해준다. 저녁을 먹은 후 잠시 쉬었다 담마홀에서 이번 명상코스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이번 명상코스를 어떠한 자세로 임하면 좋을지, 그리고 거룩한 침묵은 무엇인지 등등 여러가지를 말씀 해 주신다. 명상코스 진행 내내 침묵을 지켜야 하며, 눈짓이나 몸짓으로도 의사소통을 해서는 안되며 간단한 산책 이외의 어떤 육체적인 운동도 금지사항이다. 다만, 자원봉사자나 매니져분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할 때나 지도선생님과 면담을 하는 동안에는 침묵을 지키기 않아도 괜찮다. 한마디로 코스에 참여하기 위해 온 수련생들과는 절대 거룩한 침묵을 지켜야 한다.


그 다음날부터는 새벽 4시 기상을 시작으로 시간표대로 종치면 일어나고, 종치면 밥먹고 종치면 명상하러 명상홀로 가면 되는, 그야말로 생각이 필요 없이 나를 놔버리기 아주 좋은 여건이 형성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밤까지 매일 앉아 명상을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둘쨋날에는 온갖 잡념과 상념들이 머릿속을 덮쳐 새카맣게 타버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상태가 신기하게도 셋째날에서 넷째날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련생들은 여자, 남자가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명상홀 들어가는 입구, 숙소 입구, 식당 들어가는 입구가 전부 분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구수련생과 신수련생으로 나뉘어지는데, 구수련생이란 한번이라도 위빳사나코스에 참여하여 마친 적이 있는 수련생들이다. 보통 맨 앞줄부터 구수련생 그리고 신수련생은 나이가 많음에서 적음 순서대로 자리를 배정받는다. 자신의 자리가 있으니 매번 명상하러 들어올 때 어디에 앉지 하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숙소는 대부분이 개인실이며 2인실이 5-6개 정도 되었다. 구수련생들은 모두 개인실을 사용했고, 신수련생들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사람들 순서대로 2인실을 배정받았다. 어짜피 객실안에서는 잠만 잤으므로 불편한 점은 없었다. 


명상홀은 크게 단체명상홀이 있고, 한명씩 들어가 명상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셀이라고 불린다. 셀은 구수련생들만 사용할 수 있으며, 지도선생님의 허락하에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모든 수련생들은 매일 본인의 신청하에 지도선생님과의 면담이 가능하므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면담을 이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은 가져가면 도움이 될 만한 준비물들이다.


화장실 휴지- 개인이 준비해야 하며 혹시 다 떨어졌을 경우에는 자원봉사자 매니져님께 말씀드리고 체크아웃 시 정산이 가능하다.

시계- 나는 알람시계를 준비 해 갔는데, 굳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일어나는 시간부터 명상 시작 10분 전, 명상 끝나는 시간, 식사시간 등 모든 것을 자원봉사자 매니져님께서 종소리로 알려주신다. 다만 작은 손목시계 정도는 시간을 확인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실내화 또는 실외용 슬리퍼- 숙소에서 명상홀로 그리고 식당으로 계속 이동해야 하므로 운동화 같은 것 보다는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실외용 슬리퍼가 있으면 편하다. 그 외에 겨울에는 실내화가 필요한 분들은 가져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코스가 끝나면 감사의 마음으로 보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돈, 물건 또는 자원봉사의 방법등이 있으며, 현재 보시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그 문은 열려있다. 



명상을 신청할 때나 코스가 시작하기 전 자신의 몸이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서 미리 센터측에 알려야 할 부분이 있다면 꼭 말씀하는 것이 좋다. 

전에 인도의 첸나이 센터에 윗빠사나를 신청 한 적이 있었다. 확정 이메일을 받기 전 센터측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신청할 때 다른 명상법을 수행중인지 묻는 란이 있었는데 나는 사드구루의 샴바비마하무드라(Shambhavi mahamudra)를 수행중이었고, 그렇다고 적었더니, 윗빠사나코스 적어도 한달 전에는 지금 하는 수행법을 멈추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고, 그렇게 한다면 신청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두 수행법 모두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수행법이기 때문에 두 개를 같이 병행하기보다는 한가지를 집중해서 하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씀이었지만, 나는 그때 내가 하고있던 수행법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매일 꾸준히 하여 내 생활안으로 들여놓고 싶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그 외에 우울증 등을 앓고 있다거나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면 코스가능 여부를 미리 상담받아보아야 한다.

코스를 마치고 나서 담마코리아가 증축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시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코스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코스는 기본적으로 10일코스이지만 구수련생들을 위한 장기코스도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에 구수련생들을 위한 장기코스가 새로이 마련되었다. 



구수련생들은 전세계 어디에 있는 센터에서든 자원봉사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담마센터에서 자원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또한 너무나 기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코스내내 수련생들이 편안히 코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항상 도와주신 자원봉사자분들과 지도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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