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섬을 가려면 비행기를 타거나 페리를 타야한다.
나는 발리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했고 경유는 아래와 같다.
숙소 픽업 - 파당바이(Padangbai) -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
나는 에카 자야(Eka Jaya)라는 회사의 페리를 이용하였다. 예약은 온라인으로 하였고, 문의 사항이나 다른 요청 사항이 있을시 이메일로 연락하면 금방 답메일을 받아볼 수 있다. 돌아오는 날짜가 확실하지 않으면 편도를 끊어도 좋지만, 나는 왕복편으로 일단 끊고, 돌아오는 날은 나중에 업데이트 하겠다고 하였다. 페리 선착장에서 직접 티켓을 사면 가격을 2배 이상 부르는 곳들도 많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미리 티켓을 사 놓는 것이 이득이다.
가고 싶은 날에 페리 예약을 마쳤으면 픽업 위치를 정한다. 픽업은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나 그 근처에서 가능하다. 나는 픽업 위치와 시간을 정하고 출발 하루 전 기사분의 번호를 요청했다. 왜냐하면 나의 픽업장소는 숙소가 아니었고, 기다렸는데 기사분이 가버렸다는 리뷰를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픽업 당일날 픽업 장소에 도착한 후 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도착하면 나를 찾으라고 알려주었더니, 기사분의 도착과 함께 전화가 걸려와 무사히 차에 탑승했다.
페리는 파당바이(Padangbai)라는 곳에서 타는데, 보통 한시간 넘게 걸려 차를 타고 이동한다. 이동하는 길에 다양한 장소에서 픽업 손님들을 차량에 태우고 파당바이에 도착하면 수많은 차들이 주차하는 곳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 혼잡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페리들이 들어오는 곳이 보이고, 사람들은 그 주위에 서서 기다린다. 에카 자야 말고도 운행하는 다른 페리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페리에 오르고 내리는데, 시간표라든지 안내보드 같은 것은 없다. 시간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잘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같은 페리를 타는 사람들을 찾아서 같이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에카자야 페리가 도착하면 직원 중 누군가가 '에카 자야 페리' 라고 외친다. 그러면 사람들이 몰리는 탑승구 쪽으로 따라간다.
한여름 땡볕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려 겨우 페리에 탑승했다. 페리는 다른 경유지를 거쳐 나의 목적지는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에 도착했다.
길리 트라왕안은 길리 섬들 중 가장 메인이 되는 섬들 중 하나로서, 90년대 배낭여행객들이 이 섬을 많이 찾으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처음에는 개발이 안된 자연 그대로의 섬에 파티를 즐길 수 있고, 숙소 가격도 저렴하여 많이 알려졌으나 지금은 많이 개발이 되면서 가격도 많이 올라갔다. 현재는 다이빙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고 큰 다이빙 센터도 섬 중간에 크게 들어서 있다.
길리섬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없다. 섬 자체가 작기 때문에 필요가 없을 뿐더러 말이 끄는 마차나 자전거가 그것들을 대신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길리 트라왕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말 마차를 끄는 택시들이다.
도착 전 미리 지도를 살펴서 숙소까지의 거리를 파악하고 가면 걸어서 갈 만한지, 말 마차를 탈지 결정할 수 있다. 사실 짐이 없다면 섬 끝쪽까지 걸어가는 것도 어렵지는 않지만, 길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바퀴달린 짐가방이 있더라고 가기가 편하지는 않다. 차가 없기 때문에 섬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데에도 큰 일조를 하고 여행을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 촬영지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10년 전만해도 발리에 가면 동양계 사람에게는 모두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어와 섞이기 시작했지만,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사꾼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발리도 아닌 그 작은 길리섬에서 이리 저리 한국어로 인사하는 장사꾼들의 목소리에 내심 신기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식당 이후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갔을 때에는 '떡 카페' 라는 곳으로 바뀌어서 운영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장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윤식당 때의 분위기는 그대로 갖고 있었는데, 폐업이 되었다니 아쉽긴 하다. 하지만 사실 그때도 왠지 맛이 없을 것 같아서 떡카페에서 먹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여정도 마찬가지로 페리를 타고 파당바이에 내려, 픽업차를 타고 숙소나 근처까지 이동한다. 드랍을 해주시는 기사분이 손님 하나하나 숙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귀찮아 하셔서 호텔 내부로 들어가지 않겠다면서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그 손님은 아이와 같이 여행하던 가족 여행객이었다. 이런 일이 발리에서는 비일비재한데, 처음 겪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손님도 기사분과 실갱이를 벌이던 끝에 가격을 흥정하여 겨우 호텔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혼자에 짐도 별로 없는 몸이었던 나는 기사가 큰 길 한복판에 나를 떨구어 주었다. 횡단보도도 없는 6차선에서 지나가는 차량들 피해가며 길을 건너 숙소에 도착했다.
길리에서의 며칠간의 생활은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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