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요가를 시작하고 배워온지라 무슨무슨 스타일의 요가니 하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플라잉 요가(에어리얼 요가)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대세를 따라가지 않으면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고 

플라잉 요가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자격증 비용을 알아보니 만만치가 않았다.

인도에서 딸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알아보니 한국에서 배우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물론 비시즌이었다는 것도 한 몫했지만) 플라잉 요가를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었고, 

당일 떠오른 플라잉 요가 자격증에 대한 아이디어였지만 당일 바로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당일 모든 예약을 마쳐버렸다. 

추진력이라고 해야하나 충동적이라고 해야하나

 

 

비자

올해 2월에 인도를 갔을때만해도 PCR 테스트 음성 확인증이 있는 에어수비다를 작성하지 않으면 입국할 수 없었으나, 곧 그 제도가 폐지되어 이번 6월에는 수월하게 입국할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1년짜리 비자를 신청하여 다음날 바로 승인받았다. 

https://www.india-visa-online.org/ko/visa

 

인도 비자 온라인 신청, 신청서

www.india-visa-online.org에서 인도 비자 온라인 신청을 신청하십시오. 여기에서 인도 방문을 위해 온라인으로 인도 eVisa 신청서를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웹 사이트를 방문

www.india-visa-online.org

 

인도비자는 여기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저번에는 도착비자를 받고 들어갔던터라 2000루피를 내고 바로 입국했지만 이번에는 인도 이민국에서 심사받을 때 양식을 작성하는 동안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 그냥 e-visa를 신청하여 가게 되었다.

8만 얼마인가를 냈던 것 같다.

 

델리에 도착하여 이미 약속을 잡아놓은 택시를 타고 리시케시로 향했다.(물론 기다려야 했다. 2시간 넘게...)

델리 공항은 인도 심카드가 없으면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가 없으며, 건물을 빠져나오면 다시 들어갈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방문증을 받아서 들어가는 방법도 있으나 짐이 있으면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공항에서 꼭 해야 할 연락이 있다면 로밍 또는 건물 내에서 심카드를 구매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리시케시.

 

에어리얼 요가 코스

에어리얼 요가 TTC 코스는 6일 코스와 10일 코스로 나뉘어져 있었고, 나는 스케쥴이 안되었던 관계로 6일 풀데이 코스를 선택하였다. 코스는 TTC와 비슷한 시간표로 운영되고 있었다. 새벽 프라나야마 수업을 시작으로 하타요가, 해부학,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에어리얼 요가(플라잉 요가), 명상 등의 순서로 하루 종일 스케쥴이 꽉 차 있었다.

도착한 날 바로 요가원을 방문하여 다음날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어려웠던 에어리얼 요가

엄청난 어깨힘과 복근이 필요한 운동이었다. 엉덩이가 무거운 탓인지 나의 어깨는 내 몸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에어리얼 요가수업이 끝나고 난 후에는 진이 다 빠져 있었다.

 

한때 발리우드 댄스단이었다는 선생님의 지도하에 우리 모두는 진땀을 빼며 열심히 배웠다. 비시즌이어서 그런지 인도 내국인 수강생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기존에 내가 생각했던 인도 여자의 이미지와는 정말 쿨한, 우리나라의 20대 친구들과 다르지 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

 

6일 코스를 이수하면 65시간, 10일 코스를 이수하면 80시간 에어리얼 요가 자격증을 받게 된다.

코스가 끝난 후 다같이 코리안 하트를 그리며 사진을 찍었다.

 

에어리얼 요가는 집에서 해먹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가 어려워 코스내내 셀프 연습시간을 이용했다.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들과 함께 서로 코치해 주며 연습했다. 

 

자유여행, 특히 혼자하는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이 넘쳐난다.

우선 누군가와 같이 여행할 때처럼 어디를 가고싶은지, 무얼 먹고 싶은지를 상의하고 물어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 좀더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는 건강한 시간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혼자여행의 조미료 역할을 하는 것은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류인 것 같다.

오쇼강가담(Osho Ganga Dham)에서 만난 친구의 추천으로 시바난다 아쉬람을 알게 되었다.



시바난다는 보통 스와미 시바난다(Swami Sivananda)로 불리는데, '스와미'라는 호칭은 수행자 또는 요기라는 의미로서 이름 앞에 존경의 의미로 붙인다. 스와미 시바난다는 인도의 타밀나두주에서 태어나 의학을 공부하였으며, 후에 사람들을 위한 일생을 봉사하며 보내신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다.

시바난다 아쉬람은 그의 제자 중 한 명인 비쉬누 데바난다(Vishnu Devananda)라는 분이 스승의 뜻을 받들어 이후에 설립하였다. 비쉬누 데바난다가 젊은 시절에 시바난다가 그를 불러 밥 한끼 정도 되는 돈을 주며 '이제 요가를 서양으로 널리 알릴 때가 된 것 같다.'고 하며 그에게 미국으로 가라고 하였다고 한다. 미국으로 건너간 비쉬누 데바난다는 스승의 뜻을 받들어 서양세계에 널리 요가를 전파하며, 지금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요가의 TTC(teacher training course)의 개념을 처음 창시한 장본인이라고 시바난다 아쉬람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설명해 주었다.

시바난다 아쉬람은 전세계 여러곳에 퍼져있는데, 내가 머물었던 곳은 인도 남부 께랄라주의 네야르담(NeyyarDam)에 위치한 시바난다 아쉬람이었다.


아쉬람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공항에서 가는 방법, 그리고 기차역에서 가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공항에서 가는 법

아쉬람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뜨리웬드럼(Trivandrum) 또는 현지어로 띠루와난다푸람(Thiruvananthapuram)공항이다. 공항에서는 택시, 오토릭쇼(Auto-rickshaw), 로컬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으며 아쉬람까지는 35km,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이다.

택시- 도착홀에서 빠져나오면 Pre-paid taxi 라고 적혀 있는 카운터를 발견할 수 있다. 시바난다 아쉬람에 직접 문의했을 때에는 900루피라고 했었는데, 실제로는 1100루피였다.

오토릭쇼- 세 발 달린 오토바이 뚝뚝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800루피였고, 나는 이 옵션을 선택했다. 

버스- 버스를 타려면 공항에서 5km정도 떨어진 Trivandrum KSRTC라고 하는 뜨리웬드럼 센트럴 버스역으로 우선 가야하는데 그곳은 뜨리웬드럼 기차역 반대편에 있다. 여기에서 다시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첫번째로는 까타카다(Kattakada)라고 하는 작은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거기에서 내려 다시 오토릭쇼를 타고 아쉬람으로 이동하는 방법이며 이 버스는 자주있는 편이다. 까타카다에서 아쉬람까지 가는 오토릭쇼 가격은 흥정을 잘 하면 200루피 아니면 300루피정도까지 가격을 부른다. 두번째로는 한시간에 한대 또는 두대 있는 버스를 타고 바로 아쉬람 언덕 밑 까지 도착하는 방법인데, 가장 마지막 역에서 내려서 가파른 언덕을 10분 가량 올라가면 아쉬람이 나온다. 이 버스는 50루피이다. 버스 둘 다 1, 2번 승차홈인데, 위에 NeyyarDam이라고 적혀있기는 하지만, 여러종류의 버스가 들어오므로, 그리고 버스에는 영어가 전혀 적혀있지 않으므로 무조건 거기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잘 도와주기 때문에 기다리다 잠깐 딴 짓을 하고 있더라도 불러서 알려주신다. 



기차역에서 가는 법

뜨리웬드럼 기차역으로 도착을 하게 되면 센트럴 버스역으로 이동하여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이동하면 된다.

인도 지역버스는 대부분 에어컨은 커녕 창문도 없는 버스가 대부분인데다, 버스티켓 가격은 도착지의 거리에 따라 그때그때 버스티켓 아저씨께서 알려주신다.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티켓 아저씨께 도착지를 말하면 가장 가까운 거리는 10루피부터 점점 올라간다. 내리는 역에 대한 안내도 전혀 없고 사람도 엄청 많기 때문에, 인도여행이 익숙하지 않는 분들이나 짐을 갖고 여행하는 분들은 택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토릭쇼타고 한번에 아쉬람 앞까지 도착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800루피는 대략 만오천원정도 하기때문에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나는 요가 베이케이션 코스(Yoga vacation course)에 참여하기 위해 갔는데, 그 외에도 유명한 시바난다 요가 자격증 코스 그리고 다양한 아유르베다 프로그램들도 접해 볼 수 있다.

요가 베이케이션 코스는 2주 프로그램이지만 최소 3일이상 머물면 굳이 2주를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으며 한달씩 머물다 가는 친구들도 있다. 보통은 매월 1일과 16일마다 코스가 시작되며, 방값을 내면 프로그램 참여 및 식사가 모두 포함이다.

숙소는 인도사람에게는 가격이 절반이며, 인도는 어디를 가나 외국인들은 최소 두배에서 10배이상 차이나게 돈을 받는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성수기로 나뉘며 성수기는 10월-4월 비성수기는 5월에서 9월까지이다. 트윈룸 이상에 머물 경우 예약이 필수적이지만 도미토리 룸의 경우 그냥 가서 체크인하면 되고, 예약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아래는 자세한 숙소비용이며 외국인 기준, 1박당 가격이다.

*성수기 10월-4월 

텐트/도미토리 - 880루피

트윈쉐어(공용욕실) - 1100루피

트윈쉐어 - 1380루피

트윈에어컨 - 2040루피

*비성수기 5월-9월

텐트/도미토리 - 780루피

트윈쉐어(공용욕실) - 1000루피

트윈쉐어 - 1280루피 

트윈에어컨 - 2040루피 



나는 비성수기에서 성수기로 넘어가는 9월말과 10월초, 도미토리룸에서 지냈다. 날씨가 많이 습하여 빨래가 도저히 마르지 않아 냄새나느니 좀 더러운 게 낫다고 생각하여 요가아사나 수업용 바지를 정해두고 계속 입었더니 나중에는 흰색바지가 거의 회색이 되어있었다. 



하루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5:20 am   기상

6:00 am   삿상(Satsang, 단체명상, 만트라 찬팅, 구루지 말씀)

7:30 am   티타임

8:00 am   요가 아사나 수업 (초급자, 중급자 중 선택가능)

10:00 am  브런치 (인도 현지 채식음식) 

11:00 am  까르마 요가 (자신을 내려놓는 수행, 봉사의 시간)

12:30 pm  아사나 코칭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가능)

1:30 pm    티타임

2:00 pm    요가철학

3:30 pm    요가 아사나 수업 (초급자, 중급자 중 선택가능)

6:00 pm    저녁 (인도 현지 채식음식)

8:00 pm    삿상(Satsang, 단체명상, 만트라 찬팅, 구루지 말씀)


하루 종일 프로그램이 있어서 처음 일주일 정도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말이 요가 베이케이션이지 전혀 휴가가 아닌 듯한 빡빡한 프로그램이다. 위의 프로그램은 기본 프로그램이며 일주일에 한 번씩 사일런트 워크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침 Satsang 대신 다같이 근처 강가(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로 걸어가 명상하고 찬팅하는 프로그램이다. 20분정도 걸어가는데, 말 그대로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자연과 함께 걸어간다. 그 고요한 아름다움은 어느 누구에게든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가져다 준다.


도착 다음날에는 브런치 이후에 오리엔테이션이 있는데, 거기에서 간단한 아쉬람 소개를 해준다. 네야르담에 위치한 이 아쉬람은 자연환경과 건물들이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룬 치유센터같은 느낌을 준다. 아유르베다 마사지도 받을 수 있으며, 프로그램때문에 아유르베다 닥터가 상주하고 있어, 원한다면 상담을 받아 볼 수도 있다. 

아사나 수업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가수업, 즉 몸으로 하는 동작들을 수련하는 시간이다. 초급자와 중급자로 나뉘어 진행되며, 시바난다만의 시퀀스가 정해져 있기때문에 매일 같은 시퀀스를 수행하게 된다. 처음에는 지루한 느낌이었지만, 매일 두번씩 연습하면서 몸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본다면 왜 매일 같은 시퀀스를 연습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사나수련 전 30분정도는 항상 프라나야마(Pranayama), 즉 호흡법을 연습하기 때문에 2주가 지나면 몸이 훨씬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전 11시의 까르마 요가는 까르마, 즉 행동, 업을 뜻하며 요가의 4가지 종류 중 하나이다. 본인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업이 되며 습관이 되듯이, 남의 위해 봉사하는 행동을 하자는 의미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시는 선생님께서 임의로 사람이 필요한 곳을 담당하도록 지정해 주신다. 나는 아쉬람 전체의 쓰레기통을 비워 분리수거하는 일을 했었다. 몇 명이 모여 하는 일이라 지정된 건물 몇 개만 스윽 하고 돌아 쓰레기를 들고 오면 되는 일이어서 힘들지 않았다. 그 외에 도미토리 청소, 식사 당번, 티타임 담당 등등이 있다. 



까르마 요가를 한 후에는 아사나 코칭 시간이 있는데, 단체 수업 이후 개인적으로 더 지도를 받고 싶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사나 코칭시간에 선생님이 기다리시는 요가홀로 가면 된다. 

티타임에서 허브차와 간단한 간식이 같이 나온다. 

삿상은 원래 진실과의 만남, 또는 진실된 사람과 같이 있는다는 의미로 구루와 제자들이 같이 모여 가르침을 받는 자리이다. 매일 아침, 저녁 삿상시간은 명상으로 시작하여, 만트라 찬팅 그리고 시바난다 또는 비쉬누 데바난다의 말씀이 담긴 책 또는 비디오 등으로 그들의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식사시간이었는데, 시바난다 아쉬람에 있으며 채식이 이렇게 맛있다니 하고 깨달았다.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들이 나오며, 식사시간이 알리는 종이 울리면 다이닝 홀에 쭉 하고 일렬로 앉아서 말없이 고요히 식사만 하며, 식사당번들이 돌아다니면서 부족한 음식을 주기때문에 오직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어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식사 전후로 쉬는시간들이 있는데, 그 시간에 밖으로 나가는 싶은 사람들은 리셉션에서 외출증을 받아서 나가면 된다. 아쉬람 바로 건너편에 강이 흐르고 있어서 그저 강을 보러 나가기도 좋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은 강물에서 수영하러도 간다. 들리는 말로는 그 강에 악어들이 출몰할 때가 있다고 하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아쉬람 안에 작은 도서관이 있는데 거기에서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 대부분이 영어책이긴 하나, 아사나관련 그림이 많은 책들도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외에 작은 팁이라면, 아쉬람 내에서는 딱 붙는 옷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입는 레깅스 같은 요가복은 입을 수 없다. 편한 면바지나 몸빼바지같은 옷 그리고 헐렁한 티셔츠를 가져가는 것이 좋고, 혹시 그런 옷이 없다면 아쉬람 내의 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중요한 팁인데, 숄같이 어깨에 두를 수 있는 것을 가져가면, 명상시간에 출몰하며 집중을 방해하는 모기떼들로부터 피를 뜯기는 것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병도 꼭 가져가면 유용하게 쓰이며, 요가철학시간에 쓸 노트나 펜등도 준비하면 좋지만 아니더라도 아쉬람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 외에 빨래세제나 간단한 간식도 샵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쉬람내에만 있어도 세계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었다. 인도이면서 세계같은, 나이면서 우주같은 시간들에 너무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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