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하면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바닷가나 쇼핑, 맛있는 음식 등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발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큰 섬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발리 남부나 중부 지역을 벗어서 산이 있는 북쪽으로 올라 가다 보면 아직은 때가 덜 탄 발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관광객들이 찾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붐비지 않는 곳, 더군다나 발리에서 즐기는 온천이라는 특별함을 맛볼 수 있는 곳, 내가 간 곳은 Desa Penatahan(데사 페나타한)Air Panas(아이르 파나스), 직역하면 뜨거운 물, 즉 온천이다.

아이르 파나스(Air Panas)는 인도네시아어로 온천을 의미하는데, 직역을 하자면 뜨거운 물이다. 온천이 있는 페나타한으로 가려면 북쪽인 Tabanan(타바난)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창구( Canggu)지역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가는 길이 아름다운 녹색으로 덮여있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온천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Banjar(반자르)는 창구에서 3시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그에 비해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 좋았다. 



가는 길은 들과 밭 그리고 나무로 가득한 싱그러움으로 가득했다.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온천에 도착해 있었다. 날씨가 더운데 온천은 너무 덥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었다. 날은 더웠지만 상쾌했고, 물의 온도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뜨거운 온천의 느낌은 아니었다. 대략 체온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온도인 것 같아, 오히려 물에 들어갔다 나오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산바람에 살짝 추운 느낌마저 스쳐 지나갔다.



온천에 도착하여 문 안으로 들어가니 내부는 발리 전통 집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중 목욕탕 같은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작은 집처럼 한채 한채 따로 나뉘어져 있었다. 같이 간 사람들끼리 한 채를 빌려서 같이 사용할 수 있어, 사적인 공간이 보장되어 있어 좋았다. 온천탕이 크지는 않아 최대 5명 정도면 꽉 찰 듯 했다. 따로 옷을 갈아입는 공간은 없고, 안에 딸린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수영복으로 갈아입거나, 아니면 아예 수영복을 안에 입고 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수건은 따로 빌려주지 않으니 꼭 잊지 말고 챙겨가기를 바란다.



한 시간에 20,000루피아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화로 치면 약 2,500원의 저렴한 가격이다. 나는 사실 아주 뜨거운 온천욕을 좋아해서, 대만이나 일본의 온천을 아주 즐기는데, 발리라는 지역의 특성상 물이 너무 뜨거웠으면 잘 즐기지 못했을 것 같다. 온천탕 안에 들어가 드러누워 있으니 주위로 산과 나무들 그리고 높고 푸른 하늘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발리의 온천이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약 한 시간 가량 가만히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자니, 몸과 마음에 물들었던 복잡함들이 그대로 어딘가로 녹아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온천욕을 마치고 주위에서 발리 현지식으로 허기를 채웠다. 발리는 힌두교가 80%이상인 섬이기 때문에 이슬람 교도들과는 달리 돼지고기를 먹는다. 심지어 발리의 대표 전통 음식도 돼지고기 음식인 Babi Guling(바비 굴링)이다. 돼지를 통째로 꼬챙이에 끼워 불에 아주 천천히, 하루 종일 굽는다. 그러고 나면 겉은 바삭해지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고기가 일품인 음식이 되는데, 그것에 밥과 다른 야채반찬을 같이 곁들여 한끼 식사를 한다. 




든든한 발리식으로 배까지 채우니 어느덧 하루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즐기는 발리에서의 온천으로 너무나 행복하고 힐링되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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