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CA'는 짐바란(Jimbaran) 바닷가로 향하는 메인 로드에서 'CUCA'라고 써있는 안내판을 따라 안쪽으로 꺾어 들어가다 보면 인적이 많지 않은 조용한 곳에 위치한 타파스(Tapas) 전문 레스토랑이다. 타파스란 스페인어로 원래는 스낵처럼 전식으로서 입맛을 돋구어 주는 역할을 하는 간식같은 음식을 가리킨다. 지금은 그것에서 발전하여 정교한 메인 요리로서 즐겨 찾게 사람들이 많아졌고, 여러가지의 타파스를 주문하여 한 끼의 식사로서 즐긴다.



CUCA 레스토랑의 입구에 들어서면 복작거리던 외부에서 해리포터의 영화 한 장면에 나오는 마법의 문을 지나온 것 같이 전혀 다른 분위기에 와 하고 놀라게 된다. 아름답게 잘 가꾸어진 정원이 눈 앞에 펼쳐져 있고, 물이 흐르는 돌다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오면 야외 테이블이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길게 레스토랑 내부 긴 유리벽이 펼쳐진다.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오른쪽으로 난 길로 빙 돌아서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 들어서자 마자 바로 앞쪽에 유리로 된 오픈 키친을 볼 수 있다. 분주히 움직이는 요리사들와 직원들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테이블이 넓게 이어진다. 마치 마스터 셰프같은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나 티비에서 봤을 법한 장면같아서 한동안 키친 안쪽을 바라보다 안쪽으로 향했다.

CUCA는 각 테이블 마다 양 옆쪽으로 커텐이 달려 있어 자리에 앉고 나서 그 커텐을 닫아준다. 그렇기 때문에 아늑하고 사적인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테이블 번호가 돌 위에 예쁘게 새겨져 있고, 센터피스로 화려한 해바라기 한 송이가 놓여져 있었다.



메뉴는 다 타파스 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부터 해산물이나 고기류가 있기 때문에 우선 입맛을 돋구어 줄 수 있는 샐러드를 주문 해 보았다. 

'Cuban corn'과 'Honey baked pumpkin salad'를 주문하고 칵테일을 같이 주문하였다. 큐반 콘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니면 외국의 요리 프로그램에서 봤음직한 베이비콘에 그 잎을 제거하지 않은, 약간 매콤한 느낌으로 구워내어 파마산 치즈와 라임을 위에 뿌린 타파스이다. 허니 베이크드 펌킨 샐러드는 직접 구운 그래놀라에 그린빈 그리고 찐 호박에 달달한 꿀 드레싱을 입혀낸 샐러드이다. 




왼쪽이 Cuban corn 그리고 오른쪽이 Honey baked pumpkin salad이다. 그 당시 새로운 카메라 어플을 다운받아 신나서 촬영했는데, 나중에 찍고 보니 사진들이 좀 엉망이었다. 게다가 레스토랑 조명 자체가 많이 어두운 편이라 사진이 선명하지 않다.



같이 주문한 칵테일은 보드카 베이스에 사과, 오이가 들어간 'the big apple'이라는 칵테일이었는데, 아래의 그림처럼 사과가 들어간 잔이 따로 나와 거기에 음료를 부어서 먹는 독특한 모양새에 신선한 향이 가득하여 입맛을 돋구기에 딱 좋았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인절미 처럼 생긴 음식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레스토랑에서 대접한 음식이었는데, 안에는 내용물이 없고, 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리는 솜사탕같은 식감이었다.


그 다음으로 이어서 'Baked Scallop' 그리고 'Bbq octopus' 그리고 'Spicy pulled beef'을 메인으로 주문하였다. Baked scallop은 롬복산 조개관자를 버터에 구워내어 신선함이 살아있었다. 조개관자 메뉴에 보면 /pcs라고 적혀 있는데, 먹을 개수만큼 주문 할 수 있고, 가격도 1개당의 가격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컬리플라워에 고수잎이 곁들여져 나오는 작은 문어요리, 마지막으로 스파이시 풀드 비프는 밑의 왼쪽의 사진과 같이 얇고 바삭한 감자가 위에 덮여 있고 가운데에 반죽 계란이 올려져 있다. 접시 모양도 깨진 달걀 껍질을 반으로 쪼갠 것 같은 모양이어서, 요리와도 완벽하게 매치 되었다. 감자가 덮인 것을 걷어내면 그 안으로 소고기 요리가 나온다. 






 그리고 대망의 디저트 타임이다. 2명이서 디저트를 3개나 주문해 버렸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Caramel apple'를 정해 놓고 직원의 추천을 받아 'Bali breakfast'를 정하고 마지막으로 'Cocoa mint'를 주문했다. 카라멜 애플은 다른 곳에서도 봤음직한 디저트 메뉴인, 구운 사과에 아이스크림과 캬라멜라이즈드 소스가 곁들여 나오는 요리이지만 CUCA에서는 조금 더 건강하게 팜슈가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평범한 바닐라가 아닌 자바섬의 블랙페퍼 아이스크림으로 차별화를 시켰다. Cocoa mint도 마찬가지로 유기농 초콜릿 무스를 사용하였다. 가장 신선했던 것은 직원의 추천 디저트인 'Bali breakfast'였는데, 요리가 나오고 나서야 왜 이름이 발리 아침식사인지 알 수 있었다. 밑의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음식이 서빙될 때 '음..? 계란이?'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바로 계란모양의 그릇에 계란이 담겨 나오는 발리 아침식사라는 이름의 디저트였다. 가운데 노른자는 패션푸르츠이고 그 주위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 코코넛 크림이다. 패션푸르츠는 얼려져 있기 때문에, 노른자를 깨듯이 깨트려서 코코넛 크림과 같이 한 입 먹으면 천국으로 직행이다.



CUCA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직원들의 서비스, 분위기, 가장 중요한 음식까지 이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레스토랑이었으며, 연인과 분위기 좋게 식사하기에도, 친구들과 편안하게 즐기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갖고 있다. 가격은 두 명이서 대략 10만원에서 15만원선에서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어떤 음식을 얼마나 많이 주문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불어온 한류열풍은 동남아시아 어디를 가든 몸으로 느낄 정도이다. 예전에는 '한국사람입니다' 라고 하면 대게 일본사람도 아니고 중국사람도 아닌 그 비슷한 근처의 나라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예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오~ 한국사람이에요?' 하면서 코리안 드라마 이야기부터 아이돌 이야기까지 내가 모르는 한국 스타들의 더 자세한 최신뉴스를 물어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리고 한국 사람을 대하는 대우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그런지 발리 내의 한국식당도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늘었고, 한국식당을 찾는 현지 사람들도 늘어가는 추세인 듯 하다. 다음에 발리에 3년간 살면서 먹어본 한국음식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한다.





비빔밥(Bibimbap Korean restaurant)

쿠타 지역의 갤러리아 면세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 앵그리 치킨이라는 호프집 스타일의 식당과 나란히 운영할 때 갔을때는 그저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뭔가가 바뀌어 지금은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다. 비빔밥에서는 찌개류 부터 분식류 그리고 고기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매일 먹을 수 있는 기본 메뉴가 있고, 요일별로 바뀌는 메뉴들이 있는데, 날을 잘 맞춰서 가면 감자탕이나 보쌈 등을 맛볼 수 있다. 감자탕은 딱히 맛있었다기 보다는, 발리에서 이런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니 하는 감동으로 먹었다. 그래도 나름 등뼈를 푹 고아 우린 국물에 감자도 듬뿍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보쌈을 맛있게 먹었다. 고기 양도 많았고, 잘 무쳐놓은 생무에 다양한 쌈 야채까지 있다. 김밥도 맛있고, 떡볶이나 찌개 종류는 무난한 수준인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는 우버이츠 대신에 고젝이라는 앱이 있는데, 배달의 민족처럼 음식을 배달해주는 앱이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날에는 고젝으로 이것저것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다(인도네시아 번호가 있다면 말이다). 가격은 외국에 있는 한식당 치고는 나쁘지 않다. 물론 현지 음식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지만 말이다. 


마포 갈매기(Mapo Galmaegi)

마갈은 한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체인 레스토랑이다. 쿠타에 위치해 있는 마포 갈매기는 발리에서 한국스타일로 고기 구워먹기에는 가장 한국스러운 맛을 자랑한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모조리 한국식이다. 식당을 들어서면 일하는 직원들 빼고는 정말 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 한국식 바베큐에 소주 한잔이 그립다면 마갈을 추천한다. 참고도 인도네시아는 주류에 대한 세금이 엄청 높기 때문에 소주 한 병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모네(Yimo Korean restaurant)

사누르에 있는 정겨운 한국 식당이다. 부산의 한 대학교 앞에서 장사를 하시다가 오신 아주머니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식당으로, 가능한 재료 안에서 최대한 손맛을 활용하여 음식을 만드신다. 짜장면이나 짬뽕도 메뉴에 있는데, 중국집 같은 맛은 아니지만 먹을 만은 하다. 대신 다른 데서는 먹을 수 없는 직접 만든 콩국수같은 이모네 만의 메뉴가 있다. 그 외에도 라면, 떡볶이, 찌개메뉴 그리고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동네 커뮤니티 회원들이 회식하러 오기도 한다. 직원가 말이 안 통할 때에는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하면 잘 챙겨주신다. 



꼬끼(Koki Restaurant)

꼬끼는 사누르와 누사두아 두 군데에 있다. 그리고 한식당으로 발리에서 자리잡은지 꽤 오래된 곳이다. 내가 가본 곳은 누사두아에 있는 꼬끼 레스토랑이며 이곳은 여행사와 연계가 되어 있어, 단체손님을 많이 받고, 마사지샵도 같이 있다. 여행사 패키지로 오시는 분들이 마사지, 밥 코스로 많이 들르는 곳이다. 실내는 널찍하고 깔끔하게 되어 있으며,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찌개, 분식류,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으며, 인도네시아 음식도 메뉴에 있다. 찌개 종류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괜찮은 편인 것 같고, 나머지는 비슷비슷하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가게 입구 쪽에 아이스크림 상자가 있어서 디저트로 한국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이모네나 비빕밥은 분식집 같은 느낌이 난다면 꼬끼는 조금 더 규모가 있는 식당의 느낌이다. 가격은 비빔밥이나 이모네 보다는 더 비싼 편이다. 꼬끼는 인도네시아어로 '셰프'라는 의미이며, 우리에게는 '고기'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야끼니쿠 텐단(Yakiniku Tendan)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한국 레스토랑의 카테고리에 나오는 식당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완전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일본식 한국 바베큐를 먹는 곳이다. 주인이 재일교포이지만 한국어는 거의 못한다고 한다. 쿠타의 큰길에서 사이드로 살짝 빠지면 Jalan Nakula라는 길이 나오는데 그 곳은 유동 인구도 많고 길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조금 더 복작복작한 느낌이다. 가게 앞에 큰 바베큐를 놓고 고기를 굽기도 하는데, 그 냄새가 일품이다. 나물 정식처럼 한국식 메뉴가 있기는 하나, 나물의 맛이 안나고 나무르의 맛이 난다. 또 다른 분점은 스미냑을 지나 Batubelig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좀 더 조용하고 깔끔한 일본스타일의 한국 바베큐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의 음식을 생각하고 가면 실망하게 될 테지만, 일식 야끼니쿠 먹으러 가는 느낌이라면 괜찮은 편이다. 


치르치르(Chir Chir)

치르치로 또한 마포 갈매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체인 치킨점이다. 메뉴도 한국처럼 다양하고 맛도 한국에서 배달 시켜먹는 치킨맛 같다. 짐바란에 위치한 '사마스타(Samasta)'라는 몰 안에 있으며, 거의 끝 쪽으로 걸어들어가야 치르치르가 보인다. 가격은 비싼 편이어서, 닭고기 요리를 흔히 접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 비빔밥이나 이모네 같은 한국 식당에서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팥빙수(Pat Bing Soo Korean dessert house)

치르치르와 마찬가지로 '사마스타(Samasta)'라는 몰 안에 있는 한국 디저트 식당이다. 가기 전에는 '설빙'같은 느낌을 생각했었는데, 가서 먹어보니 맛은 대중을 알 수 없었다. 갈아놓은 얼음에 토핑들을 잔뜩 올려놓은 다양한 종류의 팥빙수가 있지만, 맛은 그닥 좋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신들의 섬 발리.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중 섬의 83%가 힌두교인 섬이다. 그래서 그들만의 독특한 힌두교 문화가 있고, 그 문화를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곳, 발리섬은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 공기가 조금 더 짙게 느껴진다.



발리를 그저 작은 섬이라고 생각하고 막연히 여행 계획을 잡았다면 숙소를 찾아보려고 한 순간 막상 어느 지역에서 머물러야 할지 헷갈릴 것이다. 발리는 싱가폴 보다 8배가 큰 면적을 가진 섬이다. 그리고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지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점점 더 몰려드는 사람들로 초창기 섬 남부로 몰려있던 관광지가 지금은 점점 북쪽으로도 많이 퍼져나간 상태이다.

발리에서 3년을 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낼만한 곳을 크게 몇 군데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다. 특정 레스토랑이나 가볼만한 곳에 대한 소개라기 보다는 그 지역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를 하는 포스팅이 될 것이다.




누사두아 (Nusa Dua)

누사두아는 발리의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5성급이나 유명한 체인호텔들이 많이 들어선 곳이며,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가족 여행객이나 신혼 여행객이 머물기에 아주 좋다. 

누사두아 지역에 머무는 관광객들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 나이가 든 부부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저렴한 숙소를 찾는 젊은 여행객들이 머물기에는 가격적인 면에서 많이 비싸다. 하지만 숙소내에서 호텔 시설 이용을 원하는 사람들이나, 호텔에서 연결된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발리에 있는 바닷가들이 많이 유명해지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깨끗한 모래사장의 바닷가를 상상하고 간다면 많이 놀랄 수도 있다. 쓰레기들이 널려있고, 더러운 곳들이 많다. 그래서 호텔 앞의 바닷가를 이용하면 좋은 이유가, 바로 호텔측에서 바닷가 관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물건 팔기 위해 말을 걸거나, 마사지 받으라는 사람들도 적고, 쓰레기는 찾아볼 수없을 만큼 잘 정돈된 사진속에서 본 그런 바닷가를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그저 바다에서 힐링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딱이다. 누아두아 지역의 맛집을 찾아보면 대부분 어느 호텔안의 레스토랑이고, 식사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어느 정도 충분한 여유자금을 갖고 지내면 좋을 곳이다. 물론 누사두아에도 저렴한 호텔이나 레스토랑은 있다. 



짐바란/울루와뚜 (Jimbaran/Uluwatu)

누사두아에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짐바란이 있다. 그리고 짐바란과 울루와뚜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옆동네이다. 울루와뚜는 짐바란에서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와 산을 끼고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다. 짐바란은 해변가의 씨푸드 레스토랑으로 가장 유명하다. 저녁이 되면 짐바란 바닷가를 끼고 레스토랑들이 쭈욱 늘어서 바다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관광객들, 특히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로맨틱한 느낌은 받아볼 수 없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굉장히 현지스럽고, 해산물 굽는 연기가 가득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바닷가가 아른거리는 그런 느낌이다. 만약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짐바란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은, 짐바란에 위치한 호텔 내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식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텔 내부로 들어가면 바닷가를 바라보는 바나 레스토랑들이 있고, 바다로 나갈 수 있도록 연결도 되어 있다. 

울루와뚜 지역은 일몰이 아름다운 절벽 템플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높은 지대인 만큼 그 위에서 바라보면 바다도 아름답고, 울루와뚜 템플에서는 매일 발리 전통춤 공연이 이루어진다. 또한 울루와뚜는 숙련된 서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며, 절벽위에 있는 카페나 비치클럽 등에서 하루를 여유롭게 즐길 수도 있다. 



쿠타/스미냑 (Kuta/Seminyak)

예전에 쿠타지역은  젊은 호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했었다. 술,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었고 지금도 큰 나이트 클럽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술 취한 여행객들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도 제기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안좋아지면서 지금은 쿠타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즐길만한 거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쿠타지역에서 머물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들르는 곳이다. 디스커버리 몰, 몰 발리 갤러리아, 비치 워크, 리포 몰 같은 대표적인 쇼핑몰들이 다 쿠타지역에 몰려있다. 워터 밤 같은 물놀이 시설도 있고, 스미냑으로 바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쿠타에서 스미냑으로 이동하여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스미냑은 쿠타에 비해 세련된 감각의 부티크 샵이나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고, 나이트 클럽보다는 라운지 클럽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한동안 발리의 핫 플레이스였다. 쇼핑을 할 재미가 쏠쏠하며, 잘만 찾는다면 골목 사이사이에 있는 개인 풀빌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찾아볼 수 있다. 길이 좁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하기는 굉장히 불편하여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스미냑 메인 거리에서 바닷가 쪽으로 빠지면 해변가의 레스토랑이나 바들이 많이 있다. 샌드백 의자에 드러누워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예전 스미냑의 약간은 고급진 히피적인 느낌을 즐기려면 지금은 창구(Canggu)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창구/뭉구 (Canggu/Munggu)


10년 전만에도 많이 유명하지 않았던 지역이었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만 가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우선 블랙 샌드 바닷가가 너무 아름답다. 창구쪽으로 가면 현지인 보다는 외국인들을 더 많이 본다. 그냥 길을 가다보면 내가 발리에 있는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다. 서핑을 즐기는 장기 투숙객을 비롯하여 발리에 한동안 정착한 디지털 노매드, 또는 발리의 자유로움을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창구는 발리의 숨막힐 듯 농후한 공기가 녹아있는 곳이다. 아직 논과 밭들이 남아있는 곳들도 종종 본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레스토랑들로 가득하다. 건강식, 유기농 뭐 그런 느낌들의 카페가 많다. 무슨 수퍼볼, 곡물 빵 같은 것들부터 프랑스 사람이 하는 카페, 딤섬, 살사 카페, 멕시컨 등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창구에서 더 위로 올라간 뭉구 지역으로도 요새는 사람들이 많이 간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유명한 타날롯 템플(Tanah lot temple)이 있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요가, 필라테스, 크로스핏, 폴 댄스, 서핑, 번지바운스 등이 있다. 창구도 작은 골목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골목골목 안으로 들어갈수록 현지인들을 많이 본다. 



사누르 (Sanur)

사누르도 발리의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발리가 최초로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한 곳이다. 오래된 호텔들이 많이 있으며, 누사두아처럼 나이든 편안한 느낌의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누르 지역의 바닷가는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 든다. 쿠타처럼 활발하고 시끌벅적하지 않고, 창구처럼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열기가 가득하지도 않다. 무언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고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사누르에도 괜찮은 레스토랑들이 많다. 파인 다이닝이나, 세미 파인 다이닝, 젤라또 카페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붓 (Ubud)

발리 예술가의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이나 기둥을 만드는 예술가들이 많이 있었던 지역이고 또한 계단식 논으로도 유명하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라는 책을 통해 더 유명해진 이 곳은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우붓은 그곳만의 특별함이 가득한 곳이다. 가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있다. 길을 지나면서도 많은 공방들을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악세서리나 핸드메이드 잼 등을 파는 가게들도 많이 있다. 그 지역에 자리잡은 외국인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이 많은 곳인 만큼 많은 요가원들이 있고 드랍인 클래스부터 요가 지도자 과정까지 힐링을 위한 요소들이 가득한 곳이다. 우붓은 발리 관광지 중 유일하게 바다를 접하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주위를 둘러싼 아름다운 산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아주 북쪽으로 올라가면 로비나 비치(Lovina beach)나 아메드(Amed)같이 아직은 덜 개발된 좀 더 깨끗한 느낌의 바닷가 지역도 있다. 다이빙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남쪽에서 즉, 누사두아나 사누르, 짐바란 쪽에서 며칠 그리고 스미냑이나 창구쪽으로 올라가서 며칠 마지막으로 우붓에서 며칠 이렇게 지내다 오면 좋지만, 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2-3주는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휴가 기간이 채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휴가를 원하는 지 잘 생각해 본 후, 그에 따라 한 곳을 정해서 그곳에서 지내면서 다른 장소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당연히 아쉬움이 남겠지만, 세상의 어떤 휴가도 돌아올 때는 아쉬움이 남게 마련인 듯 하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아야 더 아름답게 기억되고 다음 휴가를 위한 원동력도 생기는 것 같다.








길리 트라왕안까지 페리로 이동하는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전 포스팅에 자세하게 적어놓았다.

2019/12/22 - [여행, 해외살기/인도네시아] - 발리에서 페리타고 길리섬 가기


길리에서의 며칠은 일상을 정말 다 녹여낼 만한 고요함이 있었다. 하루종일 거의 말도 하지 않고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길을 걷곤 했다.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벙갈로에서 지냈으며, 페리 선착장에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곳이어서 센터처럼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이 아닌 것이 좋았다.



숙소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오면 큰 마당이 앞에 펼쳐져 있고, 앞쪽으로는 자전거들이 보인다. 그리고 벙갈로가 한 채씩 있는데, 내가 머물렀던 곳은 가장 앞쪽이라 집 앞에 다른 벙갈로 없이 고요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방안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숙소 바로 앞에 바닷가가 있었다.



앞쪽에 작은 파티오가 있어서 아침식사를 즐기거나 밤에 불어오는 바닷 바람을 쐬러 나와 있어도 좋았다. 아침식사는 숙소에서 나오는 건강식을 즐겼다. 방 안은 나무나 지푸라기 같은 자연친화적인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고, 방 안쪽에는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화장실과 샤워실이 나온다. 화장실은 칸이 따로 만들어져 있지만 샤워하는 곳은 누가 보지는 않을까 잠시 두리번 거렸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그런 건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샤워할 때 약간 불안한 느낌이 있긴 했다.



숙소에서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섬의 센터로 향하는 길이고 많은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들을 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 인도네시아 음식보다는 서양식이 더 눈에 띄고 그 중에서도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채식이나 비건, 유기농 같은 건강식 메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리의 창구(Canggu)지역으로 가면 이런 분위기의 카페나 바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약간 창구같은 느낌도 났다. 



Trawangan dive center나 Dive Gili Trawangan같은 다이브 센터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리고 요가를 할 수 있는 곳들도 그 작은 섬의 면적에 비해 많이 있는 편이다. 바닷가에 하는 수업들도 있으니 고요하게 바다를 보며 요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딱일 듯 싶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러 갔던 곳이라 먹는 것 이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계속 걸어 페리에서 내렸던 곳을 지나 섬의 끝쪽으로 향하니 윤식당의 촬영지였던 곳이 나왔다. 다시 돌아와 숙소쪽으로 걷다 나온 한 카페에서 건강미 한껏 풍기는 식사를 하고 다시 반대편으로 걷기 시작했다. 

숙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섬의 다른 끝으로 갈 수가 있는데, 그곳은 훨씬 한적하고 그래서 오히려 좀 더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조용해서 가꿔지지 않은 수풀사이로 들어가면 무인도 같은 느낌도 언뜻 들었다.



위와 같이 비트루트 치즈 랩, 샐러드, 건강 스무디, 주스, 두부와 신선한 야채가 들어간 스프링롤 같은 것들은 길리섬에서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바닷가에서 태닝을 할 때에는 근처의 바에서 맥주를 주문해서 마시거나 간단한 핑거 칩스 정도를 주문해서 간식으로 먹곤 했고, 저녁은 근처의 로컬 와룽에서 나시고랭이나 미고랭등을 포장에서 숙소의 파티오에 앉아 여유롭게 먹었다.


내가 있었던 동안은 날씨도 너무 좋았다. 우기가 시작되는 11월 후반에서 2월사이에는 비가 올 가능성이 많지만 3월을 지나서면 날씨가 점점 좋아지면서, 밤에는 바람이 불면 살짝 서늘함을 느낄 정도가 된다. 상쾌한 가을같은 날씨가 이어지다 점점 습하고 덥한 푹푹찌는 날씨가 이어지다 다시 우기가 온다. 아열대의 일년은 대략 이런 싸이클로 날씨가 반복된다. 좋은 점은 겨울이 없기 때문에, 계절별로 옷을 바꿔입지 않아도 좋고, 무엇보다 추운 날이 없어서 너무 좋다. 




낮과 밤의 바다는 너무나 다르지만 동시에 너무나 아름답다. 숙소에 자전거 렌탈 서비스가 있어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섬을 돌아보았다. 어디를 가나 경적소리 없는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길리섬은 언제나 아름답다.



 


길리섬을 가려면 비행기를 타거나 페리를 타야한다.

나는 발리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했고 경유는 아래와 같다.


숙소 픽업 - 파당바이(Padangbai) -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


나는 에카 자야(Eka Jaya)라는 회사의 페리를 이용하였다. 예약은 온라인으로 하였고, 문의 사항이나 다른 요청 사항이 있을시 이메일로 연락하면 금방 답메일을 받아볼 수 있다. 돌아오는 날짜가 확실하지 않으면 편도를 끊어도 좋지만, 나는 왕복편으로 일단 끊고, 돌아오는 날은 나중에 업데이트 하겠다고 하였다. 페리 선착장에서 직접 티켓을 사면 가격을 2배 이상 부르는 곳들도 많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미리 티켓을 사 놓는 것이 이득이다. 



가고 싶은 날에 페리 예약을 마쳤으면 픽업 위치를 정한다. 픽업은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나 그 근처에서 가능하다. 나는 픽업 위치와 시간을 정하고 출발 하루 전 기사분의 번호를 요청했다. 왜냐하면 나의 픽업장소는 숙소가 아니었고, 기다렸는데 기사분이 가버렸다는 리뷰를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픽업 당일날 픽업 장소에 도착한 후 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도착하면 나를 찾으라고 알려주었더니, 기사분의 도착과 함께 전화가 걸려와 무사히 차에 탑승했다.


페리는 파당바이(Padangbai)라는 곳에서 타는데, 보통 한시간 넘게 걸려 차를 타고 이동한다. 이동하는 길에 다양한 장소에서 픽업 손님들을 차량에 태우고 파당바이에 도착하면 수많은 차들이 주차하는 곳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 혼잡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페리들이 들어오는 곳이 보이고, 사람들은 그 주위에 서서 기다린다. 에카 자야 말고도 운행하는 다른 페리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페리에 오르고 내리는데, 시간표라든지 안내보드 같은 것은 없다. 시간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잘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같은 페리를 타는 사람들을 찾아서 같이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에카자야 페리가 도착하면 직원 중 누군가가 '에카 자야 페리' 라고 외친다. 그러면 사람들이 몰리는 탑승구 쪽으로 따라간다.

한여름 땡볕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려 겨우 페리에 탑승했다. 페리는 다른 경유지를 거쳐 나의 목적지는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에 도착했다.


길리 트라왕안은 길리 섬들 중 가장 메인이 되는 섬들 중 하나로서, 90년대 배낭여행객들이 이 섬을 많이 찾으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처음에는 개발이 안된 자연 그대로의 섬에 파티를 즐길 수 있고, 숙소 가격도 저렴하여 많이 알려졌으나 지금은 많이 개발이 되면서 가격도 많이 올라갔다. 현재는 다이빙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고 큰 다이빙 센터도 섬 중간에 크게 들어서 있다.


길리섬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없다. 섬 자체가 작기 때문에 필요가 없을 뿐더러 말이 끄는 마차나 자전거가 그것들을 대신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길리 트라왕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말 마차를 끄는 택시들이다. 



도착 전 미리 지도를 살펴서 숙소까지의 거리를 파악하고 가면 걸어서 갈 만한지, 말 마차를 탈지 결정할 수 있다. 사실 짐이 없다면 섬 끝쪽까지 걸어가는 것도 어렵지는 않지만, 길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바퀴달린 짐가방이 있더라고 가기가 편하지는 않다. 차가 없기 때문에 섬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데에도 큰 일조를 하고 여행을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 촬영지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10년 전만해도 발리에 가면 동양계 사람에게는 모두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어와 섞이기 시작했지만,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사꾼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발리도 아닌 그 작은 길리섬에서 이리 저리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사꾼들의 목소리에 내심 신기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식당 이후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갔을 때에는 '떡 카페' 라는 곳으로 바뀌어서 운영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장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윤식당 때의 분위기는 그대로 갖고 있었는데, 폐업이 되었다니 아쉽긴 하다. 하지만 사실 그때도 왠지 맛이 없을 것 같아서 떡카페에서 먹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여정도 마찬가지로 페리를 타고 파당바이에 내려, 픽업차를 타고 숙소나 근처까지 이동한다. 드랍을 해주시는 기사분이 손님 하나하나 숙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귀찮아 하셔서 호텔 내부로 들어가지 않겠다면서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그 손님은 아이와 같이 여행하던 가족 여행객이었다. 이런 일이 발리에서는 비일비재한데, 처음 겪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손님도 기사분과 실갱이를 벌이던 끝에 가격을 흥정하여 겨우 호텔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혼자에 짐도 별로 없는 몸이었던 나는 기사가 큰 길 한복판에 나를 떨구어 주었다. 횡단보도도 없는 6차선에서 지나가는 차량들 피해가며 길을 건너 숙소에 도착했다. 

길리에서의 며칠간의 생활은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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