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묵었던 다람콧을 떠나 맥로드 간지(McLeod Ganj)로 내려왔다. 다음날 달라이라마 법회에 참석해야 해서 템플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람요가 하우스' 라는 곳이었다. 찾기는 힘들었으나 가격대비 너무나 최고인 숙소였다. 루프탑에 있는 요가홀에서 요가수업도 있고 거기에서 바라보는 뷰도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그 뷰를 방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최고였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숙소에서 우산을 빌려 밥을 먹으러 나섰다. 사실 한식당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몇 개가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가장 가까워 보이는 곳에 들러보았다.

사실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은 아니었고, 티벳음식인 뚝빠와 딴뚝 등을 파는 곳이었는데, 맵게 해달라고 요청하면 얼큰한 국물이 한국음식과 비슷하다는 리뷰가 있어 찾아간 곳이었다. 음식은 맛있었는데, 한국음식같은 얼큰함은 없었다. 다만 주인아주머니께서 한국분이신지는 잘 모르겠으나 한국말을 굉장히 잘하셨다. 외모로 보아서는 영락없는 티벳사람 같으셨다.


달라이라마 템플 근처로 나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며칠에 걸쳐 여러군데의 카페, 베이커리, 음식점들을 가보았다. 다들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그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점을 소개한다.


티벳키친(Tibet Kitchen)

한 번 간 이후 떠날 때까지 매일 들렀던 것 같다. 내가 지금껏 먹어본 모모 중 최고의 모모였고, 뚝빠, 치킨요기 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모모(Momo)는 티벳이나 네팔 쪽의 만두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가 먹는 속이 꽉찬, 혹은 육즙이 가득한 정성들여 빚은 그런 음식은 아니다. 편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보편화된 음식이고, 인도에서는 길거리 음식으로도 보편화되어 있다. 그래도 어디를 가나 모모는 항상 인기메뉴이기 때문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치킨 목뚝(Chicken Mokthuk)을 주문해보았다. 목뚝은 만두국처럼 모모를 육수에 넣고 끓여낸 음식인데, 모모가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워 놀라면서 먹었다. 육수는 고기육수였는데, 약간 비릿한 냄새는 났지만 모모가 너무 맛있어서 그정도는 거뜬히 넘길 수 있었다. 

그 다음은 크리스피 치킨 허니 칠리(Crispy Chicken Honey Chilly), 베지 뚝빠(Veg Thukpa) 등을 도전해 보았다. 



크리스피 치킨 허니 칠리는 얇게 썰은 치킨을 바삭하게 튀겨낸 음식으로 메인 메뉴가 아닌 에피타이저 메뉴에 있다. 달달하면서도 살짝 매운맛이 가미되어 있는 소스에 버무린 음식으로 맥주가 있었다면 딱일 것 같았던 음식이었다.


 


달라이라마 템플 앞 쇼핑

달라이라마 템플 입구를 지나 걷다보면 다양한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템플 바로 앞쪽 입구부터 늘어선 길거리 가게들은 말라를 비롯해 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판매하고 있다. 나는 보리수말라를 사고싶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다 비슷해 보이는 물건들을 팔고 있지만, 각 가게마다 보유하고 있는 물건들이 다 달랐다. 꼭 가격과 상품을 비교해보고 구입하시길 바란다. 


투시타 명상센터(Tushita meditation center)

맥로드 간지에서 다람콧으로 올라가는 길로 접어들어 조금 걷가보면 발견할 수 있으며, 다람살라에서 가장 큰 명상센터이다. 1972년 티벳 불교의 가르침을 알리기 위해 티벳의 라마 Thubten Yeshe에 의해 설립되었다.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코스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명상센터 내의 숙소에 머물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일요일 제외)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명상 클래스가 마련되어 있다. 투시타 명상센터의 지도자가 가이드 해주는 명상으로서 그 시간에 맞춰 가기만 하면 된다. 기부박스가 마련되어 있으니 명상이 끝난 후 알아서 기부금을 넣을지 말지, 얼마나 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투시타 명상센터는 고요함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산의 기운을 그대로 받고 있는 듯한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명상센터 내부에 앉아 있을 만한 곳들이 많이 있었는데, 날이 좋은 때 그저 햇살을 받으며 앉아있노라면 널뛰었던 마음들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만한 곳이다. 명상센터 내부의 레스토랑은 외부인도 입장이 가능하다. 



기회가 된다면 그 안에 며칠 머물며 지내다 가고싶다.

참고로 12월과 1월은 문을 열지 않으니 겨울에 다람살라를 갈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너무 춥다) 홈페이지에서 오픈날짜를 확인한 후 방문하시길 바란다.




티벳 박물관(Tibet Museum)

달라이라마 템플 입구에서 바로 옆으로 보면 발견할 수 있다. 

오픈 시간오전 9시부터 저녁 5시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없다.

티벳이 현재 처한 상황과 달라이라마가 왜 그리고 어떻게 티벳에서 다람살라로 도망쳐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준 곳이다.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티벳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워 한동안 마음이 짠했었다.

1층과 2층에는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때의 상황들을 설명해 놓았다. 입구의 카운터에서 엽서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니 기념품을 사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매일 11시와 3시에는 영화상영을 한다. 상영비는 10루피이다. 상영내용은 매번 바뀌며 박물관 입구에 그 주의 프로그램이 붙어있다. 그 영상을 통해서 티벳 사람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티벳이 더이상 전통적인 티벳이 아니며, 티벳에서 도망쳐 나와 이곳 다람살라에 자리잡은 1세대들의 고충, 그리고 티벳사람이지만 인도에서 태어나 자라며 티벳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2세대들, 그리고 그 다음 세대들의 이야기들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우리는 티벳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티벳에서 죽고싶다' 라던 말이었다. 나라가 없이 그 나라 사람으로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다람살라여행에 관한 다른 포스팅들은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두었다.

2019/12/07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인도여행] 다람살라 다람콧 가볼만한 곳

2019/12/07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인도여행]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다람살라는 인도의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주 캉그라(Kangra District)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티벳의 망명정부가 들어서 있다. 

달라이라마가 거주하는 템플로도 많이 알려진 맥로드 간지(McLeod Ganj), 인도현지 관광객이 많은 박수나그(Bagsunag), 히피들의 공간 다람콧(Dharamkot)이렇게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람콧은 다람콧과 어퍼 다람콧(Upper Dharamkot)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어퍼 다람콧에 묵었다.


리시케시에서 버스를 직행버스를 타고 다람살라로 이동하면 다람살라의 한 주유소 근처에 내려준다. 거기에서 맥로드간지까지는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한다. 인도는 시내 버스타기가 많이 헷갈리기 때문에 크게 멀지 않다면 택시를 타는 것도 괜찮은 옵션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한가지 팁이라면 버스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여행객들을 얼른 섭외하여 같이 택시를 타고 가면 택시비를 아낄 수 있다. 

다람살라를 떠날 때에는 버스를 타고 왔다. 맥로드 간지 택시스탠드를 지나면 뒤로 주차장이 보이는데, 그 뒤에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거기서 기다리다가 버스가 들어오면 기사에게 페트롤 펌프에서 버스를 탄다고 설명하고 가는지 물어보면 답해줄 것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다람콧이었으나 우리는 달라이라마 법회 등록을 먼저 하여야 했으므로 맥로드간지에서 내렸다. 달라이라마 법회 등록 관련 정보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맥로드 간지에서 다람콧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오토릭쇼 즉 뚝뚝 운전기사들이나 택시 운전기사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으나 걸어가면 10분 거리인데 오르막이라는 이유로 200루피를 불렀다. 그래서 우리는 짐을 지고 그냥 다람콧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하였다.

제일 처음 200미터 정도가 좀 가파른 언덕길이었고, 그 이후에는 그럭저럭 걸을 만했다.

다람콧의 The Bunkers라는 호스텔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6월 다람콧의 날씨는 정말 최고이다. 우선 호스텔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리지리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아주 아름다운 폭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박수나그의 폭포가 크고 유명한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폭포에 가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호스텔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다람콧의 폭포는 따로 이름이 있지는 않아서, 노네임 폭포, 히든 폭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고도 했다. 




다음은 다람콧에서 꼭 가볼만한 장소들이다.


다람콧 폭포

우리가 머물렀던 The Bunkers호스텔에서 걸어가면 한시간정도 걸린다. 입구에 따로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 않으니 사람들에게 물어서 일단 산속으로 들어가고 나면 헷갈릴 일 없이 그냥 길따라 쭉 가다보면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가 들리고 그곳이 폭포이다.

낮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래도 꽤 되는 편이다. 폭포에 도착하여 왼쪽으로 보면 작은 카페가 하나 보인다. 메기(인도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라면)나 토스트 등과 차이를 주문할 수 있고, 과자나 스낵종류도 있으니 출출할 때 요기할 수 있다. 그런 산속에 가게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자는 어떻게 나를까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폭포로 가는 산속으로 완전히 들어가기 전에 작은 템플이 하나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거기에서 나무지팡이를 대여해주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길가다 떨어져있는 굵은 나뭇가지를 대신 이용하였다. 지팡이 하나정도는 갖고 가면 훨씬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레바논 레스토랑

같은 방을 썼던 친구로부터 받은 정보인데, 사실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레바니즈라고 불렀다. 다람콧에서는 꽤나 유명한 장소인 듯 했다. 다람콧 중에서도 Upper Dharamkot에 위치한 곳이고 간판도 보이지 않아 여기가 맞나 하면서 올라갔다. 하지만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아름답고 다채롭게 장식된 실내공간과 자유로움이 가득한 실외공간이 아주 특이한 히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냥 앉아서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녹아버릴 것 같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메뉴는 따로 없다.  들어가면 누군가가 일행이 몇 명인지, 그리고 채식인지 아닌지만 물어보고, 그날 준비한 메뉴가 나온다. 인도식 탈리(Thali)처럼 로티나 밥에 여러 반찬들이 나오는데,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반찬은 인도식과 레바논식의 퓨전스타일로 그날 나온 후무스는 너무나 맛있었다. 물론 식판하나에 담겨 나오는 인도식 탈리가 아닌 반찬마다 다른 그릇에 담겨 나오는 고급진 퓨전 탈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문제는, 가격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먹고서 이만큼 가치가 있다 싶은 만큼의 금액을 카운터에 준비된 박스에 넣으면 된다. 그런데 돈 넣을 때 주인이 쳐다보고 있어서 조금 넣기가 민망했다. 



밖의 테이블에 앉고 싶었는데, 우선은 자리가 없었고,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안에 앉기로 했다. 여행을 하면서 특히나 많이 느끼지만 장소가 사람을 녹여버릴 것 같은 곳이 있다. 그 곳은 누군든 보여서 춤추고 노래하고 와인 마시면서 음식도 즐기고 이야기도 나누고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그런 장소인 것 같다. 굳이 춤추고 노래하지 않아도 음식먹으러는 가볼면 좋을 것 같다.


The Bunkers

우리가 머물렀던 호스텔이다. 2층에 식당이 있는데, 다람콧은 어디를 가나 뷰가 정말 아름답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도 괜찮았다. 내가 먹어본 음식으로는 티벳의 누들수프 뚝빠, 볶음면이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 그리고 호스텔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바베큐 디너를 여는 날이 있다. 여러가지 꼬치구이를 불에 직접 구워주는데, 맛이 꽤 좋다. 바베큐 날은 주위에 사는 사람들도 모여 여느때보다는 사람들이 조금 더 있다. 꼬치하나 시켜놓고 기타치고 노래하는 사람들 따라 흥얼흥얼 거리다보면 어느덧 몸과 마음이 너무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Trek & Dine

이곳은 다람콧 중심부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이 주위에 카페나 레스토랑 그리고 가게들이 엄청 많이 몰려있다. 처음에는 Bodhi Greens라고 하는 곳에 들어가보았다. 뭔가 건강한 음식이 많을 것 같은 곳이었는데, 주문 하는 것 마다 다 없다고 해서 계속 메뉴를 바꾸고 바꾸다 그냥 다음에 온다고 하고 나왔다. Trek & Dine은 Bodhi Greens에서 나와서 다른 곳을 찾아 걸어다니다 들어가 본 곳이었는데, 편안하게 한끼 즐기다 가기 좋은 분위기였다. 나는 태국 팟타이를 먹었는데, 예전에 첸나이의 더 파크(The Park)호텔 안에 있는 태국식당에서 비싸게 주고 먹은 팟타이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그리고 트렉 앤 다인에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네팔사람이 하는 조그만 베이커리가 있는데, 리시케시에서 맨날 퍽퍽한 비건 빵만 먹다가 제대로 된 빵 냄새가 풍겨 사먹어보았다. 인도에서 그동안 먹었던 빵 중에 제일 부드럽고 맛있었다. 진짜 작은 가게여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나,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던 기억이 있으므로 맛있는 빵을 원하신다면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19/12/08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여자혼자 인도여행] 다람살라, 맥로드간지 티벳을 느끼다

2019/12/07 - [여행, 해외살기/인도, 네팔] - [인도여행]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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